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는 국민 간식으로 불릴 만큼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분식이다. 만드는 이의 손맛에 따라 각기 다른 맛을 낸다는 점도 떡볶이의 매력이다. 떡의 모양도, 양념 빛깔도 모두 다른 여덟 가지 떡볶이를 <메종> 에디터들이 직접 먹어보고 리뷰했다.
금미옥 쌀 떡볶이
“달달한 분식점 맛 그대로”
사실 혼자 떡볶이를 사먹은 것을 손에 꼽을만큼 떡볶이를 즐기는 편은 아니다. 하지만 정말 가끔 문득 새벽에 자극적인 맛이 생각날 때면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떡볶이 키트를 찾곤 하는데, 금미옥 쌀 떡볶이가 딱 그럴 때 적당했다. 맛집이 많기로 유명한 성수동에 등장한 금미옥은 어린시절 학교 앞 분식집에서 먹었던 맛을 그대로 재현했다. 금미옥 쌀 떡볶이는 무와 양파로 우린 채수에 고춧가루만으로 양념해서 깔끔한 감칠맛을 살렸다. 꾸덕한 소스와 잘 어울리는 쫄깃한 쌀떡과 어묵이 함께 들어있어 라면사리와 삶은 달걀, 깻잎 등의 부재료를 더하니 풍성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개인적으로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금미옥 쌀 떡볶이는 매운맛이 하나도 느껴지지 않아 조금은 칼칼해도 좋지 않을까 싶었다. 맵기보다 아이들이 먹기 좋은 달달함이 더 강하달까. 매운 것을 선호하는 이들이라면 다진 마늘과 고춧가루, 청양고추를 첨가하면 좋을 듯싶다. 마켓컬리에서 판매. 5천원대.
창화루 마라 떡볶이
“짜릿한 떡볶이”
매콤하면서도 알싸한 그 맛이 한번 먹으면 절대 잊지 못하는 최강 마라와 국민 간식 떡볶이가 만났다. 듣기만 해도 중독된다. 창화당에서 오픈한 차이니스 다이닝바 창화루의 마라 떡볶이는 마라탕의 마라 소스를 자비 없이 넣었다고 한다. 때문에 한입 넣는 순간 혀를 마비시키는 짜릿함이 쫀뜩한 떡으로 전해진다. 집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마라를 손쉽고 색다르게 즐길 수 있는 마라 요리의 새로운 대체품 같았다. 떡볶이 안에는 쫀득하고 탱탱한 중국 분모자 당면과 건두부, 푸주가 들어있어 입안에서는 마라 맛과함께 버무러지는 쫄깃함 대환장 파티가 열린다. 다행이 매운맛을 즐기는 나로서는 생각보다 맵고 칼칼한 맛에 반가웠지만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이들이라면 물양으로 마라 맛의 조절이 가능하다. 친근한 떡볶이로 마라 초보자도 도전해보길 추천한다. 계속 먹다 보면 시원한 맥주를 부르니 꼭 준비하자. 450g, 7천9백원.
우정양곱창 곱창 전골 떡볶이
“소주 한 병만 주세요”
떡볶이를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안주로는 늘 꺼려진다. 매운 것은 둘째치고, 떡과 양념장에서 스멀스멀 나오는 단맛 때문이다. 소주를 즐기지만, 끝 맛에서 나는 단맛만큼은 싫어하는데, 안주까지 달면 입안이 얼얼할 지경이 될 것은 안봐도 뻔할 테다. 그런 내게 논현동에 위치한 40년 된 곱창가게인 우정양곱창과 마켓컬리가 합심해 선보인 곱창 전골 떡볶이는 너무도 반가웠다. 곱창이 함께 들어 있는 육수팩을 먼저 해동해 끓인 다음, 떡과 우동사리를 넣고 다시 한번 5분 정도 팔팔 끓였다. 조심스레 처음 국물을 맛보는 순간, 곱창 전골 특유의 얼큰함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머릿속에 강렬하게 소주 한잔이 그려졌다. 곱창의 잡내도 느껴지지 않았고, 함께 들어간 밀떡과 우동 사리 또한 찰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간만에 괜찮은 안주를 만난 기분이었다. 다만, 육수와 함께 포장된 야채와 곱창의 양이 두명이 먹기엔 적은편이니 조금 더 풍성하게 먹고 싶다면 별도로 함께 끓일 채소를 준비하면 좋다. 마켓컬리에서 판매. 1590g, 1만8천원.
애플하우스 즉석떡볶이
“아, 이 맛이야!”
국민 소울푸드로 손꼽히는 떡볶이의 매력을 아직도 잘 모르겠는 한 사람이지만 즉석 떡볶이는 꽤 좋아하는 편이다. 그중에서도 애플하우스 떡볶이는 허름한 상가 계단에 줄을 서서 먹었을 정도로 애정을 갖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더욱 반가웠던 밀키트 제품! 애플하우스 떡볶이는 춘장과 고추장으로 만들어 색감도 진하고 깊은 맛이 난다. 배송된 제품을 넣고 보글보글 끓이기만 하면 되는데, 직접 가서 먹는 것과 거의 비슷한 맛이 난다. 쫄면사리를 좋아하는데 기본으로 들어있는 점도 마음에 들고, 옵션으로 구입할 수 있는 애플하우스의 무침군만두는 이곳만의 양념 소스에 골고루 발라 맥주랑 먹으면 계속해서 흡입하게 되는 매력이 있다. 국물이 넉넉해서 떡을 다 건져먹은 뒤에는 찬밥을 넣고 참기름과 김가루, 신 김치를 넣어 볶음밥을 해먹으면 완벽하게 마무리가 된다. 다음 번에는 양배추를 따로 준비해서 듬뿍 넣으면 훨씬 더 맛있을 것 같은 예감. 띵굴마켓에서 판매. 1만3천9백원(2인분).
