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9구에 위치한 드보리유는 지극히 파리지앵스러운 플라워 숍이다.
인류가 사랑하는 이에게 가장 먼저 선물했던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꽃이 아닐까 싶다. 지구에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보다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니 벅찬 감정을 표현하기에 꽃보다 좋은 선물은 없었을 듯하다.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의 기록 중 가장 재미난 이야기는 그리스 로마신화의 장미 가시 이야기가 아닐까. 사랑의 전령 큐피드가 아름다운 장미에 반해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맞추려 하자 꽃 속에 있던 벌이 깜짝 놀라 침으로 큐피드의 입술을 쏘아버렸다고 한다. 이를 본 여신 비너스는 큐피드가 안쓰러워 벌의 침을 빼낸 뒤 장미 줄기에 꽂아두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장미에 가시가 생겼다고 한다. 신 또한 반했던 꽃이니 인간에게는 어떠했을까? 지금까지도 사랑하는 이에게 꽃을 선물하니 말이다.
최근 한국에서 꽃 선물이 줄어들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 있다. 특별한 기념일이 아니고서는 꽃을 선물하고 받는 것이 줄어들었다니 아쉽기만 하다. 파리에서 꽃가게를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동네 어디를 가도 꽃을 파는 가게가 있고 재래시장에서도 꽃을 파는 매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파리지앵들에게는 밸런타인데이처럼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꽃을 자주 주고 받는 문화가 정착된지 오래다. 꽃은 일상을 넘어 예술 표현의 장르까지 넘어선지 오래다. 이번에 소개하는 드보리유 Debeaulieu는 파리 9구에 위치한 플라워숍이다. 매장을 이끄는 플로리스트는 피에르 방슈로 Pierre Banchereau다. 그는 독특하게도 회계,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32살에 직업을 바꿔 지금까지 7년째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자연스럽고 빈티지한 스타일이 돋보여 파리에서는 드보리유 스타일로 불리기도 한다. 파리의 루이비통 매장이 매주 그의 꽃을 주문하는 주요 고객이며, 올해 초 유럽의 많은 루이비통 매장 쇼윈도가 그의 작품으로 꾸며지기도 했다. 파리는 언제나 낭만과 예술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갱신한다. 당신이 다시 파리에 오게 된다면, 작은 에코백에 막 구워져 나온 바게트와 사랑하는 이를 위한 드보리유 스타일의 꽃 한다발이 들려 있기를 바란다.
add 30 Rue Henry Monnier 75009 Paris
tel 33 1 45 26 78 68
web www.debeaulieu-par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