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종 코리아와 씨푸드프롬노르웨이가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고메위크를 진행했다. 작년의 주인공이 고등어였다면 올해는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이다. 세 명의 스타 셰프가 레드 킹크랩을 주재료로 개발한 메뉴를 소개하는 키친잼 행사부터 류니끄, 목탄장, 코마드 세 곳에서 펼친 미식 데이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한번 먹어보면 결코 잊지 못할 신선함과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매력이 푹 빠졌던 2주간의 고메위크를 돌아봤다.
THE NIGHT OF KICTHEN JAM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 Norwegian Seafood Council(NSC)의 원산지 인증 브랜드인씨푸드프롬노르웨이 Seafood from Norway가 기획한 <노르웨이 킹크랩 키친잼>은 작년 ‘월드 베스트 레스토랑 50’이 열렸던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키친잼 행사에서 영감을 받았다. 셰프들이 주방을 나눠 쓰면서 각자 개발한 메뉴를 즉석에서 선보이는 팝업 형식의 행사다. 교통 체증을 일컫는 트랙픽 잼처럼 정신없이 바쁘게 움직이는 주방의 풍경 때문에 ‘키친잼’이라 불린다.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는 레드 킹크랩을 주재료로 활용한 메뉴를 세 명의 셰프에게 의뢰했다. 칼럼니스트이자 <2012 마스터 셰프 코리아> 준우승자로 유명한 박준우 셰프, 유명 호텔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자신만의 요리를 위해 푸드 트럭에서 이제는 소년상회의 오너 셰프가 된 채낙영 셰프 그리고 야끼도리로 유명한 홍콩 야드버드 레스토랑 출신이자 이번 키친잼 행사가 열리기도 한 레스토랑 FOF(퐆)의 오준탁 셰프다. 셰프들은 오랜 시간 재료에 대해 탐구하고 개발하는 과정을 마치고 10월 29일 FOF에서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 키친잼 나이트의 막을 올렸다.
킹크랩 키친잼은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됐는데, 초대 받은 미식업계 관계자와 많은 셰프들이 참석한 가운데 노르웨이 수산물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레드 킹크랩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열린 오프라인 행사다. 행사가 시작되기 몇 시간 전부터 세명의 셰프는 실전 요리 전에 필요한 밑 작업을 준비하느라 분주했고, 분위기를 한층 돋워줄 현장 세팅도 시작됐다. 메인 메뉴 세팅과 참석한 이들의 속을 든든하게 달래줄 별도의 케이터링 테이블은 차리다 스튜디오에서 맡아 진행했다. 시간이 되자 FOF에서는 킹크랩을 굽기 위해 숯에 불을 피우기 시작했고, 주방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쁘게 돌아갔지만 즐겁고 열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것이 바로 키친잼의 매력이다. 박준우 셰프는 ‘킹크랩 타불레’와 ‘킹크랩 케이크’, ‘킹크랩 번’을, 채낙영 셰프는 ‘킹크랩 비시스와즈’와 ‘킹크랩 게살 샐러드’, ‘킹크랩 크로켓’을 준비했다. 마지막으로 오준탁 셰프는 ‘킹크랩 다리 숯불구이’와 ‘킹크랩 게살 내장 토스트’를 선보이며 키친잼 행사가 시작됐다. 한 가지 재료를 사용해 이렇게 다양한 메뉴가 나올 수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고 셰프의 개성이 담긴 각각의 메뉴는 먹는 재미를 더했다.
KING CRAB, KING OF THE OCEAN
노르웨이의 레드 킹크랩은 차가운 바닷속에서 천천히 성장하기 때문에 요리를 했을 때 쫄깃한 식감과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행사 시작에 앞서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한국 총괄이사인 군바르 비에 Gunvar L.Wie는 “한국에서는 킹크랩 하면 대부분 러시아산이 더 많이 알려져 있지만,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도 러시아산과 종은 같습니다. 하지만 킹크랩이 자라는 환경과 어획 및 배송되는 과정에서 크게 차이가 나는데, 노르웨이 수산 당국에서는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킹크랩을 양식하고 있으며 연간 어획량도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어획하는 과정에서도 다른 해저 생물이 상처를 입지 않도록 기계가 아닌 전문 다이버가 손으로 직접 설치한 그물과 철망을 사용하는 것도 특별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노르웨이 킹크랩은 항공직속으로 배송되며, 킹크랩이 최적의 환경에서 비행할 수 있도록 화물기에 오르기 전에 킹크랩 호텔이라 불리는 특수한 수조에서 특별 관리를 받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바다의 왕으로 불릴 만큼 특급 대우를 받는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은 요리하기 직전까지도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한다.