모꼬지에 2.5인분 혼합 즉석떡볶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송파에 위치한 즉석 떡볶이집 모꼬지에는 허름한 간판이 주는 묘한 신뢰감을 입증이라도 하듯 많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고 한다. 기대감을 안은 채 키트를 받고 조리해봤다. 즉석 떡볶이인지라. 가장 먼저 맛본 건 국물. 고추장과 짜장을 섞은 양념장을 사용했다는 설명처럼 고추장의 매콤한 맛과 달짝지근한 춘장의 매력이 꽤나 흡족한 조화를 이룬다. 사실 분식형 떡볶이를 좋아하는 편이라 즉석 떡볶이의 매력을 크게 느끼지 못했었다. 안타깝게도 이 떡볶이 또한 이전의 생각을 바꿔주지는 못했는데, 밑져야 본전이다 싶어 설명서 마지막에 적혀 있듯 볶음밥을 만들어서 맛을 보니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국물로 푼 양념장이 밥과 함께 졸여지고 볶이면서 고스란히 밥알에 배여 국물 특유의 감칠맛이 볶음밥에서 매력을 가감없이 발휘했기 때문. 꼭 잊지 말고 동봉된 모차렐라 치즈는 물론이거니와 김가루도 준비하자. 띵굴마켓에서 판매. 1만7천8백원.
신스타 떡볶이
“하찮아 보이지만 위대한 정신치료제”
이제껏 봤던 떡볶이 밀키트의 고정관념을 깼다. 패키지 디자인은 너무 개성이 강해 거부감이 든다. 100% 국내산 고춧가루 사용이라는 글귀가 희망적이다. 밀떡과 쌀떡, 각각 매운맛과 순한맛 버전이 있는데, 내가 선택한 맛은 밀떡 매운맛. 밀키트의 내용물은 떡, 오뎅, 고춧가루 스프로 구성된다. 적당량의 물을 넣고 떡과 오뎅, 스프를 넣고 열을 가하자 코를 자극하는 매운 향이 스멀스멀 올라오더니 뒤이어 내가 생각했던 맛있는 냄새가 올라온다. 예상치 못한 맛에 깜짝 놀라서 허허 웃음이 났다. 그간 먹었던 떡볶이 밀키트를 살짝 빗겨나가는 고추장 맛이 아닌 고추가루의 맵고 칼칼한 통쾌한 맛. 기분이 억세게 좋지 않은 날 먹었는데 다른 영혼은 몰라도 적어도 내 영혼에는 너무나 힐링되었다. 요즘 매운 거에 찐따인 사람을 ‘맵찐’이라 부른다고 하던데, 신스타 매운맛은 맵찐에게는 비추. 매운 맛을 승화시켜줄 샴페인과 최고의 마리아주가 아닐까 싶다. 3개 세트 530g, 2만3천7백원.
강재준 문방구 떡볶이
“그때 그 시절 떡볶이”
달짝지근한 맛과 긴 밀떡, 자작한 국물. 어릴 적 학교 앞 3백원, 5백원 주고 사먹었던 컵 떡볶이가 가끔 그리울 때가있다. 이를 그리워하는 이는 나뿐만이 아니었나 보다. 개그맨 강재준이 국민학교 시절 학교 앞 문방구에서 먹었던 그 맛을 재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레시피를 연구해 문방구 떡볶이를 선보였다. 먼저 일반 떡볶이 밀키트를 조리할 때와 달리 떡을 물에 씻을 필요가 없었다. 물에 담가두는 것은 주정의 쉰내를 제거하기 위함인데, 강재준의 문방구 떡볶이는 주정을 사용하지 않아 그 과정이 불필요하다는 것. 이는 자가품질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을 받은 제품으로 안심해도 된다. 어릴 적 먹던 학교 앞 그 떡볶이 맛을 그대로 느낄 수는 없었지만 달큰한 떡볶이가 추억을 소환한다. 또 떡의 수분함량을 시크릿 레시피로 배합해 특허 받은 밀떡답게 식감은 탱탱하면서 쫄깃하게 씹는 재미가 있었다. 푸짐한 양으로 어릴 적 친구들과 둘러앉아 그때 그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며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580g, 6천8백원.
얄개분식 브라질 떡볶이
“한번 맛보면 멈출 수 없어”
<응답하라 1988>의 덕선이가 자주 가던 그 분식집에서 만든 밀키트다. 결론부터 말하면 맵, 단, 짠 맛에 구애 받지 않고 어른 아이 할것없이 반할 수밖에 없는 맛이랄까. 밀떡, 오뎅, 야채, 고추장 소스로 구성되어 보통 떡볶이 밀키트와 다를바 없지만 야채 건더기는 방금 생야채를 썰어 넣은 듯 신선하다. 특히 떡의 식감이 좋다. 쫄깃하고 부드러우며 탱탱하다. 떡을 뜨거운 상태로 뽑아내는 시점부터 온도와 수분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해동을 해도 갓 뽑은 떡처럼 갈라지거나 터지지 않는 특허 받은 기술로 만들었다고 한다. 이것이 브라질 떡볶이 맛의 핵심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부재료를 넣지 않고도 균형 잡힌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결국 모든 것은 베이스가 중요한 법. 떡이 맛있으니 다른 재료가 생각 나지 않는다. 떡볶이 애호가들이 선호하는 구체적인 욕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브라질 떡볶이. 냉동실에 쟁여두고 야금 야금 꺼내먹고 싶은 맛. 얄개푸드에서 판매. 490g, 7천9백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