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정원을 그릇에 담다

덴마크 정원을 그릇에 담다

덴마크 정원을 그릇에 담다

덴마크어로 꽃을 뜻하는 로얄코펜하겐의 ‘블롬스트 Blomst’.

 

로얄코펜하겐 블롬스트 컬렉션

덴마크 정원의 꽃을 담은 블롬스트 컬렉션.

 

로얄코펜하겐 접시

아티스트 보우터 돌크의 작업실.

 

로얄코펜하겐 플레이트

블롬스트 라인의 카멜리아 플레이트.

 

1779년에 출시된 패턴 No.2 블루 플라워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탄생한 라인이다. 하얀색 도자에 로얄코펜하겐의 시그니처 컬러인 블루로 라일락, 카멜리아, 모란 등의 아름다운 꽃을 그려냈다. 블롬스트 라인이 모두 모이면, 마치 아름다운 덴마크 정원에 서 있는 듯 시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디자인은 독일의 아티스트인 보우터 돌크 Wouter Dolk와 로얄코펜하겐이 디자인팀이 오랜 시간에 걸쳐 완성했으며, 모든 꽃은 로얄코펜하겐의 장인이 직접 붓으로 그려 제작한다. 언뜻 보면 동양의 오래된 도자기를 보는 듯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블롬스트 라인은 젠 Zen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컬렉터에게 더욱 인기를 누릴 듯하다.

web www.royalcopenhag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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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to Krug

Journey to Krug

Journey to Krug

18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 샴페인 브랜드 크루그는 오랜 전통에도 불구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음악, 생선 등 다채로운 소재를 통해 샴페인을 입체적으로 바라보고자 시도하는 크루그의 흥미로운 여행길에 따라나섰다.

 

샴페인 크루그

크루그 한 잔은 마치 한 곡의 음악을 듣는 듯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First Journey with Music

프레스티지 퀴베급 샴페인만을 생산하는 크루그 샴페인 하우스. 그 첫 번째 페어링은 언제나처럼 음악이다. 지난 7월 18일, 서울에서 ‘크루그와의 조우’ 행사가 진행됐다. 크루그 가문의 6대손이자 하우스 디렉터인 올리비에 크루그의 방한을 기념해 복합 문화 공간인 오드 포트와 프렌치 레스토랑 라미띠에, 레스쁘아 뒤 이부에서 음악과 미식을 페어링한 것. 특히 오드 메종에서 진행된 행사는 최근 칸영화제가 주목한 배우 유태오가 뮤직 페어링을 담당했다. 파독 광부 아버지와 간호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15년이라는 오랜 무명 생활을 견뎌냈다. 그가 오드 포트 지하 라이브홀에서 크루그의 그랑 퀴베 166 에디션과 페어링한 선곡 리스트는 더 핫 사르디네즈 The Hot Sardines의 ‘프렌치 프라이스 앤 샴페인 French Fries&Champagne’과 최백호의 ‘방랑자’였다. 라미띠에에서는 크루그 2004와 레오폴도 페데리코 Leopoldo Federico의 ‘로맨티카 Romantica’와 ‘라 쿰파르시타 La Cumparsita’를, 크루그 그랑 퀴베 160 에디션과는 아니발 트로이로 Anibal Troilo, 레오폴도 페데리코 Leopoldo Federico의 ‘엘 에브로지토 El Abrojito’, 카를로스 가르델 Carlos Gardel의 ‘포르 우나 카베자 Por Una Cabeza’를 페어링했다. 행사 현장에서는 라이브 밴드가 크루그 뮤직 페어링을 더욱 풍성하게 해주었고, 앙코르가 터져나와 ‘리버탱고 Libertango’를 추가로 연주하기도 했다. 마지막 장소인 레스쁘아 뒤 이부에서는 크루그 로제와 함께 야크 요알라&류드밀라 센치나 Yak Yoala&Lyudmila Senchina의 ‘어 송 어바웃 해피니스 A Song about Happiness’를, 캐롤 에메랄드 Carol Emerald의 ‘어 나이트 라이크 디스 A Night Like This’를 감상하며 뜨거웠던 크루그의 밤을 마무리했다.

 

크루그 샴페인

빈티지 샴페인

크루그와의 조우

이번 ‘크루그와의 조우’ 행사는 오드 포트와 라미띠에, 레스쁘아 뒤 이부에서 진행됐다.

 

와인 크루그

크루그는 까다로운 선별을 통해 모인 140여 가지의 와인으로 만들어진다.

 

레스쁘아 뒤 이부

행사를 위해 아름답게 장식된 레스쁘아 뒤 이부의 테이블.

 

크루그 그랑 퀴베

크루그 그랑 퀴베 166 에디션과 페어링할 음악을 세심하게 선곡한 배우 유태오.

 

뮤직 페어링

라이브 밴드가 참여해 크루그의 뮤직 페어링 행사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조셉 크루그

창립자인 조셉 크루그의 오래된 노트.

