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한 고급스러움을 담은 복층 공간

편안한 고급스러움을 담은 복층 공간

편안한 고급스러움을 담은 복층 공간

고급스러운 분위기 속에 아늑함과 자연스러움이 공존하는 청담동의 복층 빌라.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리듬감 있는 천장과 크고 넓은 창을 만들었다. 여기에 아트 작품까지 더하니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다.

 

청담동 복층 빌라, 복층 인테리어, 아트 워크, 스타스키 브리네스

거실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창과 부엌에 걸린 스타스키 브리네스의 그림 작품, 그 옆 창문에서 들어오는 채광이 집을 한껏 아늑하게 만든다.

 

원목 그레이, 현관 스타일링

밝은 실내 인테리어와 달리 원목과 그레이 톤으로 은은한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현관 입구.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주택은 한적해서 좋지만 가끔 불편함이 뒤따른다. 반대로 현대식으로 지어진 깨끗한 새 아파트는 획일화된 구조로 지루함을 안길 수 있다. 그런데 전원주택과 아파트가 주는 장점만을 취합해 집주인의 취향을 여실히 담아낸 집을 만났다. 바로 PR 대행사 온피알 박윤정 대표의 집이다. 집 밖을 나서면 청담동의 명품 거리가 즐비한 동시에 강원도 어딘가의 한적한 자연 풍광이 펼쳐지기도 하는 이 집은 두 가지 매력이 공존하고 있다. 이 집은 고급 주택을 설계한 경험이 많은 디자인에이쓰리의 한광현 실장이 집주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완전히 뜯어고쳤다. “중간 계단만 제외하고 모든 구조가 바뀌었다고 보면 돼요. 50년 넘은 오래된 빌라였기 때문에 함부로 건드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어요. 구조를 세밀하게 검토한 후 철거를 진행했고 재설계를 시작했죠.” 거의 재건축 수준의 공사가 들어간 셈이다. 한광현 실장은 “이 빌라 자체가 가지고 있는 풍광을 살리고 싶었어요. 저 역시 청담동 한복판에 이렇게 숲으로 둘러싸인 아지트 같은 집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죠. 우선 가장 먼저 주변의 자연 풍광을 살려야겠다는 것이 주된 목표였고 집의 분위기는 기본적으로 고객이 원하는 화이트 베이스에 모던한 원목 마루를 깔았어요”라고 말했다.

 

e15, 원목 다이닝 테이블, 놀 체어, 보치 펜던트 조명, 거실 다이닝 공간 인테리어

e15의 원목 다이닝 테이블과 놀 체어, 보치의 펜던트 조명으로 완성한 다이닝 겸 거실.

 

하이엔드 스피커, 매지코, 흡음 패널, 벽면 스타일링 인테리어

미국의 하이엔드 스피커 브랜드 매지코의 스피커. 소리를 잡아주는 흡음 패널이 마치 작품 같다.

 

설계부터 완공에 이르기까지 작년 여름 내내 힘들게 완성한 프로젝트였지만 그만큼 보람도 컸다. “오래된 빌라지만 무엇보다 주변에 나무가 많은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채광을 우선시해달라고 실장님께 요청했는데 아주 잘 반영해주었어요. 1층에서 2층으로, 2층에서 3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는 계단이 꺾이는 곳마다 큰 창과 작품을 활용해 포인트를 주었죠.” 박윤정 대표가 덧붙였다. 이 집은 거실 풍경이 독특하다. 커다란 소파가 거실 한가운데 자리하는 평범한 거실 모습과 달리 길고 너른 다이닝 테이블과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 “저는 손님들이 방문했을 때 소파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것보다 테이블에 앉아 와인을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해요. 그래서 과감히 거실에 테이블을 두고 소파는 다락 층에 두어 쉴 수 있도록 했어요.” 그녀의 설명이다. 이 집은 원체 층고가 낮아 천장에 심혈을 기울인 케이스다. “이 집의 단점 중 하나가 굉장히 낮은 층고예요. 높이 2m 30cm 정도로 성인이 팔을 들었을 때 쉽게 닿을 수 있을 만큼 낮고 플랫해요. 공사 시 에어컨을 위한 공간도 확보해야 했고 상당히 많은 변수가 뒤따랐지만 살릴 곳은 살리고 장소에 따라 낮출 곳은 낮추면서 리듬감을 부여했어요”라며 한광현 실장이 설명했다.

