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멋과 현대미술품 그리고 디자인 가구가 어우러져 밝은 에너지가 샘솟는 주택을 소개한다.
뾰족 지붕이 예쁜 유럽풍 타운하우스로 세련된 외관을 자랑하는 용인의 한 주택단지를 찾았다. 이 집의 주인공은 은퇴 이후 여유로운 삶을 생각해 작은 마당과 테라스가 있는 타운하우스를 선택한 50 대 부부.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팝아티스트 데이비드 걸스타인의 꽃다발 작품이 방문객을 반긴다. 3층 구조의 집은 톰 딕슨, 프리츠한센, CC타피스, 몬타나, 포르나세티 등 소위 핫한 브랜드의 가구와 소품 그리고 현대작가들의 작품이 어우러진 디자인 감성이 충만한 곳이다. 이사하면서 새로운 가구로 채웠다는 안주인은 “한번도 집 안에 색감 있는 가구를 산 적이 없어요. 무조건 모노톤만 선택했죠. 쇼핑을 하면서 밝은 색감의 가구를 보니 기분이좋아지더라고요. 그런 밝은 기운을 집 안으로 들이고 싶었어요.” 이 집의 구조는 1층 현관, 2층은 거실과 다이닝, 3층은 부부 침실로 이루어져 있다. 집은 계단을 따라 이어지는데 계단 벽에는 강익중, 지니서, 박선기의 작품을 걸어 작은 갤러리처럼 꾸민 것이 인상적이다. 이 집의 백미는 고가구를 현대적인 디자인 가구와 믹스&매치했다는 점이다. “시어머니가 물려주신 고가구인데 처음에는 자칫 고루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지만 의외로 요즘 가구와 썩 잘 어울리더라고요.”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공간을 아름답게 꾸밀 수 있었던 건 집주인이 미술 전공자라는 영향도 있었겠지만,일상에서 예쁜 물건을 고를 줄 아는 취향과 안목 그리고 이를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스타일은 어느 한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켜켜이 쌓이면서 깊이를 더하는 법. 집주인의 감각을 한눈에 읽을 수 있는 곳은 다이닝 공간이다. 프리츠한센의 그랑프리 체어와 루이스폴센의 조명 그리고 오래전 구입한 페르시안 카펫이 깔려 있는 식탁 주변에는 안성화 작가의 사탕 시리즈를 벽에 걸어 포인트를 주었고 골동 찬장에는 역사가 있는 마이센과 리모주의 세라믹 그릇과 찻잔으로 장식했다. 오래된 것과 새것의 조화를 보는 재미가 있는 이곳에서 눈길을 끄는 곳은 커피 머신이 있는 공간이다.
몬타나의 금색 라인 수납장을 벽에 걸고 예쁜 컵을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근사한 카페 공간이 완성됐는데 여기에 꽃 장식을 더한 센스가 돋보인다. 부부 침실에는 세미클래식 스타일의 헤드보드가 예쁜 침대를 두었는데 하나처럼 보이는 침대는 싱글 사이즈를 이어붙인 것으로 부부의 편한 잠자리를 만들어줄 뿐 아니라 인테리어적으로도 멋스러운 공간을 연출했다.
“인테리어는 때로는 과감한 것도 필요해요. 고집하는 것을 버리고 평소와 다른 스타일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생활에 신선한 자극을 주거든요. 인생과 연애하는 지금, 이 집은 제게 새로운 활력을 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