비행기로 지구의 절반을 날아가야만 만날 수 있는 브라질. 그 거리만큼이나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브라질 가구 디자인을 소개한다.
1 페르난도&움베르토 캄파나 형제. 2 어 랏 오브 브라질에서 선보인 ‘에스트렐라’ 암체어. 3 굵직한 털실 같은 의자는 어 랏 오브 브라질 제품. 4 ‘파울리스타노’ 의자. 5 푸근한 인상의 디자이너 세르지우 호드리게스. 6 브라질어로 ‘게으른’을 뜻하는 ‘몰리’ 체어. 7 세르지우 호드리게스의 ‘모초’ 스툴. 8 건축가 오스카 니마이어의 ‘리오 셰이즈 라운지’. 9 원목 가구 브랜드 ‘솔루스’의 다이닝 가구.
8월에 열리는 브라질 리우 올림픽을 맞이해 브라질 가구 디자인 역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브라질 가구에 대해 이야기하려면 그 역사를 되짚어봐야 한다. 1500년대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은 독립한 이후 유럽의 여러 나라를 비롯해 아시아에서 온 이민자들이 현대의 브라질을 만들어왔다. 때문에 예술, 문화, 디자인, 건축에 있어서도 유럽의 것들과 별다른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브라질 가구 디자인은 1950년대 활동했던 디자이너들이 그 초석을 다졌다. 미국의 찰스&레이 임스와 동시대에 활동했던 세르지우 호드리게스 Sergio Rodrigues와 파울로 멘지스 다 로샤 Paulo Mendes da Rocha는 대표적인 디자이너. 세르지우 호드리게스를 대표하는 가구는 ‘ 몰레’ 의자로 한번 앉으면 죽을 때까지 못 일어날 만큼 폭신한 가죽 쿠션에 통통한 다리를 매치한 넉넉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건축가이자 가구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파울로 멘지스 다 로샤가 만든 가느다란 철제 선 하나를 구부려 만든 심플한 의자 ‘파울리스타노’는 현재까지도 생산되고 있는 세계적으로도 인기 아이템이다. 한편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 기간 동안 닐루파 갤러리에서는1950년대 활동했던 브라질 거장들의 빈티지 가구들을 모아 <브라질리언 디자인> 전시를 열었다. 오스카 니마이어 Oscar Niemeyer, 마틴 에이슬러 Martin Eisler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거장들의 작품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고 남미 디자인의 가능성도 읽을 수 있었다. 브라질 디자이너 중 가장 성공한 디자이너로 불리는 페르난도&움베르토 캄파나 Fernando&Humberto Campana 형제는 가구 브랜드 ‘어 랏 오브 브라질’을 통해 철재 소재를 시적으로 표현한 가구들을 출시해 주목받았다. 색다른 미감을 주는 원목 가구 브랜드 솔루스 Sollus는 조만간 한국에도 상륙할 예정이어서 멀기만 했던 브라질 디자인이 점점 더 우리 생활에 흡수될 예정이다. 복사본같이 똑같은 스타일을 추구하는 집을 보는 것은 식상하다. 천편일률적인 공간에 하나의 대안이 되어줄 브라질 디자인을 더 많은 곳에서 볼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