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그리던 우리 집

꿈에 그리던 우리 집

꿈에 그리던 우리 집

뒷마당에는 고라니가 찾아오고 창을 통해 사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는 운치 있는 단독주택을 만났다. 부부와 세 남매가 살고 있는 이 집은 나만의 집을 꿈꾸는 이들에게 좋은 자극이 될 듯하다.

 

 

고양이, 원목, 고양이,인테리어

현관의 왼쪽에 자리한 아내의 공방. 한복 디자이너 겸 보자기 작업을 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심혈을 기울여 공간을 마련했다. 창가에 있는 고양이 구름이와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이 한 폭의 그림 같다.

 

독특하고 개성 강한 인테리어가 유행이지만, 집은 번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과 시간이 흘러도 질리지 않는 인테리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용인시 수지구에 위치한 이 집은 ‘우리만의 집’을 오래도록 꿈꿔온 송지헌, 이혜민 씨 부부가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 완성한 첫 번째 단독주택이다. 남편의 직장 발령으로 강원도 동해에서 4년간 생활한 이들은 더 늦기 전에 단독주택에서 살아보겠다는 결심을 했다. 남편은 지금도 동해에서 생활하고 있어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지만, 아내와 아이들만이라도 서울에서 가까운 경기도권에서 살기로 결심하게 된 계기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아이의 교육문제가 가장 컸다.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동해에서 살았기 때문인지 번잡한 서울은 썩 내키지 않았다. 생활의 편의성은 물론 만족할 만한 자연 경관도 함께할 수 있는 곳을 수소문하다 죽전동의 주택 빌리지를 선택했다. 까다롭게 고른 땅인 만큼 가족 모두를 만족시키는 집을 짓고 싶었다. 이미 지어진 집을 구입하고 리모델링을 하는 방법도 고려해봤지만 이왕 주택에 살기로 한 이상 집 짓기부터 시작해보겠다는 남편의 결심은 확고했다. 이들 부부는 8살과 6살 아들, 3살 막내딸 그리고 고양이 구름이가 함께 뛰놀 수 있는 마당을 가진 주택을 머릿속에 그리고 있었다.

 

원목, 공방, 인테리어, 선반

바닥과 가구, 소품까지 원목으로 통일했다. 공방의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는 원목 선반은 남편이 직접 만들었다. 그 위에 부부가 결혼 전부터 모은 소품을 진열했다.

 

인테리어, 거실, 소파, 의자

아이용 의자와 소파가 마주 보고 있는 아늑한 거실. 음악을 즐겨 듣는 부부는 거실 벽면 상단에 스피커를 매립했다.

 

이 집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남편과 아내가 직접 설계부터 실내 인테리어 시공까지 도맡아 진행했기 때문. 문득 인테리어 업계에 종사하는 건 아닌지 궁금했다. “전혀 아니에요. 남편은 평범한 회사원이에요. 공대 출신인데 워낙 만드는 것을 좋아해서 평소에도 작은 가구들은 뚝딱뚝딱 만들곤 했어요. 이곳은 3년 전에 계약해두었던 땅이죠.작년부터 공사를 시작해 올해 6월에 입주했으니까 대략 5~6개월이 걸렸네요. 저희가 원하는 주택을 몇 가지 구상하고 주말마다 올라와서 공부를 하고 수정도 하며 완성했어요. 물론 전문적인 부분은 공사를 담당한 실장님의 힘을 빌렸고요.” 아내가 설명했다. 지하 차고와 마당, 지상 2층 구조의 이 집은 총면적까지 더하면 231㎡이지만 내부의 실평수는 165㎡ 남짓이다. 마루와 창틀, 계단, 문, 가구부터 작은 소품에 이르기까지 원목으로 통일해 창밖으로 보이는 자연경관과 썩 잘 어우러지며, 큰 창을 통해 들어오는 충분한 채광도 이 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드는 데 한몫했다. 현관을 기점으로 왼쪽으로는 한복 디자이너 겸 보자기 작업을 하는 아내를 위한 공방을 만들었고, 답답한 것을 싫어하는 부부는 소리가 울릴 만큼 천고를 최대한 높게 시공했다.

 

복도, 채광, 원목

방과 연결된 복도에는 창이 많아 볕이 잘 든다.

 

계단, 인테리어, 고양이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고양이 구름이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다.

 

아이, 2층인테리어

이사한 지 얼마 안 돼 정리가 덜된 놀이방과 다락방은 아직 어린아이들이 요를 깔고 자유롭게 잠을 자거나 놀이를 한다.

 

놀이방, 원목, 장난감

세 남매를 위한 놀이 공간. 작고 아늑한 공간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해 인디언 텐트와 다양한 원목 장난감으로 꾸몄다.

