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도 다가오고 하니 이참에 예쁜 커틀러리를 사볼까 둘러보다 사브르의 ‘비스트로’를 발견했다.
이사할 때 이삿짐 센터의 이모님이 주방을 정리하면서 말씀하셨다. “짐이 참 적네요.” 결혼하기 전 엄마가 미리 챙겨준 그릇 몇 가지와 냄비들, 한두 개씩 사서 모은 포인트 그릇이 전부였기 때문일 거다. 의외로 나는 주방 용품에는 신중한 편이라 그릇 하나 사는 것도 연례 행사다. 그런데 어느 날 단출해도 너무 단출한 수저통을 보고 마음이 허해졌다. 선물 받은 큐티폴 수저 세트 2개와 자주 사용하는 수저와 젓가락이 전부. 특히 과일이나 케이크를 먹을 때 사용하는 작은 포크와 수저는 한 줌도 되지 않았다. 연말도 다가오고 하니 이참에 예쁜 커틀러리를 사볼까 둘러보다 사브르의 ‘비스트로’를 발견했다. 국내에서도 인기가 많은 사브르는 프랑스의 대표적인 커틀러리 브랜드로 칼날과 스푼, 포크의 머리 부분은 스테인리스와 탄소합금을 사용해 프랑스에서 만들며, 손잡이 역시 아크릴을 사용해 직접 제작한다. 손에 쥐면 은근한 무게가 느껴져 고급스럽다.
사브르의 커틀러리는 비스트로 시리즈 말고도 굉장히 다양한 무늬와 색깔이 있어 그릇에 따라, 요리에 따라, 그날의 분위기에 따라 매칭하기 좋다. 그러려면 많은 개수의 커틀러리가 필요하겠지만, 그중에서도 비스트로 시리즈는 가운데 찍힌 점과 매트한 색감 덕분에 레트로풍의 분위기가 난다. 머리 부분도 반짝반짝 윤이 나는 샤이니 버전과 무광의 빈티지 버전에서 고를 수 있는 것이 특징. 손잡이는 단일 색상부터 혼, 스트로어, 토터스 등 각양각색의 무늬가 있어 고르는 데 꽤나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고심 끝에 과일 포크는 깜찍한 빨간색, 자주 사용하는 스푼과 포크는 회색, 스테이크용 칼은 블랙과 오묘한 호피 무늬 같기도 한 토터스를 골랐다. 별것 아닌 소소한 쇼핑이지만 시리얼처럼 가벼운 음식을 먹을 때도 왠지 기분이 다르다. 사브르 커틀러리를 고를 때는 온라인으로 사더라도 꼭 실물을 보고 결정할 것을 추천한다. 직접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