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린과 파트리스는 오스망 시대에 지어진 자신들의 아파트를 어떠한 한계도 두지 않고 자유롭게 꾸몄다. 단색과 화려한 프린트를 과감하게 사용해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이게 뭐예요? 너무 정신이 없잖아요.” 파트리스와 카린이 열다섯 살인 쌍둥이 아들 앙투안과 발랑탱에게 새 아파트를 위해 고른 색상을 보여주자 아이들은 믿겨지지 않았다. 벽과 바닥 사이의 굽도리 와 창틀을 검은색으로 칠하고 현관을 블루로 꾸미고 서재를 레오퍼드 패턴 의 벽지로 마감하다니! 그렇지만 새 아파트의 인테리어에 개성을 부여하기 위해 두 부부는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항상 이렇게 마음이 잘 맞지는 않았 어요. 이전에 살던 집에서는 어떤 컬러의 톤을 사용할지 싸우다가 하마터면 이혼할 뻔했다니까요”라고 카린이 말했다. 이렇게 독특한 취향을 갖게 된 데에는 데커레이터인 그의 친구 피에르 브리농 때문이다. 부부는 세 아이에 게 각자의 방을 마련해주기 위해 더 넓은 집을 찾다가 210의 이 집을 찾았다. 클래식한 스타일이지만 곡선으로 이뤄진 감각적인 현관과 아주 넓은 거 실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들은 집 전체를 다시 페인트칠하고 다소 과한 벽지를 붙이기도 하고, 몰딩과 대비되도록 굽도리를 부각시켜 이 집을 자신 들의 스타일로 만들었다. 그리고 새 가구를 들였다. “카나페를 제외하고 전 에 살았던 아파트에서 가져온 것은 하나도 없어요.” 그들이 새로 관심을 둔 것은 1950년대 가구다. 그들의 친구 파스칼 게랭이 파리에서 운영하는 가구 쇼룸, 어 터치 오브 디자인 A Touch of Design에서 원하는 가구를 발견했 다. “가면 갈수록 거장들의 작품을 찾게 되더라고요. 점점 더 보는 눈이 높 아지는 거죠.” 발랑탱과 앙투안도 마침내 부모님의 의견에 동조하게 되었 다. 친구들한테 “와우!”라는 감탄사를 들은 뒤부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