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둘러싸인 경기도 외곽에 다양한 색을 사용해 생동감을 부여한 집이 있다. 디자이너와 집주인의 합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사례다.
흔하게 볼 수 있는 미니멀과 모던 스타일이 지겨워질 즈 음, 패턴과 컬러감이 강렬한 벽지와 오브제, 그림 그리고 가정집에는 잘 쓰이지 않는 금속 소재까지 적절하게 어우러진 집을 찾았다. 비슷한 취향을 지닌 디자이너와 집주인이 만나 그들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보여줬다. 여주에 위치한 161㎡의 이 집은 부부와 고등학생 딸, 초등학생 아들이 사는 네 식구의 보금자리다. 여주에서의 두 번째 집으로 올해 8월에 전체 레노베이션을 거쳐 새롭게 인테리어를 했다.
구조를 완전히 뒤집어 10년 된 아파트에서는 볼 수 없는 새로운 구조를 만든 것. 몰딩을 없애고 화려하고 고급스러운 유럽 벽지와 알록달록한 소품과 그림들로 디테일을 더했고 화이트, 우드, 그레이 톤 등 차분한 색감의 가구를 사용해 전체적인 컬러 밸런스를 맞췄다.
워낙 화려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안주인은 꾸밈 바이의 조희선 대표에게 인테리어 설계부터 전반적인 스타일링 컨설팅을 의뢰했다. 집주인의 취향과 조희선 대표의 스타일이 딱 맞아떨어져 서로에게 만족스러운 집 으로 완성했다. 20년 경력의 조희선 대표는 2015년 이후 3년 만에 직접 디렉팅을 맡은 집으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며 “얼핏 보면 컬러가 많아 보이지만 기본적인 색상의 가구에 화려한 패턴과 색감의 오브제를 적절 히 섞어 컬러 그루핑이 돋보이는 집이에요. 손쉽게 바꿀 수 있는 소품에 컬러감을 부여해 시간이 지나서 분위기를 바꾸고 싶을 때 전체적으로 손을 대지 않아도 또 다른 분위기를 만들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이 집에 들어서자마자 집주인이 원했던 방향을 한눈에 읽을 수 있었다. 문을 열었을 때의 첫 느낌은 럭셔리하고 화려하길 원했던 안주인의 바 람을 반영해 블랙&화이트에 노란색을 더해 산뜻하면서도 활기 차다 .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벤치와 수납공간을 마련해 활용성은 물론 디자인 적으로도 만족스러운 입구를 완성했다. 입구를 지나자마자 보이는 딸 의 방은 핑크와 그린, 아들 방은 블루와 옐로 등 서로 대비되는 컬러를 사용해 집의 전체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포인트를 줬다.
조희선 대표가 언급했던 ‘컬러 그루핑’의 조화는 거실에서도 엿볼 수 있 었다. 조희선 대표와 가구 브랜드 자코모와의 협업을 통해 디자인한 모 듈형 소파 위에 다양한 크기와 컬러, 패턴이 돋보이는 쿠션을 올리고 블 루 컬러의 커튼을 달아 색깔이 지겨워질 즈음에는 언제든지 변화를 줄 수 있도록 했다. 거실 맞은편 다이닝 공간은 그린과 우드가 지배했다 . 프랑스 벽지 브랜드 엘리티스의 펄감이 들어간 그린 벽지를 시공하고 화려한 샹들리에를 달아 고급스럽고 독특한 분위기의 공간을 만들었 다. 부부 침실 역시 화려함으로 무장했는데, 기존에 사용하던 리클라이 닝 침대가 있어 따로 헤드보드를 제작하기보다 패턴이 강한 벽지를 활 용해 부족함을 채웠다. 조선희 대표는 “10년 가까이 된 아파트라서 거실 에서 바로 화장실이 보이는 구조였어요. 침실로 들어가기 전 금색 중문을 달아 그 안쪽으로 침실과 부부 화장실 그리고 안주인이 사용하는 파 우더룸을 만들어 오롯이 부부만 사용하는 ‘부부 존’으로 만들었어요”라 고 설명했다.
이 집은 아이들 방에서 주방을 바라봤을 때, 부부 존으로 이어지는 중문 을 열어둬 거실에서 안쪽을 바라봤을 때 등 각 공간마다 패턴과 색감이 적절히 믹스&매치되었으며 다양한 각도에서 봤을 때 색다른 재미를 선 사한다. 주방의 금색 문틀과 부부 방 입구의 금색 중문, 금속 소재의 노 먼 시계 등 한곳만 봤을 때는 각기 다른 컬러 포인트가 있지만, 전체적 으로는 소재에 통일성을 두어 색감, 패턴, 소재의 조화를 엿볼 수 있는 집이다.
DESIGNER’S COMMENT
인테리어 디자이너 조희선은 인테리어 회사 꾸밈 by의 대표이자 콘텐츠 큐레이터, 전시 디렉터, 방송인 그리고 신한대학교 공간디자인학과 특임교수다.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시작해 다양한 영역에서 자신만의 독보적인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작업을 보면 ‘조희선 스타일’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