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창으로 따스한 햇살이 들이치는 세라믹 스튜디오 선과선분은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선물한다.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a04915f.jpg)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b6e9bd2.jpg)
선한 미소가 아름다운 김민선 세라미스트
유난히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운 요즘, 은행나무의 노랑 물결로 가득한 창밖 풍광이 아름다운 세라믹숍을 방문했다. 이곳은 김민선 세라미스트가 운영하는 선과선분의 두 번째 작업실이자 쇼룸으로 최근 많은 추억이 깃들어 있는 성수동으로 이전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에 이곳으로 왔는데, 정식 오픈이 많이 늦어졌어요. 정든 해방촌 작업실을 정리하고 성수동으로 오면서 첫 번째 작업실에서 다 이루지 못한 아쉬움을 한껏 쏟아부었어요.” 지난 3년간 무엇보다 부족한 채광이 못내 아쉬웠던 그녀는 이번에는 꼭 넓은 창이 있는 곳을 찾으리라 다짐했고, 6개월간 공들여 수소문한 끝에 성수동에 새 둥지를 틀었다. 더욱이 그녀는 성수동 토박이이자 그녀의 할아버지가 1980년대부터 이곳에서 제조업을 해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장소였다. “어느 순간부터 사물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행위와 시간 자체가 굉장히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곳에서 수업을 받는 분들이 어떻게 하면 이 시간에 더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을까 생각했고 환경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죠. 사소한 디테일은 배제하되, 넓은 창을 통해 들어오는 채광과 깔끔하게 마감한 가구로 작업에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인테리어에 신경 썼어요.” 그녀의 바람은 대충만 둘러보아도 성공한 듯 보였다.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a3a9ab4.jpg)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9c6ef43.jpg)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a72eff9.jpg)
넓은 창과 장식적인 요소를 배제한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는 선과선분의 쇼룸.
세라믹에도 물레와 핸드 빌딩 등 다양한 기법이 있지만 김민선 세라미스트는 슬립 캐스팅 기법을 주로 사용한다. 이는 석고틀 안에 액체로 된 흙을 부어 석고가 수분을 흡수하면서 벽을 따라 그대로 고체가 되어 형태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사실 선과선분은 보통의 세라믹 제품에서는 볼 수 없는 높은 채도의 색감을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시각적인 영향이 큰 영상 공부를 했기 때문인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색을 구현하고 싶었어요. 평소 세라믹에서는 강한 컬러를 사용하지 않는데, 실제 사물로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색감의 파란색이 마음에 들었죠. 하지만 올해 진행한 작업은 조금 더 자연스러운 색감도 있어요.” 김민선 세라미스트는 개인 작업뿐 아니라 다양한 협업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온양민속박물관에서 열린 기획전에서는 혼례를 주제로 전통주 중 하나인 연엽주를 마실 수 있는 적절한 크기의 전통 주기를 제작했으며, 서울 카페쇼와 협업해 만든 커피컵은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담기에 충분한 350ml의 넉넉한 크기와 입이 닿는 부분을 벌려주어 커피의 향이 자연스럽게 입안에서 퍼질 수 있게 제작했다. 보여지는 조형적인 아름다움뿐 아니라 사용자의 편의성까지 세심하게 고려한 것이다. 바쁜 하루를 마치고 조용히 나만의 시간에 집중하며 잊지 못할 추억이 담긴 작품을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af0ee62.jpg)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9858c0d.jpg)
오후 햇살이 넓은 창을 통해 시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b32895e.jpg)
파스텔 옐로 컬러를 입은 길쭉한 형태의 화기.
![](https://img.maisonkorea.com/2020/12/msk_5fe148ab78a94.jpg)
커다란 선반을 기준으로 수업을 위한 곳과 개인 작업 공간으로 나누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