 

아톰 피규어, 허명욱, 이우환 그림, 포인트 소품, 키덜트

허명욱 작가의 아톰 피규어와 이우환의 그림으로 장식한 2층 복도.

 

안방으로 들어가는 복도 천장은 단차를 줘 리듬감을 부여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길목에도 역시 커다란 창문을 만들었다.

 

2층 안방으로 가는 복도의 천장 역시 계단식으로 단차를 줘 경쾌한 느낌이며, 침실은 낮은 층고를 살려 감싸안은 듯 아늑하다. 집 안 곳곳을 살펴보니 쉽사리 집주인 박윤정 대표의 취미를 알 수 있었다. 거실 한 벽면을 가득 메운 오디오 시스템과 와인냉장고, 곳곳에 있는 그림 작품 그리고 안방만큼이나 크게 자리 잡은 2층 트레이닝룸 등 그녀에게 집은 바쁜 일상에서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는 요소다. 물론 뛰어난 안목만으로도 고급스럽고 멋있는 집을 가질 수는 있지만,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내 집’이 무엇인지, 어느 공간에서 내가 편안함을 느끼는지, 세월이 지나도 질리지 않는 집은 어떤 모습인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주방 인테리어, 슈퍼 미러, 냄새 방지

가정집 주방에서는 사용하기 까다로운 슈퍼 미러 소재를 과감히 사용했다. 안쪽으로 보조 주방을 만들어 냄새가 새어나올 걱정이 없다.

 

침실 테라스, 이국적 인테리어, 침실 스타일링

낮은 천장으로 침실이 갖추어야 할 최상의 아늑함을 선사한다. 테라스로 나가면 마치 이국적인 도시에 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화이트 톤 대리석, 모던 욕실 인테리어

화이트 대리석으로 마감해 모던한 욕실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트레이닝룸, 무지주 계단

매일 아침 2시간 정도 운동을 즐기는 박윤정 대표를 위해 마련한 트레이닝룸. 벽에 붙어 있는 무지주 계단으로 답답함을 덜어냈다

 

게스트룸, 소파, 다락방 활용 스타일 인테리어

게스트룸으로 사용하는 3층 다락방. 일을 하거나 소파에서 휴식을 취하곤 한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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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와 딸을 위한 집

아내와 딸을 위한 집

아내와 딸을 위한 집

아내와 딸들에게 특별한 집을 선물하고 싶었던 아빠의 마음이 담긴 패시브 하우스. 에너지 효율을 고려한 이 집은 누구도 소외되지 않은 집 안 곳곳이 인상적이다.

 

주방 인테리어, 풍광, 불탑 주방 캐비닛 가구

양쪽으로 유리창이 있어 빛이 잘 드는 주방. 불탑 주방 캐비닛은 와인잔부터 접시, 가전제품 등을 깔끔하게 보관할 수 있으며 문을 닫으면 가구처럼 보인다.

 

앞마당 사이드 정원

앞마당만큼이나 신경 쓴 사이드 정원. 조명도 군데 군데 설치돼 있어 밤에 더욱 운치를 더한다.

 

부부와 딸 3명 그리고 반려견이 함께 사는 이 패시브 하우스에는 아빠의 마음이 담겨 있다. 아파트에 살던 건축주는 가장으로서 가족들한테 고마운 마음을 집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아내와 딸들과 함께 즐겁고 편안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으로 땅을 구입했고 집을 짓는 데 꼬박 1년이 걸렸다. 패시브 하우스는 에너지 효율을 최우선으로 고려했기에 여름에는 덜 덥고, 겨울에는 덜 춥다. 이를 위해서는 첨단 기술이 적용된 환기 장치와 특화된 섀시 등이 필요하다. 건축비가 많이 올라간다는 단점이 있지만 이 집에 사는 내내 쾌적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이 집은 각 구성원의 취향과 스타일을 적극 존중했다. 주방은 원래 보조 주방, 아일랜드, 다이닝 공간 등으로 세분화할 예정이었지만 아내의 요구로 도중에 하나로 시원하게 트인 주방으로 바뀌었다. “안쪽에서 음식을 해서 바깥으로 내는 깔끔한 주방을 생각했는데, 막상 답답할 것 같더라고요. 내부 인테리어를 맡은 프로젝트와이제이 김윤지 실장님의 제안으로 불탑 주방을 설치해 일자형으로 만들었어요. 제사 때 손님들이 모이면 예전과 달리 남자들도 서랍에서 물건을 꺼내기도 하고, 주방 일도 쉽게 돕게 되더군요. 참 잘한 선택인 것 같아요.” 아내는 일자형 주방 덕분에 모두가 주방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며 만족해했다.

