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건축그룹 사나의 미국 첫 번째 프로젝트. 거대한 자연을 품은 복합 문화 공간. 그레이스 팜을 소개한다.
뉴욕에서 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진 코네티컷 주 뉴캐넌에 위치한 그레이스 팜 Grace Farms. 32만m²의 거대한 자연이 펼쳐지는 이곳은 말 그대로 공동체로 운영되던 농장이었다. 지금은 자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고, 이곳을 운영하는 그레이스 재단이 1만2000m²의 일부 공간에 자연과 예술, 커뮤니티, 정의 그리고 신념이라는 5가지 가치를 경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을 건립하면서 공공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이곳을 상징하는 리버 빌딩 River Building은 마치 한 줄기 강이 언덕을 따라 유연하게 가로지르는 모습을 하고 있어 건축이 흐르는 강이라는 의미도 품고 있다. 건축을 맡은 세지마 가즈요와 니시자와 류에의 건축 그룹 사나 Sanna는 스위스 롤렉스 러닝센터, 한남동의 현대카드 콘서트홀을 설계하기도 했다. 2010년 프리츠커상을 받은 후 미국에서의 첫 프로젝트로 그레이스팜을 맡았다. 세지마는 이 건물을 설계할 때 안과 밖이 모두 건물로 주목받는 것을 피하고, 자연에 자연스레 스며들게 하는 것을 염두에 두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건물을 높이 올리지 않고 언덕을 따라 흐르는 모습을 살렸다. 이 곡선을 따라 건물 윗부분을 반사가 되는 메탈로 덮어 마치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듯한 모습을 담아냈다. 그래서인지 멀리서 보았을 때 건물은 주변 경관과 이질감 없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또한 실내 전체를 유리로 마감해 건물 안에 있어도 자연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이다. 인간이 건축물 안에 있으면서도 외부와 분리되지 않는 사나가 추구하는 건축의 개방성을 이곳에서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리버빌딩은 복합 문화 공간으로 지어진 건물인 만큼 도서관, 미술관, 농구장, 레스토랑 등 다양한 시설이 있다.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다양한 관심사에 부합하는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가 높다. 리버 빌딩이 새롭게 지어진 건물이라면 그 옆의 웨스트 반 West Barn은 오래된 미국식 박공 건물을 리노베이션했다. 유려한 리버 빌딩에 비해 소박한 모습이지만 외관만큼은 세련되게 마감했다. 방문자 센터와 아트 스튜디오 역할을 하는 이 건물은 벽과 창문에 브라질 아티스트 베아트리스 밀랴지스 Beatriz Milhazes의 그림을 더해 예술적인 분위기를 더했다. 이곳을 방문한 모든 사람이 평화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설립자 샤론 프린스 Sharon Prince의 말처럼 그레이스 팜도 많은 사람에게 힐링의 장소가 되길 기대해본다.
add 365 Lukes Wood Rd, New Canaan, CT 06840
tel 203 920 1702
web https://gracefarm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