 

이 집에서 가장 공을 들인 곳은 단연 주방이다. “거실보다 주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주방 뒤 수납장에도 책이나 스케치북 등 아이들 물건을 넣어두니 필요할 때마다 손쉽게 꺼낼 수 있어서 좋아요. 저는 무엇보다 아이들이 집 안 구석구석 다니면서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었으면 했어요.저도 남편도 요리를 좋아해서 우리 부부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요.” 2층 오른쪽으로는 아이들 놀이방과 많은 아이들의 로망인 다락방이 있고, 왼쪽으로는 욕실과 안방이 자리한다. “밤이 되면 모두 2층으로 올라가 놀고 그러다 안방에서 다 같이 자기도 해요.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침실을 따로 만들지 않았지만, 앞으로 큰아이의 침실은 마련해주려고요.” 이 집으로 이사하기 전 아내는 동네가 한적하고, 단독주택이다 보니 또래 아이들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을 했다. 하지만 그런 우려와 달리 다둥이를 둔 가정이 많아 아이들이 서로서로 편하게 드나들며 함께 어울리고, 이웃끼리의 관계도 원만하다고 말했다. 이혜민 씨는 단독주택을 꿈꾸는 다른 다둥이 가족 역시 그 꿈을 이룰 수 있기를 응원한다고 전했다. 가을과 겨울이 지나고 활짝 핀 벚꽃으로 가득할 이 집의 봄날이 그려졌다.

 

주방인테리어, 로렌, 조명

요리를 즐기는 아내와 남편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자 세 아이들과도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주방. 나무와 라탄 소재를 다루는 국내 브랜드 로렌의 앙증맞은 우드 펜던트 조명을 어렵게 구했다.

 

주방

주방에도 역시 큰 창을 내 답답함을 덜어냈다.

 

안방, 놀이방, 2층인테리어

안방에서 아이들 놀이방 쪽으로 바라본 복도. 주로 밤이 되면 아이들과 2층으로 올라가 시간을 보낸다.

 

공원, 마당, 채광, 고양이, 인테리어

주방 맞은편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작은 마당. 뒤편으로 공원이 있어 사계절의 변화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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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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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 밖은 위험해

담요 밖은 위험해

담요 밖은 위험해

쌀쌀한 날씨에 저절로 몸이 움츠려진다. 침대에서도, 소파에서도, 의자에서도, 어디에서나 편안하고 따뜻하게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효과까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담요들.

 

자라홈

가로 세로가 번갈아 교차되어 짜임새가 촘촘한 것이 특징인 플레인 위브 마감의 아크릴 소재 ‘플레인 위브 셔닐 담요’는 자라 홈 Zara Home 제품으로 자라 홈에서 판매. 3만 9천원.

담요 추천

애스닉한 패턴과 감각적인 컬러배식이 돋보이는 담요로 공간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아이템. 니트 소재로 보온성까지 더했다. 마틸라 Maatila Living Design 제품으로 마틸라에서 판매. 6만 8천원.

 

니트 담요

보기만 해도 저절로 포근해지는 듯한 멜란지 컬러의 케이블 니트 담요. 자라 홈 Zara Home의 지속 가능한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 Join Life 컬렉션. 자라 홈에서 판매. 17만 9천원.

 

체크 담요

울 혼방 소재로 체크 패턴이 매력적인 담요. 넉넉한 사이즈로 침대 또는 소파 위에 멋스럽게 흐트러뜨려 인테리어 효과를 주기에도 좋다. 비엔 아파트먼트 501 bien apartment501 제품으로 더블유컨셉에서 판매. 8만 6천원.

 

무릎 담요

기하학적인 패턴에 컬러 조화가 눈을 사로잡는다. 스웨덴어로 HOME을 의미하는 햄 HEM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24만원.

 

이불 담요

담요 추천

부드러운 코튼 소재에 와플 텍스처가 포인트. 모서리 부분의 태슬 장식이 멋스럽다. 에치앤엠홈H&M Home 제품으로 에치앤홈에서 판매. 3만 4천원.

 

이불 담요

블랙, 화이트의 굵직한 플라워 패턴이 매력적인 울 소재의 담요는 마리메꼬 Marimekko의 ‘Unikko Blanket’. 르위켄에서 판매. 29만 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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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ll of COZINESS

full of COZI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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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암동에 위치한 손명희씨의 집은 머무르고 싶은 편안함으로 가득했다.

 

거실 서랍장

손잡이의 디테일이 돋보이는 구니오만의 하이보드 빈티지 캐비닛을 중심으로 파란색 패브릭 소파와 르 코르뷔지에의 LC2 소파를 놓았다. 볼드한 느낌의 로버트 하우스만 조명은 2주 전 도착한 것이다.

 

인터뷰가 끝났지만 쉽사리 일어날 수 없었다. 좋은 소파의 힘이 아니다. 집도 사람도 너무 편안해서 그랬다. 사람을 자꾸 방심하게 하는 힘이 있는 집이었다. 아이보리 톤의 벽과오래된 나무 바닥 그리고집 안 곳곳에 놓인 빈티지 가구와 싱그러운 식물까지. 그 모든 것이 ‘편안함’이라는 동일한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모두 인테리어 스타일링 회사 라이크라이크홈을 운영하는 손명희 씨의 솜씨다. 그녀는 지난 6월 남편, 4살짜리 아이와 함께 돈암동 아파트로 거처를 옮겼다. 191m²(58평)라는 계획에 없던 넓은 평수의 아파트였지만 순식간에 마음을 정했다고 한다. “이사까지 서른 곳 넘는 집을 봤어요. 그런데 여기는 보자마자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아, 조금만 손보면 원하는 스타일로 고칠 수 있겠다.” 전셋집이라 공사는 영리하게 최소화했다. 벽지와 걸레받이를 밝은 색으로 바꿔 공간을 넓어 보이게 했고, 오래된 붙박이장은 가벽을 세우거나 문짝만 바꿔 변화를 주었다. 오랜 시간을 품은 나무 바닥과 몰딩, 인터폰 같은 기존의 것은 그냥 두었다. 특유의 자연스러운 느낌이 갖고 있던 가구들과 잘 어우러졌기 때문이다.

