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수평선을 향해 활짝 열린 이 큐브 형태의 집은 아름다운 해변에 자리하고 있다. 집주인인 레오라와 브루스 부부는 멋진 전망에만 만족하지 않고 집 안에 좋은 기운을 가득 채우기 위해 고민했다.
검은색 시멘트 큐브를 쌓아 올린 듯한 모양의 집. 외관은 거칠게 그냥 내버려두거나 나무판자를 불규칙하게 이어 붙였다. 배관과 천장에는 강렬한 빨간색을 칠해 생기를 더했다. 긴 수영장은 유리섬유로 제작해 바다로 이어지는 것처럼 연출했다. 선베드는 데돈 Dedon, 타월은 컨트리 로드 Country Road 제품.
거울 벽에 고정한 선반과 세면대는 금속 관과 황동 배관 조인트로 제작한 것. 선반의 상판은 거친 떡갈나무로 만들었다. 수납 바구니는 블록&치즐 Block&Chisel제품.
대서양이 바라다보이는 해변가처럼 유니크한 곳에 살 수 있다면 레오라와 브루스처럼 집을 멋지게 고치지 않고는 못 견딜 것이다. 두 사람은 원색을 적절히 활용해 활력을 주는 비타민 같은 집을 완성했다. “우리는 이 집이 독창적인 분위기를 지니길 바랐어요. 태양이 강렬한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모던하면서도 자연경관과 잘 어울려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레오라가 설명한다. 이 집을 설계한 건축가는 IKC 아키텍츠의 래리 레비와 DV8 아키텍츠의 마이클 더넷 두 사람으로 공간감과 빛, 전망에 심혈을 기울이며 검은색 블록이 쌓인 형태의 비정형 건축물을 디자인했다. 건물 외벽은 재활용 나무를 붙였는데 어느 부분은 가로로, 일부는 세로로 부착해 독특한 효과를 냈다. 또 집주인인 레오라와 브루스가 요구한대로 파도 위에 집이 매달려 있는 효과를 주기 위해 각 방마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거대한 통유리를 설치했다. 실내는 서로 뚜렷하게 구분되는 네 개의 블록으로 이뤄져 있다. 1층은 아이들과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각각 욕실이 딸린 네 개의 침실이 있고 유리 계단을 통해 이어지는 열린 공간에는 부엌과 다이닝룸, 거실이 자리한다. 모든 공간은 창이 바다를 향해 있어 전망이 아주 훌륭하다. 거실 옆에는 현대적인 스타일의 운동실을 두었고 마지막 층에는 독특한 구조의 부부 침실을 마련했다. 침실에는 책을 읽고 TV를 볼 수 있는 공간과 넓은 드레스룸, 하늘과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욕실로 구성되었다. 집 뒤편에는 해수면을 바라보며 수영할 수 있는 길쭉한 형태의 수영장과 정원을 만들었다. “넓고 동선이 명쾌한 집을 원했어요. 이 집에서 가족들이 각자의 삶을 즐길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어요. 친구들을 초대해서 저녁 식사를 자주 하는데 열다섯, 열둘, 아홉 살인 세 아이들도 마찬가지로 친구를 불러 같이 놀곤 합니다.’
다양한 수종을 섞어 완성한 다이닝룸. 옛날 농장에서 볼 법한 소나무로 만든 식탁과 제임스 머지 James Mudge가 이 공간에 맞게 디자인한 떡갈나무 콘솔이 있다. 투명 의자 ‘고스트 Ghost’는 필립 스탁 Philippe Starck이 디자인한 것으로 카르텔 Kartell 제품. 벽에는 아티스트 패트릭 쇼뵤 Patrick Chauveau의 작품을 걸어놓았다. 검은색 천을 입힌 앤티크 마네킹은 밀너튼 Milnerton 벼룩시장에서 구입했다.
MDF에 유광 래커를 칠한 부엌 가구와 검은색 대리석으로 제작한 아일랜드 바는 이탈리아 주방 가구 브랜드 에우로카사 Eurocasa 제품. 재활용 나무판자로 마감한 벽이 매끈한 부엌 가구와 대조를 이룬다. 나무 스툴과 유리병은 블록&치즐 제품.
집의 맨 꼭대기에 자리해 바람이 잘 통하는 부부 침실에서는 끝없이 이어지는 바다와 해변을 내려다볼 수 있다. 금속 관과 황동 배관 조인트를 결합한 캐노피 구조물은 건축가 마이클 더넷이 아이디어를 발휘한 것. 배관 조인트에 조명을 매달고 뒤편의 작은 나무 책장에도 부착했다. 유칼립투스의 나뭇가지를 붙여 만든 스툴은 웨이랜트 Weylandts 제품이다.
건축가 마이클 더넷이 디자인한 욕실. 여러 개의 금속 관에 매달아놓은 펜던트 조명이 공간을 밝힌다. 검은색으로 칠한 떡갈나무 바닥이 매끈한 욕조를 돋보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