 

#second Journey with Fish

크루그의 암바사더 셰프들이 직접 바다로 나섰다. 거친 바다에서 갓 건져 올린 생선으로 근사한 요리를 만들고, 아름다운 크루그 한잔을 곁들이는 호사를 누렸다. 그 특별한 경험이 담긴 순간을 잠시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크루그 셰프

크루그의 아름다운 빛깔을 관찰하는 마이클 시마루스티 셰프.

 

권우중 셰프 임기학 셰프

항구에서 포즈를 취하는 권숙수의 권우중 셰프와 레스쁘아 뒤 이부의 임기학 셰프.

 

크루그 행사

(완쪽) 히로유키 칸다 셰프가 크루그와 페어링할 쏨뱅이를 손질하고 있다. (오른쪽) 숭어, 쏨뱅이, 대구, 달고기, 도미 등 셰프들이 사랑하는 고급 생선이 대거 등장했다.

 

 

 

크루그 와인

자그마한 낚싯대 하나만 가지고 거친 바다 앞에 선 도메니코 솔라노 셰프. 오직 단 한 명에게 크루그와 음식을 대접할 수 있다면 누구를 택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명료히 답했다. “어머니요.” 그의 어머니는 무려 91세까지 집과 주방에서 요리를 했던 철의 여인이었다.

 

네덜란드 셰프

네덜란드의 딕 미들월드 셰프는 마치 행군을 하는 군인처럼 단호한 눈빛으로 크루그 박스를 짊어졌다

 

프레스티지 퀴베급 샴페인

프레스티지 퀴베급 샴페인만을 생산하는 크루그는 언제나 아름다운 맛의 연주를 들려주고자 한다.

 

앤드류 페얼라이 셰프

앤드류 페얼라이 셰프의 ‘데친 숭어를 곁들인 해초 수프’. 단순한 플레이팅이지만, 다시마와 가다랑어를 넣어 복잡한 맛의 층을 만들었다. 이 요리는 셰프에게 일본 여행에서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고.

 

셰프 요리

캐모마일을 곁들인 감자와 설탕으로 코팅한 토마토, 대파 칩을 도미와 곁들인 도메니코 솔라노 셰프의 요리.

 

임기학 셰프

바다낚시에 필요한 도구와 크루그를 싣고 이동하는 임기학 셰프.

 

크루그 셰프

싱가포르의 랸 클라프트 셰프는 크루그를 처음 마셨던 순간에 대해 회상했다. “생일을 맞아 모나코에 있는 알랭 뒤카스의 레스토랑에 갔어요. 하지만 샴페인 트롤리를 마음껏 즐길 만큼 금전적인 여유는 없었죠. 그때 알랭 뒤카스 셰프가 제게 다가와 크루그 그랑 퀴베 한 잔을 건넸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크루그 암바사더

생선을 자신만의 다채로운 스타일로 탈바꿈한 각국의 크루그 암바사더.

 

마치 리듬을 타듯 생선을 손질하는 셰프들.

 

대구 요리

레스쁘아 뒤 이부의 임기학 셰프는 관자와 게, 대구를 이용한 요리를 선보였다.

 

크루그 샴페인

깊고 푸른 바다에서 빛을 발하는 한 병의 크루그.

 

양손에 도구처럼 크루그를 들고 카메라를 바라보는 히로유키 칸다 셰프.

 

크루그 요리

크루그는 매년 단일 식재료 페어링을 진행한다. 감자, 달걀에 이어 올해는 생선이 선정되었다.

 

셰프 요리

존도리를 부드럽게 조리한 뒤 펜넬과 뼈로 만든 쥬 Jus를 곁들인 마이클 시마루스티 셰프의 요리.

 

 

interview

크루그라는 음악

한국을 찾은 크루그의 6대손이자 하우스 디렉터인 올리비에 크루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올리비에 크루그

 

예술에도 다양한 영역이 있는데, 크루그와의 페어링으로 음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언젠가 8살인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던 날이었다. 클래식을 틀었더니 “아빠, 이 노래는 뭐예요? 연주하는 악기들의 소리가 다 들려요”라고 말했다. 딸은 노래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 크루그를 테이스팅하는 것도 이 과정과 비슷하다. 나는 크루그를 마시는 사람들에게 늘상 얘기한다. 눈을 감고 음미하라고. 그러면 크루그 샴페인이 연주하는 음악이, 그 음악을 만드는 악기들의 소리가 들릴 것이라고.

과학적인 연구 결과가 있는가? 음악이 미각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옥스퍼드 대학의 찰스 스펜서 박사가 연구했다. 실제로 두 가지 상반된 스타일의 음악을 들으면서 같은 샴페인을 마셨을 때 전혀 다른 맛이 느껴진다.