세 명의 셰프가 개발한 메뉴는 모두 레드 킹크랩 본연의 가치와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었다. 특히 버터와 마요네즈 등으로 가볍게 드레싱해 숯불에 구운 오준탁 셰프의 ‘킹크랩 숯불구이’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킹크랩의 오동통한 육질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으며, 보드라운 빵 속에 킹크랩을 넣고 브라운 치즈 소스를뿌려 고급스러운 핫도그를 떠올리게 하는 박준우 셰프의 ‘킹크랩 번’과 귀여운 틴 케이스에 킹크랩을 잘게 다져 넣은 채낙영 셰프의 ‘킹크랩 게살 샐러드’는 두번 세번 손이 갈 만큼 독특하고 매력적인 맛을 선사했다. 이번 키친잼 행사는 킹크랩 메뉴와 잘 어울리는 와인과 케이터링도 함께 즐기며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의 매력에 흠뻑 취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신선하고 달콤한 레드 킹크랩을 더욱 많은 곳에서 만나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
MAISON GOURMETWEEK DAY 1
킹크랩의 다양한 변주 by 류니끄
류태환 셰프가 이끄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류니끄는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을 완벽하게 느낄 수 있도록 코스 메뉴를 준비했다. 류니끄의 레드 킹크랩 코스는 전채부터 메인까지 킹크랩을 주로 사용했지만 각기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어 새로운 음식을 먹는 듯한 신선함을 안겼다. 특히 가장 먼저 나온 프티 호닝스버그 Petit Honningsvåg는 방파제 디테일까지 살린 작은 해변을 접시에 연출하고 먹물을 묻혀 튀긴 킹크랩과 연어, 아티초크를 곁들인 애피타이저로 코스의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이후 이어진 메뉴는 샐러드부터 누들, 그릴 등 조리법과 스타일을 다양하게 적용한 9가지 코스로 지루함을 덜어냈다.
류태환 셰프는 “하나의 코스를 만들 때 킹크랩이 주인공이긴 하지만 모든 메뉴에서 킹크랩을 돋보이게 하면 질리거나 느끼할 수 있어요. 그래서 킹크랩이 주연이었다가 때로는 조연이 되기도 하면서 전체적인 균형을 잡는 데 신경 썼습니다. 중간에 누들이나 고등어 요리는 일식 스타일이어서 느끼함을 잡아줘요. 노르웨이를 열 번 이상 다녀왔을 정도로 좋아하고, 노르딕 퀴진에 대해 공부도 많이 했어요. 로컬 식재료를 발굴하고 이를 메뉴화하는 데 힘써왔기 때문에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으로 코스를 구성하면서 무척 재미있고 흥미로웠습니다”라며 파인 다이닝에 대한 부담감을 내려놓고 킹크랩 본연의 맛을 그저 즐길 것을 당부했다. 이날 디너에는 주한 노르웨이 대사인 프로데 술베르그 부부와 노르웨이수산물위원회의 한국 총괄이사인 군바르 비에 등도 참석해 더욱 의미가 있었다. 노르웨이 본토의 맛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들도 이번 킹크랩 코스가 몹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류태환 셰프의 특별한 킹크랩 코스 메뉴는 로컬 식재료에 대한 열정적인 연구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스타일 덕분에 완성될 수 있었다.
MINI INTERVIEW
주한 노르웨이 대사인 프로데 술베르그와 나눈 미식 리뷰.
노르웨이 수산물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면?
노르웨이는 천연자원이 풍부해 자연환경 측면에서도 축복받은 국가라 할 수 있다. 수산물 또한 중요한 자원 중 하나로 노르웨이의 신선하고 차가운 바닷물은 영양분이 풍부한 최고 품질의 수산물을 길러내는 최적의 생태 환경이라고 자부한다. 하지만 자연환경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노르웨이 수산 당국은 지속 가능한 수산 자원을 관리하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수산업과 수산물의 품질을 보호하기 위해 정부와 연구기관 및 산업 간에 필요한 긴밀한 협력과 조정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나아가 수산업 종사자들이 끊임없이 혁신을 시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대해 지원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와 관리,기술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노르웨이가 수산업을 발전시켜온 역사와 노하우는 물론 지속 가능한 수산업을 위해 노력해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류니끄의 킹크랩 코스는 어땠는가? 어떤 요리가 가장 맛있었나?
류태환 셰프가 준비한 레드 킹크랩 디너 코스는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고, 내가 먹어본 최고의 식사 중 하나로 기억될 것이다. 노르웨이 북부 도시인 호닝스버그를 음식으로 해석한 애피타이저가 정말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레드 킹크랩의 풍부하고 특별한 맛을 잘 살린 메인 요리도 빼놓을 수 없다. 여러모로 최고의 식사였다.
평소 가장 즐겨 먹는 해산물은?
연어와 킹크랩을 가장 좋아하며 대사관저에 손님이 방문했을 때도 이 두가지 식재료로 만든 요리를 자주 내놓는다. 고등어 스프레드를 빵에 발라 먹는 전형적인 노르웨이 샌드위치와 특히 겨울에 인기가 많은 노르웨이 전통 건조 대구 요리인 루테피스크 lutefisk를 좋아한다.