 

라이크라이크홈

실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손명희 씨.

 

시스템장

벽에 걸린 로얄 시스템은 오랫동안 고민해서 색다르게 배치했다. 모든 물건이 무심히 놓여 있지만, 그래서 더욱 자연스럽다.

 

“빈티지 가구를 좋아해서 많이 갖고 있어요. 그런데 자꾸 사다보니 특별한 포인트에 시선이 가더라고요. 이 캐비닛도 보세요. 다리가 무척 특이하죠?” 손명희 대표가 입구에 놓인 케이스 브라크만 Cees Braakman의 가구를 가리키며 눈을 반짝였다. 신기한 일이다. 으레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고가의 가구를 두지 않는다. 망가질 것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는 무엇이 중요한 지를 생각했다고 했다. “예민함을 내려놓기로 했어요. 흠집이 나는 것도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잖아요. 그리고 가구 때문에 아이를 훈육하면 주객이 전도되는 것 같더라고요.” 대신 아이의 방을 마련해 장난감같은 개인 물건을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야기를 나누던 거실 테이블에도 아이의 장난감 집이 튀어나와 있었지만, 이 정도는 괜찮다며 해맑게 웃었다.

 

이케아 조명

아이 방에 있던 붙박이장은 문짝만 새로 달아 비용을 절감했다. 천장에 달린 조명은 이케아의 1980년대 빈티지 제품이다.

 

아이방 꾸미기

책장 역시 그녀가 예전에 사용하던 빈티지다. 아이 방에도 좋은 가구를 아낌없이 두었다.

 

그렇다면 손명희씨가 가장 공을 들인 공간은 어디일까. 직업상 클라이언트의 요구에서 빗겨나 시도해보고 싶은 것도 많았을 것 같았다. 그녀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주방을 가리켰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직접 제작했다는 원목 싱크대. 독특한 원형 손잡이와 가구에서나 쓰일법한 중첩같은 것이 사소하지만 특별하게 느껴졌다. “대학에서 서양미술을 전공하고 푸드 스타일리스트 일을 했어요. 인테리어로 직종을 변경했는데 아무래도 주방에 대한 시공 의뢰가 많이 들어오더라고요. 동선도 넓게 써보면서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어요.” 그 때문에 주방의 벽을 터서 어디에서나 들어 올 수 있도록 순환형 구조를 만들었다. 홈 카페와 식사용 도구를 각각 한켠에 정리해두어 효율성도 높였다. 무심코 겪을 수 있는 사소한 불편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이렇게 동선을 고려한 것은 부엌뿐만이 아니다. “드레스룸도 동선을 생각해서 배치했어요. 오래된 집이다 보니, 안방은 과하게 넓고 현관 입구에 있는 방은 너무 작았거든요. 그래서 안방에있는 붙박이장에 가벽을 만들어 입지 않는 계절 옷을 보관하고, 자주 입는 옷은 현관 입구에 있는 작은 방에 넣어두었어요. 외출하고 돌아와서 바로 옷을 갈아입고 손질할 수 있도록 말이죠.” 편안함이라는 분위기를 만드는 과정은 생각 외로 많은 것이 고려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사람을 생각하는 따듯한 마음이 있지 않을까. 가을비가 추적댔지만, 그녀의 집은 왠지 사시사철 봄날일 것만 같았다.

 

주방 인테리어

밥솥 위로 한곳에 모여있는 식기가 눈에 띈다. 맞은편에는 홈 카페 도구를 모아놓아 동선을 최소화했다.

 

나무 싱크대

싱크대는 독특한 스타일의 중첩, 문고리를 달아 만들었다.

 

다이닝 룸

주방과 다이닝 공간은 손명희 씨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아이가 노는 모습을 막힘없이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과 대화를 나누며 가족이 소통할 수 있는 집의 중심이기도 하다. 대리석 테이블 뒤에 놓인 한국적인 느낌의 작품은 서윤정 작가의 것.

 

나무 수납장

케이스 브라크만의 캐비닛은 다리 디자인이 독특하다.

 

서재 인테리어

서재는 박물관 큐레이터인 남편과 인테리어 일을 하는 아내에게 꼭 필요한 공간이다.

 

침실 인테리어

드레스룸

우드톤의 빈티지 가구로 꾸민 안방. 예전부터 있던 붙박이장 앞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나눈 뒤 드레스룸으로 활용하고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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