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기획 양영옥 마스터와 박성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부부의 집은 신혼부터 아이들과 함께한 가족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집은 가족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기장과도 같다. 그들이 함께 써온 일기장을 구경하러 성북동으로 향했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31126426.jpg)
집주인의 감각적인 스타일을 읽을 수 있는 거실. 동양적인 금산죽 아래로 앤티크한 소파와 젠 스타일의 소품 그리고 유니크한 디자인 가구를 매치해 퓨전 스타일을 연출했다. 황새 조명과 코끼리 오브제는 각각 스페인과 태국 출장 때 구입했으며, 지금은 단종된 론 아라드 디자인의 라비올리 체어는 비트라, 검은색 투명 수납장은 카르텔에서 구입했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3a359d54.jpg)
기다란 구조의 2층 복도 끝에는 서재가 있다. 바람이 불 때마다 흔들리는 아름다운 모빌을 감상할 수 있다.
제일기획에서 1994년부터 일한 양영옥 마스터 는 국내에서 성공한 수많은 광고 를 제작한 광고계의 거물로 불린다. 2007년, 2009년, 2013년 대한민국 광 고대상 ‘대상’을 수상하는 등 매년 각종 상을 휩쓸었을 만큼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안목과 감각 그리고 예민한 촉을 가진 사람이다. 요즘 TV에서 볼 수 있는 삼성 ‘갤럭시’ 휴대폰과 코스메틱 브랜드 ‘헤라’의 광고도 그녀의 손 에서 탄생된 작품이다. 이런 특별한 감각을 소유한 이의 집을 촬영하는 일은 기자로써 큰 행운이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41b2f1bf.jpg)
보리수나무를 심은 마당에서 포즈를 취한 가족들. 왼쪽부터 양영옥 마스터, 시어머니, 늦둥이 아들 박준희 군, 이번 촬영을 위해 제주도에서 상경한 고3 딸 박현영 양, 박성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성북동의 구불구불한 언덕길을 올라가 만난 집은 겉에서 봤을 때는 구조를 전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비밀스러웠지만 집 안으로 들어서는 동시에 탁 트인 초록 정원이 펼쳐진 커다란 마당을 마주하게 된다. 양영옥 씨는 집 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난 9년간 함께해온 이 집에 대한 에피소드를 이야기 했다. “첫아이가 4살 때 성북동으로 이사 왔고 둘째가 생기면서 좀 더 큰 집에 살고 싶어 9년 전에 마당이 넓은 이 집으로 이사했어요.” 부부가 마당 있는 집과 인연을 맺은 건 신혼부터였다. 사내 연애를 하고 결혼한 부부는 24 평 아파트에서 신혼을 보냈는데 주택에 대한 로망이 공통분모라는 것을 깨닫고는 곧바로 마당이 있는 집을 얻었다. 이들이 정원이 있는 마당에 대한 애착이 큰 이유가 궁금했다. “첫 번째 이유는 저 때문이에요. 어릴 때부터 마당이 있는 집에 살았고 항상 주변 환경을 세심하게 관찰하는 습관이 있었어요. 이미지, 색상, 움직임, 문양 그리고 질감 등 시각적인 것에 매우 관심이 많아요. 그 중심에는 늘 자연이 있었죠.”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50365b78.jpg)
거실에서 바라본 다이닝 공간은 마치 갤러리 같다. 꽃이 활짝 핀 윤상식 작가의 사진 작품 아래에는 임스의 라운지 체어를 정원을 바라보게 배치해 거실에서도 초록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다. 다이닝에 있는 대리석 테이블은 르마블, 빈티지 의자는 인디테일에서 구입했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58700008.jpg)
대칭 구조와 데커레이션이 재미있는 부부 침실. 맞춤 제작한 침대의 양 옆으로 와츠에서 구입한 조명을 설치했다. 침실에서도 거실과 같이 하나의 스타일만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스타일 뒤섞인 감각적인 연출을 만날 수 있다.
