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면서 함께 사는 공간에 자신의 로망을 표현한 셀프 인테리어로 주목받은 SNS 스타 부부의 집을 찾았다. 부부가 야심 차게 꾸민 집에는 인테리어를 사랑하는 부부의 마음과 행복이 고스란히 묻어 있었다.
‘쿨쿠키 Coolcookie79’란 이름으로 네이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정재윤 · 신민재 부부의 집을 찾았다. 고양이 루이와 하비 그리고 치타와 함께 살며 셀프 인테리어 과정을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에 세세하게 올려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였던 집이다. 외국에서 살다가 국내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자주 이사를 했던 부부는 그들이 가장 좋아하는 스타일과 편의를 위해 집을 공사했다. “아마 예전 집의 사진을 보면 깜짝 놀랄 거예요. 같은 집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많은 것이 달라졌거든요. 구조 변경도 꽤 있었고 바닥부터 벽, 싱크대 위치 등도 전부 바꿨죠. 그전에도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았지만, 그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생긴 노하우를 이 집에 반영했어요.” 이들 부부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아주 많다. 남편인 정재윤 씨는 모던하고 매니시한 디자인을 좋아하고 가죽공예가 취미인 신민재 씨는 과하지 않은 여성스럽고 귀여운 스타일을 좋아한다. 서로 조화롭게 어우러지기 어려울 것 같았지만, 부부의 끈끈한 애정과 서로의 취향에 대한 존중이 있었기에 한 가지 스타일로 규정지을 수 없는 팔색조의 매력을 집 안에 들일 수 있었다.
부부의 집은 세 마리의 고양이가 뛰어다닐 수 있는 널찍한 54평형 오피스텔이다. 거실과 주방은 하나로 이어져 있고 방은 부부의 취미 방과 옷 방, 부부 침실로 나눠서 사용하고 있다. “말 그대로 셀프 인테리어를 했어요. 공사는 인부 아저씨에게 맡겼지만 바닥 타일부터 가구와 소품 선택, 공간 구획과 디자인은 저희 부부가 했죠. 특히 남편이 인테리어에 관심도 많고 재능이 있어서 집을 꾸밀 때 큰 힘이 되었어요. 침대 디자인도 남편이 직접 했거든요.” 아내의 말처럼 남편 정재윤 씨는 디자인 아이템과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으며 이를 즐긴다. 거실의 소파와 조명, 부엌과 침실에 짠 가구도 남편과 상의해서 결정한 것들이다. 거실에는 북유럽 브랜드의 대명사인 헤이 Hay의 마그 Mag 소파와 구비 Gubi의 그래스호퍼 Grasshopper 조명, 히 Hee의 라운지 체어 등을 두었는데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사용할 가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북유럽 가구를 고르게 됐다고 전했다. 일반적인 거실처럼 벽이나 창가에 소파를 붙이지 않고 중간에 다른 가구와 ㄷ자 형태로 배치해 뒤쪽 공간은 고양이 캣타워와 모래 상자 등을 여유롭게 둘 수 있었다.
거실 창가 쪽 수납 가구와 주방, 침실 가구는 모두 제작 주문했다. 수납에 신경 써서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수납할 수 있는 붙박이 형태의 가구를 만든 것. “거실과 침실, 주방 가구는 붙박이 가구로 제작했어요. 아마 대부분의 집에서 고민하는 가장 큰 문제도 수납일 거예요. 저희 부부도 옷을 비롯해 짐이 좀 있는 편이라 수납공간이 절실했죠. 보이지 않고 깔끔하게 수납하기 위해 최대한 많은 수납공간을 만들었어요. 덕분에 각종 소품부터 잡동사니를 칸칸이 알차게 수납할 수 있었죠.” 특히 침실의 붙박이 가구는 겉면은 블랙이지만, 내부는 아내가 좋아하는 분홍색으로 우레탄 도장을 해 모던하면서도 여성스러운 기운을 뿜어낸다.
무엇보다 집의 백미는 현관 쪽에 위치한 부부의 취미 방이다. 운동을 하는 것이 취미인 남편과 가죽공예에 소질이 있는 아내를 위한 공간으로 두 개의 방을 터서 하나로 만들었다. 언뜻 보면 전혀 다른 분위기의 두 공간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공간에 서로 다른 취미 공간을 만들었다는 점이 신선하다. 마치 헬스장에서 볼 법한 운동 기구와 소품이 있는 남편의 공간은 벽에 거울을 달아 공간이 더 넓어 보이는 효과도 있다. 아내의 공간은 벽을 분홍색으로 칠하고 헤이의 선반장을 설치했다. 가죽공예가 취미인 아내는 각종 가죽 관련 도구와 재료를 수납장에 디스플레이했고 중간 중간 식물도 두어 싱그러운 공간을 만들었다. 근육이 불끈불끈 솟을 것 같은 남성적인 공간과 보드라운 공간이 한곳에서 대비를 이루고 있다.
취미 방을 비롯해 이 집에는 식물이 참 많다. 거의 대부분 틸테이블에서 구입한 것들로 아내는 틸테이블의 가드닝부터 꽃 수업까지 꾸준히 수강했다고 한다. “우연히 화분 하나를 봤는데, 너무 예뻐서 어디에서 구입했는지 찾다가 틸테이블을 알게 됐어요. 틸테이블의 오주원, 김미선 대표님 부부와도 친해져서 집에서 키우는 식물도 추천해주고 데커레이션이 필요할 땐 조언도 얻지요. 거실에 선인장부터 취미 방의 행잉 식물 등도 모두 틸테이블에서 구입했어요.” 식물이 놓여 있는 집 안 곳곳에 고양이 세 마리가 함께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공간이 마치 숲처럼 건강하고 활기차 보인다.
신민재 씨는 그동안 집을 꾸미며 알게 된 노하우와 지식을 SNS에 세세하게 기록해왔다. 타일 한 장, 세면대까지도 어디에서 구입했고 어떻게 시공했는지 상세하게 올렸으며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것에 친절하게 답변해주기도 했다. 정재윤 · 신민재 씨 부부는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셀프 인테리어를 원하는 이들을 가이드하는 인테리어 스타일리스트의 꿈을 갖고 있다. 직접 집을 꾸미며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셀프 인테리어에 도전하려는 이들을 돕고 싶다는 생각에서다. 정말 신나는 마음으로 재미있게 꾸민 집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는 집이기에 부부의 조언은 진정성이 느껴질 것이다. 그래서일까. 가까운 미래에 또 다른 이름으로 활동하게 될 부부의 설레는 꿈을 기꺼이 응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