MAISON GOURMETWEEK DAY 2
레드 킹크랩 본연의 맛 by 목탄장
숯과 킹크랩의 만남이라니 감히 상상조차 쉽지 않다. 신선한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과 숯의 환상적인 만남은 이번 <메종>고메위크 둘째 날 확인할 수 있었다. 숯을 활용한 요리를 선보이는 목탄장에서 신선한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을 이용한 4가지 요리를 선보였다. 숯의 장인을 뜻하는 이름처럼 목탄장은 블랙 인테리어와 어두운 조도로 완성한 공간 한 켠에서 숯불 구이의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레드 킹크랩이 먹음직스럽게 익어가는 모습은 마치 식전 요리처럼 입맛을 돋우기에 충분했다. 목탄장의 김은현 셰프와 최형규 셰프는 <메종> 고메위크를 통해 신선한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만의 고유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레드 킹크랩은 귀한 식재료 중 하나예요. 어렵게 다른 재료와 섞기보다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가장 기본적인 조리 방식으로 찌고, 구워서 요리를 완성했어요. 특히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은 다른 산지의 킹크랩보다 살도 꽉 차있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강해요.여기에 숯을 만나면 그윽한 불 향이 더해져 풍미가 배가 돼요.”살이 꽉 찬 레드 킹크랩을 숯불에 구워 매콤한 마요 소스를 곁들인 신선한 샐러드부터 목탄장의 시그니처 요리인 껍데기를 발라낸 레드 킹크랩을 쪄 집게살과 킹크랩 내장 소스를 함께 비벼 갓 지은 솥밥요리까지 킹크랩을가장 직관적이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선보였다.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은 다른 킹크랩과 달리 수분 손실이 적어 탱탱함이 살아 있다는 셰프의 설명처럼 어떤 방법으로 조리해도 탱글탱글한 식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외에도 노르웨이 연어와 바삭한 카다이프, 아보카도 그리고 연어 알과 함께 버무려 만든 마구 타르타르를 숯불에 구운 김에 싸먹는 요리와 고소한 노르웨이산 고등어를 숯에 구워 오일 소스에 버무린 파스타도 신선한 해산물이 입안 가득 퍼지며 한껏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었다. 어두운 조도 아래 유독 더 빨갛게 돋보이는 노르웨이의 레드 킹크랩과 함께한 목탄장은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어우러진 음식을 음미하는 소리로 가득해 어느 때보다 행복한 미식의 밤을 선사했다.
MAISON GOURMETWEEK DAY 3
바다의 향을 담은 노르딕 퀴진 by 코마드
<메종> 고메위크의 세 번째 주인공은 프렌치 퀴진을 기반으로 한 노르딕 퀴진 레스토랑 코마드다. 코마드의 고경표 셰프는 노르웨이 레드 킹크랩을 활용해 바다 향기가 가득한 노르딕 다이닝 코스를 선보였다. 그는 스웨덴에서 실무 경력을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훌륭한 원재료의 맛을 살리기 위해 실제 북유럽에서 해산물을 활용하는 방식을 최대한 접목한 메뉴를 개발했다. 메인 메뉴에 앞서 가장 먼저 나온 삼배 체굴과 훈제 고등어 파테는 웰컴 드링크로 제공된 샴페인과 완벽한 궁합을 이뤄 입맛을 한껏 돋웠다. 고경표 셰프는 “친숙한 환경에서 쓰던 재료를 한국에서 최상의 컨디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신선한 노르웨이산 킹크랩과 연어, 고등어를 다양한 재료에 접목시켜 새롭고 맛있는 메뉴를 만들 수 있었어요”라며 메뉴를 개발하게 된 취지에 대해 설명했다.
“작은 그릇에 담겨 나오는 이 메뉴는 성게알과 달걀로 만든에그 커드예요. 소나무 간장에 살짝 절인 연어알과 맥주의 맛을 낸 킹크랩 살을 올리고 두 가지 페넬을 더해 다양한 향을 즐길 수 있어요. 고등어 샐러드는 피클한 고등어에 토치로 불향을 입히고 밑에는 사프론과 감자 샐러드를, 위에는 훈제한 요거트 폼을 올렸어요. 메인 요리는 뇨끼와 뱅존 버블랑 소스에 캐비어와 엔다이브를 올리고 킹크랩살은 브라운 버터에 천천히 토칭한 다음 숯불에 겉면을 익혀 마무리했습니다.” 이외에도 감자 뢰스티와 진에 염장한 연어 그리고 달콤한 마무리를 위한 초콜릿 크림 브륄레 디저트로 탄탄하게 큐레이팅한 노르딕 코스 요리를 선보였다. 맛은 물론이고 섬세한 플레이팅까지 더해진 코마드의 코스 요리는 잠시나마 북유럽으로 여행을 떠난 듯한 특별한 밤을 선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