“두 번째 이유는 가족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을 선호하는 우리 집 문화 때문이에요. 집 안에서 TV를 보는 대신 마당에서 바비큐를 굽거나 줄넘기를 하는 등 야외 활동을 많이 해요. 아직 어린 늦둥이 둘째가 마음껏 뛰놀기도 하고 요. 두 아이 모두 아파트에서 살아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굉장히 자유로운 성격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직사각형으로 기다란 구조를 가진 집 1층에는 시어머니의 방과 거실, 다이닝이 자리하며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면 부부 침실과 두 아이의 방 그리고 서재가 있다. 1층 거실은 이 집의 스타일을 상징적으로 엿볼 수 있는 곳으로, 부부의 내공이 있는 감각을 읽을 수 있다. 오래전부터 사용하고 있는 버튼다운 앤티크 소파 주변에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카르텔의 플라스틱 수납장과 비트라의 라비올리 의자 그리고 양난을 매치한 퓨전 스타일이 감각적이다. “평소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아서 시간이 날 때마다 관련 서적을 보기도 하고 가구숍을 둘러보는 것도 좋아해요. 전문적으로 배우지는 않았지만 꽃꽂이도 즐겨요.”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4a6d8968-683x1024.jpg)
부부 침실 앞에 자리한 2층 거실에서는 도심의 풍경이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불야성을 이루는 야경이 장관이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5aa4c6ef-683x1024.jpg)
1층과 2층 계단 사이에 있는 기다란 창문은 원래 막혀 있었다. 햇빛이 많이 들어오도록 9년 전 만든 창문이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5ac88cd5-683x1024.jpg)
2층 욕실에는 카르텔의 보라색 거울을 배치했는데, 얇은 형광등으로 주변을 둘러 색다른 미감을 주는 공간을 만든 것도 안주인의 솜씨.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5aea2c60-683x1024.jpg)
부부 침실의 욕실 벽을 장식한 다양한 가족 사진.
정원과 이웃해 있는 다이닝 공간은 여러 명이 함께 앉을 수 있는 대리석 테이블 과 빈티지 체어를 배치했다. 다이닝 공간에서 주목할 점은 검은색 유리로 보이는 벽면인데, 벽 안에 미러 TV가 내장되어 있다. 2층 부부 침실은 모던클래식으로 신혼 때부터 쓰던 가구를 창가 쪽에 배치했다. 부부 욕실에는 오래전 구입한 안나프레즈의 베네치안 거울이 장식되어 있고, 그 옆으로 걸려있는 아이들의 어린 시절과 젊었던 부부의 모습이 담긴 추억의 사진들이 이채롭다. 욕실뿐만 아니라 집 안 곳곳에 가족의 추억이 담긴 사진이 많은 것이 눈에 띄는 데, 액자만 봐도 가족에 대한 애착과 사랑이 듬뿍 느껴진다. 기다란 복도를 지나 아이들 방 끝에 자리하는 서재는 이 가족의 역사와 취향과 한눈에 읽을 수 있는데, 제주도에서 국제학교에 다니고 있는 큰딸 현영이가 그린 감각적인 작품도 눈길을 끈다. 이 집에 사는 사람들은 도심 한가운데서 이렇게 여유로운 정원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감사한지 충분히 알고 있는 듯 보였다. 높 이 솟아오른 아파트 대신 보리수나무 사이로 탁 트인 파란 하늘을 보며 생활하는 이 가족의 역사에 <메종> 촬영이라는 기록이 한 줄 추가되었다.
![](https://img.maisonkorea.com/2018/07/msk_5b39867c3d377-683x1024.jpg)
아트 히스토리를 전공하고 싶다는 큰딸 현영이의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 걸려 있는 서재. 부부가 신혼 때 구입한 의자와 테이블을 새로 칠해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