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단순하고 만화의 한 장면 같아서 가볍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보면 볼수록 옥승철 작가의 작품은 오묘한 매력이 있다. 어떤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은 알 수 없는 순간의 표정을 짓고 있다. 화가 난 건지, 슬픈 건지, 놀란 건지 알 수 없는 인물의 표정은 바라보는 사람의 기분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강하게 대비되는 색감과 화면을 가득 채우는 얼굴의 비율도 대담하다. 옥승철 작가는 갤러리기체에서 첫 개인전인 <un original>을 가진 후 작년에는 같은 갤러리에서 두 번째 개인전인 <JPEG SUPPLY>을 진행했고 작품 활동은 물론 브랜드와의 협업 등 최근 가장 ‘핫한’ 작가로도 손꼽힌다. 어릴 때 접했던 1980~90년대 일본 애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은 그는 자신을 둘러싼 이미지를 컴퓨터에서 조합해 재창작하는 ‘디지털 원본’을 만든다. 그래서인지 ‘헬멧 Helmet(2017)’ 연작을 보면 독수리 오형제나 록맨, 사이버 포뮬러 등이 떠오르고 단발머리 소녀(어쩌면 소년)의 모습을 담은 ‘Matador(2017)’ 연작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을 생각나게 한다. 특히 두 번째 개인전에서는 두상 작품도 선보였는데, 밈 효과의 의미가 담긴 작품은 의미를 알고 보면 보이는 것만큼 단순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옥승철 작가의 작품을 집으로 모셔올 날을 꿈꾸며 오늘도 아도이 LP를 꺼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