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성과 미학적인 것 사이에서 영민한 선택을 한 집이 있다. 생활을 위한 본연의 목적에도 충실하고 트렌디한 요소도 놓치지 않은 일석이조의 집이다.
베란다 확장형 아파트였던 이전 집이 겨울에는 많이 추웠기에 베란다를 살리고 폴딩 도어로 자유롭게 열고 닫을 수 있도록 했다.
이 집의 포토 스폿이자 집을 색다르게 보이게 하는 침실 쪽 중문. 몰딩을 살린 클래식한 디자인이다.
패션, 뷰티를 비롯한 다양한 브랜드의 PR 마케팅을 맡고 있는 원스컴 김지원 대표의 집을 찾았다. 이사한 지 몇 개월 안 된 새집이다. 김지원 대표는 업계에도 소문이 났을 만큼 패션과 뷰티뿐만 아니 라 인테리어에도 관심이 많다. “이전 집은 정말 전형적인 북유럽 스타일이 었어요. 그때만 해도 북유럽 디자인 제품에 눈이 가고 앞서나가는 디자인처럼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조금씩 지루해지더라고요. 우리 집에 있는 아이템이 다른 집에 똑같이 있기도 하고요.” 김지원 대표가 휴대폰에 저장해둔 이 전 집 사진을 보여주며 설명했다. 좀 더 새로운 분위기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지금 집은 195m² 아파트다. 구조는 크게 손대지 않았지만 벽을 막거나 움직여서 넓게 사용하고 싶은 공간을 만들었다. 예를 들어 침실에 딸린 욕실이 좁아서 바로 옆에 붙어 있는 방과 이어지는 문과 통로를 막아 넓혔고 방 두 개를 터서 아들 용비의 방을 만들었다. 이 집이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이유는 공간마다 다르게 사용한 소재의 역할 때문이다. 원목 바닥재를 사용 한 다른 공간과 달리 주방 바닥은 타일로 시공했고, 싱크대 벽면은 올록볼록한 입체 타일을 붙였다. 소파가 놓인 거실 벽에서 현관과 마주 보는 벽은 모두 무늬가 아름다운 대리석 타일로 시공했고 거실 베란다에는 이국적인 문양의 타일을 깔았다.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IC 조명을 단 다이닝 공간. 식탁과 의자가 무채색이어서 정갈한 디자인의 조명이 더욱 돋보인다.
호텔 침실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연출한 부부 침실.
부부 침실에 딸린 욕실. 공간이 좁아서 현재 드레스룸으로 활용하고 있는 방을 조금 확장해 욕실을 넓혔다.
향을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엿볼 수 있는 컬렉션. 현관 전실에 둔 장식장 위에 옹기종기 장식했다. 외출 전 향수를 뿌릴 때도 편리하다.
“페인트칠을 하거나 벽지를 바르면 넓은 공간이 자칫 단순해 보일 것 같았어요. 그래서 패턴이 있는 대리석이나 입체감이 있는 타일 등을 시공했죠. 때문에 공간마다 다른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집의 포토 스팟은 침실 중문이다. 클래식한 몰딩과 손잡이를 단 중문은 블랙에 가까운 어두운 컬러를 칠한 것으로 별것 아닌 이 작은 요소가 뻔한 아파트를 색다르게 만들었다. 중문 너머의 부부 침실은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USM 시스템 가구를 두었고 침대 양쪽에는 마이클 아나스타시아데스의 IC조명 시리즈를 달아 고급스러운 호텔 침실 같다. 같은 디자이너의 조명을 다이닝 공간에도 달았는데 황동 라인의 몸체와 동그란 볼이 어우러져 눈길을 사로잡는 포인트다. 방 두 개를 터서 넓게 꾸민 아들 용비의 방은 슬라이딩 도어가 달린 책장과 책상, 침대를 둔 장난감을 갖고 마음껏 놀 수 있는 넓은 공간이다. 벽에는 블랙 컬러 행잇올을 두 개 달아 옷이나 장난감 등을 걸어둘 수 있고 좋아하는 장난감을 수납할 수 있는 컬렉션 선반장도 두었다 . 방에 둔 긴 테이블은 이사하기 전에 사용하던 나무 식탁을 방 분위기에 맞게 칠해서 리폼한 것. 김지원 실장 집의 가장 큰 특징은 시원하게 넓은 전실 공간이다. 김지원 실장은 이 공간을 집 안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기분 좋은 인상을 받을 수 있도록 장식장과 거울, 촛대, 꽃 등을 활용해 꾸몄다. 때문에 전실에서부터 집에 대한 기대감을 가질 수 있거니와 손수 꾸민 집을 제대로 보여주기 전에 예고편 같은 느낌을 준다. 집을 꾸미는 것에 대해 애정을 갖고 있는 이들은 많지만 유행을 좇지 않기 위해 고민하는 이들은 드물다. 실용과 미학적인 요소 사이에서 갈등하기도 했지만 김지원 대표의 집은 집이 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넓은 거실이 자칫 휑해보일 까봐 AV장 옆에 선반을 짜넣었다. 가족사진부터 좋아하는 소품을 올려두어 장식했다.
그동안 모아온 그릇 컬렉션. 최근에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에 푹 빠져 모으기 시작했다고.
다른 아파트에 비해 현관 전실이 넓은 아파트의 특성을 살려 웰컴 공간으로 꾸몄다.
아들 용비의 방. 좋아하는 자동차 장난감을 색깔별로 정리해 하나의 컬렉션 같다.
블랙 컬러의 행잇올을 나란히 달아 장난감도 수납하고 가방 등을 걸 수 있다. 린다 매카트니의 사진 액자와 어우러져 더욱 사랑스러운 공간이다.
슬라이딩 도어를 단 책장과 이전 집에서 사용하던 식탁을 리폼한 용비의 책상. 타공 표면의 슬라이딩 도어는 자석으로 제작해 실용성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