크루그는 멀티 빈티지 샴페인으로도 유명한데. 어릴 적 할머니와 아버지는 우리의 미션이 지휘자의 역할과 같다고 했다. 매년 크루그의 음악을 연주할 악기와 연주자를 고르는 일 말이다. 우리에게는 레시피가 없다. 어떤 해에 만들어진 와인은 높은 음의 바이올린과 같은 표현을, 그다음 해에는 낮은 음의 바이올린과 같은 표현을 낼 수도 있다. 한 음을 가진 와인에 다른 음색의 와인을 더해 크루그 샴페인을, 그중에서도 크루그 그랑 퀴베를 완성하는 것은 작곡과도 같다. 이 작업의 166번째 결과물이 지금 마시는 크루그 그랑 퀴베 166 에디션이다.

크루그 암바사더의 선정 기준은 무엇인가? 우리는 샴페인과 함께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지만, 그렇다고 와인처럼 기술적으로 얘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크루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샴페인을 구입할 때, 크루그의 그랑 퀴베 166 에디션이 무엇인지, 창립자인 조셉 크루그의 의도가 무엇인지, 140가지의 와인으로 만드는 크루그가 얼마나 음악 같은 샴페인인지 등 내가 없는 자리에서도 또 다른 올리비에 크루그들이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바로 크루그 암바사더이다.

샴페인을 최상으로 즐기는 본인만의 특별한 방법이 있는가? 일할 때는 주로 오전 11시쯤 테이스팅을 하는데, 미각이 가장 균형을 이루고 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후에 같은 샴페인을 시음해보면 또 다르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 시간은 전문적으로 샴페인을 시음할 때의 예일 뿐, 샴페인을 즐길 때 ‘반드시’라는 것은 없다. 물론 좋은 샴페인에 좋은 잔은 필요하다. 좁은 플루트로 샴페인을 마시는 것은 귀마개를 한 채 오페라를 듣는 것과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너무 차가운 온도로 마시지 않는 것이 좋겠고. 이를 제외하고는 샴페인을 마시고 싶을 때가 가장 샴페인을 마시기 좋은 시간이다.

크루그 패밀리의 6대손으로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 크루그의 목표는 기후변화에 관계없이 가장 풍부한 표현의 샴페인을 만드는 것이다. 나도 이 꿈을 이어가고자 한다. 크루그 샴페인은 현대음악, 컨템포러리 음악 등 특정 스타일을 연주하는 것이 아닌, 모든 악기가 만들어내는 가장 풍부한 음악을 연주한다. 이를 지키는 것이 나의 미션이다. 크루그는 전통과 혁신의 조화를 중요시한다. 나는 전통이라는 표현을 쓸 때 무척 조심스러운데, 전통이 때로는 지나간 역사를 담은 박물관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에게 전통이란 미래와 같다. 전통이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능력과 같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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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정 기자의 감자의 추억

문은정 기자의 감자의 추억

문은정 기자의 감자의 추억

어릴 적 여름이면 외할머니는 껍질이 지진 난 듯 쩍 하니 갈라지고, 그 사이를 포슬포슬 비집고 나오는 하지 감자를 삶아주었다.

 

우리맛 공간

 

과자만 달고 살던 삐뚤어진 꼬맹이였음에도, 그 짭조름한 맛과 식감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끝내줬다. 하얀 백설탕에 폭 찍어 한입에 넣고는 오물거리는 재미가 있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감자는 좀 질척거렸다. 아무리 속을 갈라보아도, 포슬포슬이란 단어보다는 끈적끈적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그런데 지금 보니 이 맛은 잊어버린 게 아니라 잃어버린 것이었다. 포슬포슬한 감자가 없었던 건, 우리나라에서 재배하는 감자의 대부분이 ‘수미’ 품종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이유야 뭐, 자본의 논리였다. 얼마 전 식품 기업 샘표에서 품종별 감자 테이스팅이 열었고, 그 자리에 셰프와 기자, 농업 전문가 등 40여 명이 참여했다. 테이블 위에는 남선, 새봉, 은선, 금선, 고운, 대서, 다미, 대서, 하령, 추백, 산들, 수미 등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11종의 감자가 준비되어 있었다. 다양한 품종의 감자를 삶고, 튀기고, 부치고, 뇨키나 퓌레 등으로 만들어 다양하게 맛보았다. 개인적으로 퓌레는 고운이, 감자전은 추백이 좋았다. 볶을 때는 산들이 맛있었다. 삶은 감자는 당연히, 당연히 남선이었다. 거친 껍질에 분이 포슬포슬한 그 맛. 어릴 때 할머니가 삶아줬던 그리운 그 맛이었다. 순간, 눈물이 찔끔 났던 것 같기도 하다. “10년 전 일본에 살았을 때는 다양한 품종의 채소를 손쉽게 구매할 수 있었거든요. 그게 참 부러웠는데, 우리나라는 시간이 지나도 비슷한 환경이더라고요.” 이타카의 김태윤 셰프가 조심스레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요리법에 따라 최상의 맛을 내는 감자가 이토록 다르지만, 우리에게는 품종을 선택할 권리가 없다. 집에 돌아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샘표에서 먹었던 남선을 재배하는 농장이 있는지 찾아보려 인터넷 창을 열었다. 결과는 전무했다. 추억의 맛은 또 그렇게 스치듯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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