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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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
지속 가능한 소비를 통해 건강한 지구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데 힘 쓰는 더 피커의 송경호 대표에게 건강한 소비란 무엇인지 물어봤다.

 

 

더 피커는 제로 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컨셉트의 플랫폼이다. 언제, 어떻게 시작되었나?

2016년에 시작했다. 그 당시 다양한 분야에서 쓰레기 처리 과정을 두고 노력하는 분들이 있긴 했지만, 왜 이렇게 끊임없이 문제가 심화되는지 앞뒤가 안 맞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 속에 무언가 빠진 고리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쓰레기가 나오게 되면 그것을 처리하는 방식도 중요하지만, 애초에 양적인 부분을 줄이는 제로 웨이스트, 프리사이클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 피커를 열게 되었다.

더 피커는 어떤 곳인가?

크게는 식재료와 생활용품으로 나뉜다. 식재료는 농장 직거래를 통해 쌀류, 곡류, 콩류 등으로 상시 운영되고 있다. 이 또한 생산 과정에서 쓰레기를 줄이는 것에 초점을 두어 비닐하우스와 무농약을 지양하고 농기계를 적게 쓰는 등의 기준이 있기 때문에 대형 농장보다는 다품종 소량 생산하는 분들과 거래하고 있다. 리빙 제품은 부엌, 욕실 등 전반적인 생활용품으로 나뉜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제품 가운데 플라스틱이나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고, 또 우리가 세운 기준으로 생산, 유통되고 사용하고 나서 폐기되는 과정에서도 쓰레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것 위주로 선정했다.

더 피커의 컨셉트인 제로 웨이스트와 프리사이클링이란 정확히 무슨 뜻인가?

프리사이클링과 비슷한 단어로는 업사이클링과 리사이클링이 있다. 두 가지 모두 이미 나온 쓰레기를 다시 제품화하거나 재사용하는 기능이라면, 프리사이클링은 순환되는 쓰레기 자체가 원천적으로 생기지 않게 하는 행동 양식을 말한다. 제로 웨이스트도 재활용을 할 만한 쓰레기조차 만들지 않는 생활양식을 뜻하기 때문에 같은 결을 지니고 있는 비슷한 의미로 보면 될 것 같다.

 

이곳은 쇼핑 방법도 색다르다. 직접 용기를 가져와야만 구입할 수 있나?

맞다. 장바구니와 주머니 등을 직접 챙겨와 필요한 만큼 담아서 구입하는 방식이다. 용기를 챙겨오지 않았을 경우 사용할 수 있도록 깨끗하게 세척된 재활용 용기가 구비되어 있다.

일상에서 환경을 살리기 위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해달라.

사람마다 직업도, 활동 시간대도 다르기 때문에 일단 어떤 제품을 써서 쓰레기를 줄여라 하는 것보다는 먼저 자신이 어떤 쓰레기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지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 내 경우는 욕실에서는 고체 비누와 대나무 칫솔을, 주방에서는 세제를 만들어 쓴다. 공산품을 사용하더라도 재활용할 수 있는 소재인지부터 봐야 한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이를 실천해보고, 그 노력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이다.

최근 들어 눈에 띄는 친환경 아이디어나 제품이 있다면?

사실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이나 비닐이 썩게 된다면 세상이 바뀔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보다는 먼저 소비 문화가 회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제품을 써서 세상을 바꾼다기보다는 조금 더 오래 쓰고 고쳐 쓰는 등 물건에 대한 애착과 소통이 필요하다. 기술이 발전해 상용화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텐데, 사실 쓰레기 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어 기술의 발전만 기다리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요즘은 야외 행사 시 다회용 컵을 대여해주는 서비스 등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아이디어를 심화해 창업하는 분이 늘고 있는 듯하다.

숍 외에도 외부 행사나 이벤트를 진행하는가?

작년부터는 기업과 협업하거나 정부의 환경 관련 부처와 함께 정책 관련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자급자족을 키워드로 기술적인 반전보다는 옛날에 쓰레기가 없을 때는 어떻게 살았지 하는 생각으로 돌아가 세제와 화장품, 다회용 랩 등을 만들어보는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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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없는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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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쓰레기 없는 행사
버려진 일회용품으로 가득한 축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트래쉬 버스터즈는 과감히 쓰레기 없는 페스티벌을 꿈꾸었다.

 

테스트를 위해 개최한 서울 인기 페스티벌 현장. 축제 참가자들로부터 예상치도 못했던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

 

식기 대여와 분리수거 서비스를 시행하기 위해 설치한 트래쉬 버스터즈 부스.

 

많은 사람들이 한바탕 신나게 즐기는 축제, 그 이면에는 산처럼 쌓인 쓰레기 더미가 잔해처럼 남아 있다. 트래쉬 버스터즈는 축제가 남기고 간 쓸쓸한 뒷모습에 주목했다. 쉽게 쓰고 버리는 것이 일상화된 현시대에서 개인의 노력만으로 넘쳐나는 쓰레기를 줄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들은 여럿이 모여 함께 나선다면 큰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함께 움직일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반드시 변화의 지점이 생길 거라 생각해요. 시스템만 갖춰진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요.” 축제 기획자와 디자이너, 브랜드 컨설턴트로 활동했던 각 팀원과 매거진이 각종 굿즈를 제작해 업사이클링 운동을 이어온 ‘져스트 프로젝트’는 그들의 활동 반경을 넓히는 데 큰 보탬이 됐다. “축제에 사용된 일회용품은 평균 1인당 3.5개 이상이에요. 일회용품을 대체할 수 있는 다회용 식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해보고자 했죠. 그것이 변화를 향한 우리의 첫 시도였어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는 식기를 만든다면 3000명 정도가 참여하는 축제를 기준으로, 1만 개 정도의 일회용품 사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죠.”

