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에서 피어나는 꽃과 식물을 사랑하는 김슬기 대표의 삶은 그녀가 1304에서 보여주고 싶어하는 자연스러운 스타일과 닮아 있었다.

1304 김슬기 대표.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그녀는 꽃에 대한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것이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물론 전문적인 플로리스트 과정을 밟아 꽃을 배웠지만, 왠지 그녀의 스타일은 타고난 재능이 한몫하는 듯했다. 이제 1304는 독보적인 스타일을 갖춰 한남동에서 꼭 들러야 하는 플라워숍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녀의 꽃다발은 틀에 박힌 풍성하고 화려한 색감이 아니라 위아래, 양 옆으로 길게 쭉 뻗은 나뭇가지의 독특한 셰이프로 살아 움직이는 듯한 자연스러움이 느껴진다. 언뜻 보기에는 척척 해내는 것 같지만 학생들한테 항상 새로운 것을 전해야 한다는 고충이 따른다. “최근에는 당장 수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영감이 떠오르지 않은 적이 있어요. 출근길 자연의 들판에서 자라나는 식물에서 영감을 얻는 등 일상적인 것에서 영향을 받는 편이에요.” 요즘 꽃 트렌드에 대해 묻자 예전에는 영국, 프렌치 스타일로 나뉘었다면 요즘은 자연스러운 빈티지 스타일의 미국식 플라워가 유행이라고 말했다. “미국 스타일은 빈티지스러운 것이 특징이에요. 프렌치 스타일이 종류도 다양하고 색감이 화려했다면, 미국식은 종류는 다양하지 않지만 꽃을 매만질 때 높낮이를 준다든지, 셰이프를 좀 더 풍성하게 연출하는 등 예전보다 틀에 박힌 것을 덜 선호하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러기 위해 노력하고요.” 1304는 꽃과 식물만 판매하는 게 아니라 화병, 아트 서적, 오브제 등 리빙 제품도 아우르는 곳으로 플라워숍 그 이상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처음에는 제가 소장하고 있는 소품을 디스플레이 용도로 올려두었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아서 자연스럽게 카테고리를 확장하게 되었어요. 종류는 많지 않지만 제가 좋아하고 갖고 싶은 것들 위주로 셀렉트하는 편이에요. 판매를 목적으로 한다면 일관성 없는 스타일이 될 수도 있지만 제가 봤을 때 아름다운 것, 1304와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요. 이제는 꽃과 식물뿐 아니라 리빙 소품도 1304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에요.” 그녀는 최근 건강에 무리가 와 일과 휴식에서 밸런스를 맞춰야겠다고 생각했다. “최근에 건강이 안 좋아져서 클래스도 잠깐 쉬었어요. 일과 휴식을 병행하는 것을 워라밸이라고 하잖아요. 휴식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일도 더 열심히 할 수 있고요. 주말에는 항상 풀이 있는 자연으로 나가 좋은 것을 보고 영감도 얻으려고 해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는 ‘휴식과 병행하는 삶’이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는 그릇, 컵, 꽃차 등 카테고리를 다양하게 늘리고 본격적으로 숍을 활성화할 예정으로 1304의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아이디어 노트 겸 스케줄러로 사용하는 ‘몰스킨 노트’는 한 해를 마무리할 즈음 같은 제품을 구입하곤 한다.

황토석으로 만든 전자레인지용 컨테이너는 실용적이면서도 컬러, 소재, 디자인도 만족스러운 제품이다.

교토 여행에서 구입한 캔들과 캔들 홀더. 태우는 게 아까워 오브제로 쓰고 있다.

미국 세라믹 아티스트 나탈리 웨인버거의 세라믹 볼은 작은 꽃을 꽂거나 액세서리를 수납하는 용도로 사용한다. 인센스 우드 스틱 ‘팔로 산토’는 나무로 만든 인센스 스틱이다. 태우면 달콤한 장미 향이 나 공기와 마음까지 정화시킨다.

혼옥당의 ‘인센스 홀더’. 교토의 달 구경을 모티프로 검은색 향 접시는 칠흑의 연못을 비유했고 황동 향 립은 보름달을 표현했다.

수반이지만 인센스 홀더로도 사용 가능하다. 매번 태우고 남은 스틱을 버리지 않고 계속해서 꽂을 수 있다.

허브로 만든 스머지는 끝단에 불을 붙여 향을 피우듯 사용한다.

향은 물론 디자인도 독특해 오브제로 활용할 수 있는 테라코타 디퓨저는 산타마리아 노벨라.

넉넉한 손잡이가 특징인 머그는 지승민의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