 

거실 인테리어, 모로소 소파 암체어, 나니마르퀴나 러그, 목재 피아노

건축주가 직접 고른 모로소의 소파와 암체어, 나니마르퀴나 러그로 꾸민 거실. 가구는 대부분 이사하면서 새로 샀지만 피아노는 그대로 가져왔다. 피아노 옆의 공간은 세탁실이다.

 

자동문, 개방감 있는 인테리어, 채광

건축주의 독특한 성향을 볼 수 있는 문. 주방과 거실 사이의 문을 자동문으로 만들고 후드 높이에 맞춰 자연스러운 그러데이션 효과를 주었다. 적당한 개방감을 느낄 수 있는 아이디어다.

 

두 개의 침대를 나란히 붙인 부부 침실. 건축주는 창문이 많은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방마다 창문을 만들지 않았다. 침실 역시 창문이 없어서 밝지는 않지만 잠을 자기에는 아늑한 분위기다.

 

하지만 이 주방의 포인트는 옆 창에서도 아름다운 조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다. 보통 단독주택을 짓게 되면 앞마당에 신경을 많이 쓰는데 이 집은 주방에서 보이는 사이드 정원의 조경에도 정성을 쏟았다. 자작나무가 보이는 정원 덕분에 주방이 한층 더 운치 있다. 마당에 아낌없이 투자를 해서 거실은 일반적인 단독주택에 비해 작은 것이 특징이다. “건축주가 처음에 이야기했던 것 중 하나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같은 집, 동화 같은 집이었어요. 그래서 방마다 컨셉트가 다르고, 계단과 단차가 유독 많죠. 마치 집을 모험하듯 말이에요.” 김윤지 실장은 독특한 취향을 지닌 건축주 덕분에 재미있는 요소를 많이 담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넓은 거실 대신 가족이 모여서 쉴 수 있는 홈시어터 공간 겸 서재를 지하에 만들었다. 아이들에겐 영화관 같은 최고의 놀이 공간으로 어떤 층간 소음도 신경 쓰지 않고 생생한 사운드로 영화를 볼 수 있다.

 

욕실 인테리어, 색감 조화 스타일링

아내의 취향을 반영한 욕실. 가족이 사용하는 2층 욕실로 푸른색과 벽돌색의 조화가 산뜻하다.

 

앞마당 울타리 인테리어, 소파 리빙템

거실 소파에서 바라본 앞마당. 조경 업체를 따로 두어 작업했을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으며 울타리마저도 시각적으로 가장 자연스러운 디자인을 골랐다.

 

패시브 하우스 섀시

패시브 하우스의 특성상 투박한 섀시를 사용하지만 노란빛이 감도는 외부 마감재와 이질감 없이 잘 어우러진다. 실내 환기가 자체적으로 가능해 창문의 크기 역시 일반적인 집에 비해 작다.

 

1층과 지하가 공용 공간이라면 2층의 주인공은 세 딸의 방이다. 대학생인 두 딸과 아직 초등학생인 막내의 방에는 개개인의 성격이 묻어난다. 독립적이고 미니멀리즘을 지향하는 첫째의 방에는 집 속의 집처럼 화장실도 달려 있고, 녹색을 좋아하는 둘째의 방은 키덜트 성향을 반영해 나선형 계단으로 올라가는 다락이 있다. 막내의 방은 서쪽으로 창문이 있지만 복층 구조와 그래픽 벽지로 개방적인 느낌과 아기자기함을 더했다. 하지만 2층의 백미는 긴 복도 끝에 있는 창문이다. 자작나무를 볼 수 있는 창문으로 그 앞에 놓인 작은 소파와 어우러져 감성적인 공간이 됐다. 건축주가 딸을 위해 부탁한 곳으로 아빠의 사랑이 묻어나는 코너이기도 하다.