 

트래쉬 버스터즈의 시그니처 컬러인 오렌지 색상이 인상적인 의류 굿즈는 브랜드 가치를 한껏 높이는 데 일조했다.

 

쉽게 오염되지 않고,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아 무해한 폴리프로필렌으로 제작한 식기류는 여러 번 사용할 수 있을뿐더러 또 그것을 녹여 원료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면 몇 번이고 재가공할 수 있어 효율적인 자원 순환이 가능하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담은 오렌지 컬러와 아기자기한 디자인도 제품에 매력을 더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지난해 개최된 ‘에코 페스트 인 서울’ 등의 축제에서 자체 부스를 설치해 다회용 식기 대여 서비스를 실시했다. 쓰레기통 설치, 분리수거 서비스도 함께 실시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쓰레기 배출을 줄이는 데 적극 실천하고 있다. 축제 외에도 소규모 행사가 열리는 영화관과 경기장 등 일회용품을 사용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트래쉬 버스터즈는 달려간다. “우리가 추구하는 신념이 단순히 환경과 관련된 이슈를 넘어 ‘함부로 버리지 않는’ 라이프스타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러니 조금 더 노력해야죠.” 영화 <고스트 버스터즈>의 유령 사냥꾼을 모티프로 한 로고처럼 축제 행사장에서 넘쳐나는 모든 쓰레기를 잡겠다는 포부로 오늘도 그들은 맞서고 있다.

 

일회용품을 대체할 목적으로 제작된 야외용 식기. 인체에 무해한 필리프로필렌으로 제작되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

 

 

CREDIT

assistant editor

이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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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있는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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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식 있는 디자인

SUSTAINABLE FUTURE

극단적인 환경 변화가 우리 삶에 위협이 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이들이 ‘지속 가능성’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먹거리뿐 아니라 예술, 패션, 주거 등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는 지금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살펴봤다.

 

의식 있는 디자인

사용 후 자연으로 돌아갈 수 있는 소재를 개발하고 버려진 물건을 재활용해서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브랜드와 디자이너 덕분에 지구의 미래는 밝다.

 

재스퍼 모라슨이 코르크 소재로 만든 가구들 ⓒ Jasper Morrison official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친환경적인 행보를 살펴보면 해결의 열쇠를 소재에서 찾는 경우가 많다. 패션 브랜드 발렌시아가 Balenciaga는 인테리어 건축과 가구 디자인 회사인 크로스비 스튜디오 Crosby Studio와 협업해 의류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과 폐기된 의류를 내장재로 사용한 소파를 만들었다. 단추 장식까지 버젓이 달려 있는 투명한 비닐 소파로 안에 넣은 의류가 그대로 보이는 것이 특징. 헌 옷으로 만들었다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스타일리시하다. 언뜻 보면 대리석 무늬처럼 보이기도 하는 아동 가구 에코버디 Ecobirdy는 100%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어졌다. 사용하지 않거나 버려진 어린이 플라스틱 장난감을 모아 세척하고 연마하는 공정을 거쳐 어린이 가구를 만들었다.

 

2019년에 밀라노 로사나 오를란디 갤러리에서 선보인 재활용 플라스틱 전시

 

퇴비로 활용할 수 있는 소재로 만든 프리스트맨구드의 기내식 용기 ⓒ Priestmangoode

 

오직 플라스틱으로만 만들어졌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디자인과 내구성도 신경 썼고, 아이들이 가구를 사용하면서 재활용의 개념을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다. 실용적인 디자인의 대가인 재스퍼 모리슨Jasper Morrison도 와인 병마개를 만들고 남은 코르크 블록으로 만든 코르크 Corks 시리즈를 선보였다. 비트라에서 코르크 소재의 가구를 선보인 이후 그는 코르크의 매력에 푹 빠진 듯하다. 재스퍼 모리슨은 나무 뿌리 부분에서 채취할 수 있는 코르크는 방수성과 방화성, 방충성 그리고 놀라운 절연성을 갖추고 있다며 무엇보다 인테리어를 위한 요소로써도 훌륭한 소재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홍콩의 오오오브젝트 스튜디오 OOObject Studio는 버려진 우유곽으로 에코백을 만들거나 오래된 카펫을 재활용해 옷걸이를 만드는 등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업사이클링 형태로 제작하고 있으며 산업디자인 스튜디오 프리스트맨구드 Priestmangoode는 기내에서 나오는 플라스틱을 줄이는 데 획기적인 제품을 프로토타입으로 선보였다. 쌀겨, 원두 찌꺼기, 바나나 잎, 해조류 등으로 제작한 기내식 용기는 사용 후 땅에 묻으면 퇴비로 활용할 수 있어 일석이조며 히드로 공항에서 많은 이들이 플라스틱 병에 담긴 물을 구입하는 모습을 보고 만든 휴대용 물병 역시 생분해 소재다.

 

헌 옷과 자투리 천을 모아서 만든 발렌시아가의 소파 ⓒ Corsby Studio

 

재생 나일론인 에코닐과 지속 가능한 면 소재로 제작한 멀버리의 ‘M 컬렉션’

 

오오오브젝트에서 선보인 돼지털과 달걀 껍질로 만든 브러시

 

에코버디의 어린이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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