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조명 전시관 에우로 루체는 그 어느 전시관보다 환하게 빛난다. 그곳에서 찾은 눈길을 사로잡은 조명 11개를 소개한다.
1. 식물도 같이 걸어요
식물을 기르는 사람이라면 조명 아래 바로 식물을 두지 않는다. 조명광에 말라죽기 때문이다. 비비아 Vivia에서는 식물을 함께 걸어 조명의 일부가 되는 팔마 Palma를 출시했다. 상황에 따라 행잉으로, 벽으로 연출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식물에게도 해롭지 않은 조도와 광량을 사용했다. 조만간 플랜테이너 조명의 대표 작품이 될 듯.
2 사이버틱 샹들리에
샹들리에 하면 우아한 스타일만 떠올리지만 로렌차 보촐리 Lorenza Bozzoli 디자인의 라 롤로 La Lollo는 이런 고정관념을 완벽하게 깨준다. 프리즘 메탈이 부착된 샹들리에의 겉면은 빛의 반사에 따라 오묘한 빛을 내뿜어 스포트라이트 역할을 충분히 해준다.
3 주얼리 같은 조명
조명 디자인계의 공룡 디자이너로 불리는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 Michael Anastassiadess는 올해 플로스 Flos에서 액세서리 같은 디자인의 어레인지먼트 컬렉션을 선보였다. 서로 다른 모양의 유닛을 연결하면 체인 형태로 혹은 기하학적인 형태를 만들 수 있는 이 조명은 마치 귀고리 같기도 하고 때로는 목걸이처럼 보인다. 조명을 디자인할 때 염두에 둔 ‘펜던트’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의미가 모두 담겨 있는 재미있는 디자인이다.
4. 조명으로 만든 무릉도원
잘 익은 복숭아가 주렁주렁 매달린 무릉도원을 보는 듯했던 보치 Bocci의 84 시리즈. 유리 안에 구리로 만든 그물 소재의 바스켓을 넣고 뜨거운 유리를 부어 성형한 84 시리즈는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부에 각기 다르게 성형된 구리 바스켓을 발견할 수 있다. LED 조명으로 은은한 핑크빛이 감도는 84 시리즈는 개수에 상관없이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기에 제격이다.
5. 장식의 미
포스카리니 Foscarini의 필로 Filo는 주얼리 성격이 강한 조명이다. 아름다운 목걸이를 스탠드에 걸어둔 듯한 장식적인 조명으로, 디자이너는 불빛이 나오는 부분과 전깃줄, 스탠드 하나까지도 개별적으로 돋보이게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다양한 총 8개의 컬러 조합으로 만나볼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6. 바우하우스 오마주
론칭한 지 10년도 안 되는 젊은 브랜드인 램버트&필스 Lambert&Fils의 로렌트 Laurent 컬렉션은 바우하우스와 모더니즘의 영향을 듬뿍 받은 조명이다. 구형과 사각형 등 도형적인 결합으로 이뤄진 조명은 간결하지만 아르데코의 우아함도 느낄 수 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브랜드다.
7. 빛나는 새
네리&후 Neri&Hu가 아르떼미데 Artemide에서 발표한 얀지 Yanzi는 중국어로 제비를 뜻한다. 동그란 전구는 새의 머리가 되고 마감한 황동 소재로 다리와 날개를 표현했다. 플로어, 펜던트, 테이블 조명으로 만날 수 있는 얀지는 어느 곳에 두어도 공간을 시적으로 만들어준다.
8. 불어주세요
80세가 넘은 나이에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잉고 마우러 Ingo Maurer가 자신의 부스에서 소개한 조명 블로우 미 업 Blow Me Up은 은색 풍선처럼 팽창한 튜브 안에 삽입된 조명으로, 벽에 기대거나 매달거나 바닥에 두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유머러스한 디자인의 조명이다.
9. 구조적인 아름다움
폰타나 아르테 Fontana Arte 조명은 구조적으로 아름다운 디자인이 돋보이는 브랜드다. 이번에 출시한 시칠리아 출신의 건축가 프란체스코 리브리치 Francesco Librizzi가 만든 세타레 Setareh도 그렇다. 테이블 조명과 펜던트 등 15가지로 선보여 선택의 폭도 넓혔다.
10. 암호 같은 조명
손에 잡고 불어 만든 크리스털 실린더와 샴페인 컬러의 금속으로 이어진 구조적인 디자인의 사이퍼 Cipher는 스튜디오 야부 푸셀버그 Yabu Pushelberg가 디자인한 조명으로 언뜻 보면 모르스 부호 같기도 하다. 가로와 세로 방향으로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으며 주름진 크리스털 실린더에서 빈티지한 매력도 느낄 수 있다.
11. 날씬한 조명
데이비드 그로피 David Groppi의 하시 Hashi 조명은 두 개의 막대가 서로 이어붙어 있는 형태. 배치하는 방법에 따라 막대가 서로 빗겨서 2줄로 연출할 수 있으며 때로는 일자형이나 ‘ㄱ’자형 등 3단계로 유연하게 변신할 수 있는 플로어 조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