 

풍광 인테리어, 조망, 2층 인테리어

2층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너. 긴 창을 통해 보이는 자작나무 한 그루와 간이 소파가 어우러진 공간으로 아빠가 딸을 위해 특별히 의뢰했다.

 

심플 인테리어, 독립적이고 간결한 세련된 인테리어

독립적이고 간결한 것을 좋아하는 큰딸의 방.

 

나선형 계단, 다락방

키덜트 성향의 둘째딸 방에는 다락으로 올라가는 나선형 계단이 있다.

 

서쪽에 창문이 있다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막내의 방은 복층 구조로 개방적인 요소를 강조했다. 드로잉 패턴의 벽지를 포인트로 발라 초등학생 방의 귀여운 면모도 엿볼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의 특성상 그렇기도 하고, 건축주가 집에 창문이 많은 것을 꺼려해 집 전체의 창문 개수는 많지 않지만 복도 창문이나 주방처럼 꼭 필요한 곳에 만들어진 창문에서 세심함을 느낄 수 있다. “패시브 하우스를 짓는 바람에 환기 장치도 넣어야 하고 전용 섀시를 사용해야 해서 천고도 낮아지고 곳곳에 투박한 느낌도 있어요. 하지만 정말 무더운 여름날에도 실내 온도가 28℃를 넘지 않더군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아요. 또 집을 지으면서 저와 남편, 딸들의 바람이 듬뿍 반영된 것 같아요.” 이사한 지 두 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내의 말에서 벌써부터 집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아빠의 사랑과 바람이 담긴 이 패시브 하우스에는 가족 간의 사랑도 그만큼 오랫동안 머물 것이다.

 

홈시어터, 지하 문화 공간, 서재 놀이방 영화

지하에 만든 홈 시어터. 건축주의 서재이자 가족이 모두 함께 영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명절이 되면 아이들에게 최고의 놀이방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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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안종환(A&Stud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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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한 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럭셔리한 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럭셔리한 집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

평범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대단한 것이 있다. 기본을 지키면서 최상의 퀄리티로 완성된 이 집도 그렇다. 외부의 풍경과 실내 분위기가 조화를 이루는 용인의 타운하우스는 최고의 자재, 훌륭한 마감을 적용해 6성급 호텔 못지않은 공간으로 완성되었다.

 

통유리 거실 인테리어 뱅앤올룹슨 스피커 펜던트 조명

숲속의 산장을 연상시키는 거실. 창밖으로 나무들이 내는 다채로운 색감을 감상하기 좋은 장소다. 밝은 브라운 컬러와 화이트로 전체 분위기를 화사하게 꾸미고 뱅앤올룹슨 스피커, 피터 줌토르가 디자인한 펜던트 조명 등으로 곳곳에 블랙을 첨가해 톤이 지루하지 않게 연출했다.

 

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용인의 한 타운하우스 단지에서 외국에서나 볼 법한 집을 만났다. 전원주택 못지않은 자연을 누릴 수 있는 주변 환경, 계단 아래로 펼쳐지는 거실과 주방의 구조도 특별하지만 구석구석 눈에 거슬리지 않은 수려한 마감으로 공간의 품격을 높였다. 독특하고 개성 있는 가구로 스타일링하기보다 기본에 충실하고 세밀한 요소에 공을 들이는 데 집중한 이 집은 고급 주택의 표본으로 삼을 만하다.

 

부엌 주방 인테리어 나무장 다이닝룸

부엌 주방 인테리어 브라운 회색 톤 주방가구 모노톤 인테리어

거실에서 바라본 주방은 짙은 브라운과 회색으로 차분하게 잡아줬다. 주방 가구는 이탈리아 브랜드 모듈노바 Modulnova, 냉장고와 오븐, 와인냉장고는 모두 가게나우 Gaggenau 제품. 식탁은 리마데시오, 식탁 의자는 PP 뫼블러의 미니멀 체어.

