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구 브랜드 카레클린트의 정재엽 대표와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글래드웍스의 심지영 대표는 2014년에 결혼한 5년 차 부부다.
첫 번째 집을 거쳐 지난해 6월, 현재의 집이 위치한 서울숲으로 이사했다. 그들의 첫번째 신혼집은 꽤나 아름다워 여러 매체에 소개될 만큼 유명세를 탔다. 하지만 이번 집은 그때와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첫 번째 집이 다양한 소품으로 장식된 아기자기한 스타일이었다면, 이번 집은 물건을 최대한 수납장 안에 숨겨 분위기를 간소화했다. “마음의 평화를 얻으려면 정리가 잘돼야 하잖아요(웃음). 그런데 저희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아무 데나 물건을 늘어놓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 정리가 안돼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둘 다 일 때문에 바빠서 예쁘게 물건을 세팅하고 정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됐으니까요.” 특히 지난 3월에 아기가 태어나면서 집 안 곳곳에 자잘한 물건이 더욱 많아지기 시작했다. 부부가 수납에 더욱 열을 올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정재엽, 심지영 씨는 지금의 집으로 이사하면서 수납에 효율적인 붙박이장을 최대한 많이 제작했다. 이전 집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신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옷장, 수납장 등의 내부를 제작했다. 주방 수납장의 경우, 한 켠은 와인 잔걸이로 쓰고, 다른 한쪽은 약이나 반짇고리 등의 작은 물건을 넣어두는 공간으로 사용하는 식이다. 수납장은 제작 단계부터 손잡이를 없애 심플한 느낌을 더욱 강화했다. 수납을 위한 공간은 장만 있는 것이 아니다. 집에 있는 두 개의 방도 오직 수납을 위한 용도로 사용하며, 실외기실에도 붙박이장을 짜 넣어 수납용 공간을 확보했다. “옛날 집에는 책도 많았거든요. 전공 책이나 만화책 같은 것들이요. 그런데 책이 항상 필요한 게 아니잖아요. 그래서 모두 창고에 넣어 두고, 필요할 때만 한두 권씩 꺼내서 봐요.”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집의 분위기는 컬러로 잡았다. 쿨 톤의 뉴트럴 컬러로 베이스를 만들고, 따듯한 느낌의 원목 가구나 소품을 사용해 강약을 줬다. 레드 컬러가 돋보이는 뱅앤올룹슨 스피커나 싱그러운 초록 식물은 공간에 포인트를 주는 예시다. 말끔한 공간은 마치 도화지 같아서 소품의 교체만으로도 쉽사리 분위기를 전환할 수 있다. 집의 분위기를 잡는 데는 조명도 한몫한다. 직접조명을 싫어하는 부부는 중앙에 등을 따로 설치하지 않았는데, 대신 공간 곳곳에 여러개의 작은 조명을 두어 그때그때 간접적인 빛으로 생활한다. 이는 유럽의 에어비앤비에서 얻은 아이디어다. “집이 조금 썰렁하긴 한데요. 그래도 서두르지 않고 예쁜 것을 하나씩 사면서 천천히 채워가려고 해요. 그래야 집에 들어섰을 때 그 사람의 내력이 나오는 것 같아요. 신혼 초기에 보면, 엑셀로 리스트를 만들어 필요한 것을 한번에 몽땅 사는 사람이 많잖아요. 살아보니, 그럴 필요가 없는 것 같더라고요. 처음에는 필수적인 것만 구비하면 될 것 같아요.”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찬찬히 자신들의 색을 담은 집을 만들어가는 것. 앞으로 함께할 시간이 많은 부부의 여유롭고도 현명한 계획이다.
위치 서울시
가족 구성원 아기가 있는 30대 부부
직업 사업가
주거 형태 아파트
면적 115㎡
Items
써보니 유달리 좋았다는 정재엽, 심지영 부부의 신혼 아이템 베스트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