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카사 로페즈의 아트 디렉터 피에르 소바주가 여름을 보내는 집. 프랑스 프로방스 지방의 뤼베롱에 자리한 이 집은 친구들에게 개방된 ‘에덴 동산’이다.
정원에서 뤼베롱 숲까지 시선이 막힘 없이 이어진다. 피에르 소바주에게는 치열한 삶의 속도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이국적인 리빙 아이템을 선보이는 카사 로페즈 Casa Lopez의 아트 디렉터인 그는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고 지중해 스타일의 테이블웨어 컬렉션과 향초를 디자인 한다. 그는 ‘굴 Goult’이라는 마을 근처에 있는 이 집에서 재충전을 한다. “여름에 이 집에서 두 달을 보내고 시간이 날 때마다 옵니다.” 그가 말했다. 이 지역의 특징인 마른 돌로 지은 이 집은 그에게는 숨겨진 낙원이다. 누에를 치는 양잠장 옆에 있는 이 집은 친구들이 머물 수 있도록 다섯 개의 침실을 가진 구조로 개조되었다. 건물은 라벤더와 올리브나무를 심은 아름다운 화단 등 주변 풍경과 일체를 이룬다. 조경 건축가 알렉상드르 펠립 Alexandre Phelip이 디자인한 정원은 여러 개의 테라스와 수영장으로 이어진다. 건축가 프란츠 포티섹 Franz Potisek이 설계한 70㎡의 부엌은 옛날에 차고로 쓰였던 현관 지붕 아래 자리 잡았다. 남부 프로방스의 기후에 정복당한 파리지엥인 피에르는 묵직한 나무와 짚으로 된 투박한 가구와 세련된 소품을 조화시켰다. 벽난로가 있는 거실에는 가을, 겨울에 어울릴 법한 가죽 소재의 암체어와 차분한 색상의 러그를 깔았고 바깥쪽 테라스에는 라탄 가구로 여름 집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큰 창을 사이에 두고 가구를 데칼코마니처럼 배치한 재치가 돋보이는 장소다. 다이닝룸에 있는 거실장에는 카사 로페즈의 유리잔과 물병, 그리고 벼룩시장이나 인터넷에서 구한 빈티지 식기로 채웠다. 그에게 선호하는 스타일을 물었더니 ‘인도에서 가져온 테이블보를 깔고 그 위에 꽃잎 장식의 바르보틴 Barbotine 접시와 1950~60년대 발로리스 Vallauris 접시, 자라 홈의 주석 피처, 에르메스의 커틀러리를 믹스&매치한 테이블’이라고 답했다. 집 밖에 둔 타원형의 큰 테이블에서는 15명 정도의 사람들이 앉아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이곳은 귀뚜라미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며 다른 세상을 꿈꾸기에 완벽한 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