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 구 Gallery Koo’를 이끌고 있는 구나윤 대표는 국내의 실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고 알리는 데 노력하고 있다. 그녀가 포부 있게 출사표를 던지고 갤러리를 연 지 2년째, 하고 싶은 일은 처음보다 훨씬 많아졌다.
1 이제 갓 대학을 졸업한 회화 작가 이현우를 비롯해 신인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는 갤러리 구의 구나윤 대표. 2,3 구나윤 대표는 9월 29일부터 시작하는 김태동, 이현우 2인전 <스펙테이터스>를 준비하고 있었다. 작품 배치를 구상하기 위해 잠시 벽에 기대어 놓았다.
본인 이름을 내건 갤러리를 열게 된 계기는? 전시 기획자로 일하던 2009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컬렉팅을 했는데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유독 좋아해서 스튜디오도 직접 찾아가고 그랬다. 컬렉터는 작가의 팬이자 후원자이지만, 젊은 작가들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작가의 매니지먼트 역할까지 할 수 있는 갤러리를 시작했다. 국내에 재능 있는 작가들이 작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돕고, 국내 미술계의 젊은 저력을 해외에도 알리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왜 젊은 작가들인가? 가장 지원이 필요한 이들이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어도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게 안타까웠다. 나도 어렸을 때부터 그림을 그렸고 한때는 전업 작가가 꿈이었기 때문에 그들의 고민에 충분히 공감한다.
얼마 전까지 신사동 단독주택에 있었다. 벽도 일반적인 화이트 큐브가 아니라 진회색이어서 독특했는데, 청담동으로 이사한 이유가 있나? 특색이 있어서 좋았지만 사실 천장이 낮아서 큰 작품을 걸기에는 제약이 있었다. 이곳 네이처포엠 건물은 천장 높이도 충분했고 오래전부터 갤러리가 많이 모여 있던 곳인 만큼 갤러리를 운영하기에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서 지난 7월 이곳으로 이사했다.
구나윤 대표는 가구에도 관심이 많다. 영국 작가 댄 후세인 클락 Than Hussein Clark의 작품 ‘바리케이트’ 앞에 일본 가구 브랜드 보쿠즈의 의자와 테이블을 놓았다.
지금 준비 중인 전시는 무엇인가? 30대 후반의 사진작가 김태동과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올해 갓 졸업한 20대 중반의 회화 작가 이현우의 2인전 <스펙테이터스 Spectators>다. 두 사람 모두 도시 풍경을 무심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작업을 하고 있다. 같은 주제를 다른 매체로 표현해낸 묘미를 감상할 수 있고, 전시는 9월 29일부터 시작한다.
소속 작가를 선별하는 데 기준이 있다면?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인 미술 시장에서도 인정받을 만큼 완성도가 있는지 본다. 그렇다 하더라도 사실 내 개인적인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된다. (웃음) 나는 동양적인 느낌이 있는 작업을 좋아하는데 실제로 갤러리 구에 동양화 작가들이 많다.
젊은 작가들이 널리 사랑받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이들이 미술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할 거 같다.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특별히 노력하고 있는 게 있나? 그래서 미술 서적 전문 출판사 ‘그래파이트 온 핑크 Graphite on Pink’를 시작했다. 전시 도록과 미술 번역서 등을 발간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독립 출판물인 계간지 <그래비티 이펙트 Gravity Effect>도 출간했다. 중력 효과를 의미하는데, 젊은 작가들이 떠나지 않고 미술계에 발 붙이고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이름이다.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출판 말고 또 하고 싶은 일이 있나? 홍대 예술학과에서 대학원을 다니기 전 에스모드에서 패션 공부를 했다. 그래서인지 패션 디자이너와 현대미술 작가가 협업하는 전시를 기획해보고 싶다. 그 외에도 가구 디자이너나 퍼포먼스 아티스트 등 여러 분야의 작가한테도 호기심이 많다.
당신이 생각하는 예술의 힘은? 일상을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사고의 전환이 아닐까. 틀을 깨고 평소와는 다른 생각, 감정을 느끼면 삶도 풍요로워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