 

유명 건축가가 설계하면서 화제를 모았던 이 타운하우스는 외관과 구조가 훌륭했던 것에 반해 내부 마감재가 아쉬웠다. 그래서 새집이지만 미련 없이 전부 고치기로 결심했다. “모든 것은 문에서 시작했어요. 손잡이나 바꿔볼까 했는데 마음에 드는 게 없더라고요. 그러다 이탈리아 브랜드 리마데시오 Rimadesio의 문을 봤는데 너무 좋은 거예요. 여기에 맞춰 이것저것 바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집 전체를 고치게 되었죠.” 집주인이 말했다. 이 집은 청담동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사업가가 혼자 살고 있다. 창을 따라 산과 나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과 ㄷ자로 방이 줄지어 있는 구조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그는 이 집을 잘 고치면 해외의 고급 주택 못지않은 멋진 집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집 안 어떤 공간도 흐트러진 데 없이 빼어난 집, 시각적으로 예민한 자신의 눈높이에 맞춘 이상적인 집을 떠올렸다. 그간 고급 아파트를 다녀보니 ‘고급’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나뭇결을 구현한 필름지, 대리석 무늬의 타일 등 진짜 소재를 대체한 인공 재료가 사용되어 못마땅했다. 그래서 정말 좋은 소재를 선별해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최고급 주택을 실현하기로 마음먹고, 지인의 소개로 폴리토 Polito의 이수현 실장을 찾아갔다.

 

컬러 인테리어 그림액자 그림 월행잉

운동룸의 문을 열면 마주하는 장면. 활기찬 느낌을 내기 위해 문 안쪽을 그리니시 옐로 컬러를 선택했고, 화려한 색감의 그림을 걸었다.

 

거실 인테리어 최영욱 작가 그림 벽난로

거실에서 방으로 올라가는 작은 계단. 집주인은 이 구조가 마음에 들어 이 집을 선택했다. 벽면에 걸어놓은 달항아리 그림은 최영욱 작가의 작품. 실내가 금세 훈훈해지는 벽난로는 플라니카 제품.

 

뱅앤올룹슨 스피커, 한스 베그너 라운지 의자 CH25, 칼한센앤선 테이블 CH417

미닫이문으로 침실과 연결된 서재 공간. 벽면에는 우리나라의 산을 그린 회화 작품을 걸어 바깥의 풍경과 연결되도록 했다. 빨간색 스피커는 뱅앤올룹슨, 한스 베그너가 디자인한 라운지 의자 ‘CH25’와 커피 테이블 ‘CH417’은 칼 한센 앤 선 제품.

 

그녀는 80평 규모의 넓은 공간을 싱글남이 혼자 살기에 최적화된 구조로 탈바꿈시켰다. 방 3개를 터서 침실, 드레스룸, 욕실이 이어지도록 했고 미닫이문으로 서재와 침실을 분리해 필요할 때마다 여닫으면서 사용할 수 있게 설계했다. 아무리 평수가 넓어도 화장실이 늘 좁았던 게 싫었다는 집주인의 의견을 반영해 방 하나를 없애고 욕실을 건식으로 크게 만들었다. 눈에 거슬리는 변기와 샤워기는 각각 부스를 만들어 분리하고 풍경이 내려다보이는 자리에 하얀색 욕조를 설치했다. “클라이언트가 완벽을 추구하다 보니 몇 번이고 수정을 거듭하게 되었어요. 결국 공사 기간만 1년 반이 걸렸죠. 천장 조명의 위치도 다섯 번 정도 뜯었다 붙였고, 리마데시오 문도 시공하는 데 꽤나 애를 먹었어요. 이 문은 일반적인 나무 소재가 아닌 알루미늄 소재로 속 프레임도 따로 있어 정석대로 시공하려면 매우 까다롭거든요.” 이수현 실장이 공사하면서 느꼈던 애로 사항을 털어놨다. 거실과 주방의 층고는 공사를 하면서 위를 높여 3m, 다른 방은 층고가 2.6m라서 그 크기에 맞춰 문을 따로 주문했다. 그래서 문이 바닥부터 천장까지 시원하고 길게 뻗어 있다. 문 바깥쪽은 모두 화이트 톤이지만 세탁실, 운동룸, 서재 등 각 방의 성격에 따라 안쪽 문의 색상을 옐로, 그린 등으로 다르게 선택했다. 이 집에는 무심코 지나칠 만한 이런 숨은 디테일이 정말 많다.

