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가장 왕성하게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인디아 마흐다비가 보내온 답변을 보면 그녀가 지극히 파리지엔같이 무심한 듯 시적인 사람이라는 걸 알 수 있다.
인디아 마흐다비 India Mahdavi는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 파올라 나보네처럼 홀로 활동하는 여성 디자이너 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디자이너일 것이다. 그녀는 크리스티앙 리에거 Christian Liaigre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7년 동안 일한 노련한 디자이너이며 건축과 산업디자인, 가구, 그래픽 등을 두루 아우른다. 파리 라 카세 거리에 스튜디오를 열고 2000년부터 자신의 이름을 걸고 활동하기 시작한 인디아 마흐다비는 다양한 컬러를 표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런던에 위치한 더 갤러리 앳 스케치 The Gallery at Sketch를 비롯해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닐루파 갤러리의 쉐즈 니나 Chez Nina, 프랑스 아를에 있는 호텔 드 클로 아를 Htel du Clotre Arles 등의 공간 디자인을 맡았으며 루이 비통 Louis Vuitton, 드고네 De Gournay, 피에르 프레이 Pierre Frey와 같은 브랜드 등과의 협업 외에도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회화처럼 보이는 풍부한 색채를 통해 인디아 마흐다비는 자신만의 길을 그려나가고 있다.
당신의 이름을 루이 비통의 오브제 노마드 컬렉션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루이 비통과의 작업은 하나의 경로 같은 것이었다. 기능과 제품에 담긴 이야기 그리고 장인들과 협업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밀란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였던 에피메랄 바 Ephemeral Bar처럼 당신의 작업은 늘 풍부한 색상이 돋보인다. 컬러 선택의 기준 같은 것이 있나?
맞다. 컬러는 이제 내가 하는 작업의 표현 방식이 됐다. 삶의 빛과 그림자가 곧 컬러이지 않을까. 컬러를 통해 잃어버린 파라다이스에 대한 추억에 젖기도 하고, 상상력이 자극받기도 한다.
모노프릭스 Monoprix와 진행한 작업이 궁금하다.
이번에 진행한 모노프릭스와의 협업은 두 번째이기도 하고 나의 첫 번째 의류 디자인이기도 하다. ‘Made in/by India’라고 이름 붙여진 이번 협업의 의류는 뭄바이에 있는 공정무역협회에서 만들어졌다.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서 기뻤다.
디자인할 때 무엇을 가장 고려하나?
그것이 속할 공간이 가장 중요하다. 공공기관, 길거리, 건물 등 디자인이 놓이는 곳에 따라 많은 것이 달라진다. 아, 클라이언트를 고려하는 것은 물론이다.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신의 집 사진을 봤다. 집에 대해 좀 더 얘기해줄 수 있나?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우연히’란 없는 것 같다! 파리에 있는 아파트에서 24년째 살고 있다. 때문에 지금의 집은 곧 내 삶이 축적된 공간이기도 하다. 좋아하는 책과 오브제가 많으며, 내가 편안하게 속할 수 있는 하나의 풍경과도 같다.
당신의 작품에서 종종 로맨틱함을 느꼈다. 로맨틱이란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나는 로맨틱하다는 것은 곧 시적인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 시대는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나?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예전과는 다르게 보이지 않는 부분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보여지는 제품 디자인 너머에 있는 가치에 대해서 말이다. 요즘 나는 제작자의 노하우에 관심을 더 많이 기울이고 있다. 예를 들어, 에모 드 롱위 Emaux de Longwy 같은 곳에서 말이다.
파리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인가?
일요일 아침 카페 드 플로르에 앉아 있다 라스팔 거리에 있는 오가닉 마켓에 들르는 걸 좋아한다. 파리지앵적인 일과랄까.
한국에서 당신의 제품을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 빠른 시일 안에 온라인 쇼핑 사이트를 오픈할 예정이다. 그전까지는 홈페이지의 메일을 통해 구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