 

패브릭 체어, 풍경 좋은 인테리어

폭신한 패브릭으로 마감된 PP 뫼블러의 ‘파파 베어 Papa Bear’ 체어는 착석감이 좋아서 만족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폴트로나 프라우 침대, 에르메스 벽지, 침실 인테리어

가죽으로 마감한 폴트로나 프라우 침대와 에르메스 벽지로 아늑하게 꾸민 침실. 잠을 잘 때만 들어가기 때문에 꼭 필요한 물건만 두었다.

 

대리석 마감을 할 때 최고급 호텔에서나 쓸 법한 레진 메지를 사용하느라 시공비가 상당히 들었고, 침실에서 드레스룸을 지나 욕실로 향하는 복도 벽은 일반 페인트가 아닌 스타코로 마감해 시멘트 벽 같은 느낌이다. 벽에는 걸레받이 몰딩을 없애고 마이너스 몰딩을 시공했는데, 거실로 향하는 작은 계단에서는 몰딩이 아예 사라지다 뱅앤올룹슨 오디오와 TV가 설치된 자리부터 슬며시 다시 등장한다. 공간에 오래 머물고 직접 사용하는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이다. 집주인은 무엇보다 다양한 톤을 적절히 조율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다. 컬러칩이나 컴퓨터 모니터로 볼 때는 어울리는 색상이 실제 보면 조화롭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수현 실장은 이럴 때마다 좋은 결정을 내려줬다. 거실은 흰색 벽에 베이지 톤 원목 마루를 사용하고, 주방은 짙은 브라운과 그레이 컬러를 선택했다. 그리고 식탁 위에 걸어놓은 피터 줌토르의 펜던트 조명, 새로 설치한 에탄올 난로, 뱅앤올룹슨 스피커로 검은색을 더했다. 뉴트럴한 톤이 전체 분위기를 이끌지만 곳곳에 검은색을 첨가해 공간에 율동감을 부여했다. 이수현 실장은 “주거 공간은 디자이너가 목소리를 내는 것보다 고객의 취향을 맞춰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인테리어 디자이너, 회사의 스타일을 복제하기보다 집주인의 취향을 존중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욕실 인테리어 아가페 욕조

이탈리아 욕실 브랜드 아가페의 커다란 욕조가 놓인 욕실. 창밖을 보면서 피로를 풀 수 있는 공간이다.

 

에르메스 접시, 주전자, 주방 기구

이사하면서 구입한 에르메스의 접시와 주전자, 잔은 구강청결제를 담아두고 가글을 할 때 사용한다.

 

필라테스 운동룸 전신거울

벽면에 거울을 배치하고 필라테스 기구를 설치한 운동룸.

 

그녀가 북돋워준 덕분일까. 자동차, 구두, 시계 등 럭셔리한 물건에 조예가 깊은 집주인의 관심은 이제 집이라는 공간으로 향해 있다. “까시나의 LC 소파는 비율이 정말 예쁘죠. 등받이가 낮아서 창을 가리지 않고 풍경을 살릴 수 있더군요. 침실에 둔 PP 뫼블러의 발렛 체어는 여인의 등이 생각나게 하는 형태감이 너무 우아하죠.” 새로 구입한 가구에 대해 하나하나 설명하는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그는 단지 비싼 것보다 만든 이의 노고가 들어간 것을 더 가치 있게 여긴다. 그가 생각하는 럭셔리는 시계의 끝판왕이라는 파텍 필립처럼 기본을 지키면서 비율과 마감, 정밀도를 최상으로 올리는 것이었고, 이 집을 통해 이상향을 이뤄냈다.

 

파텍 필립 시계 악세사리 수납용 소품

드레스룸 인테리어

집주인이 애정을 갖고 모으는 고급 시계와 구두 컬렉션. 특히 구두는 현관의 대리석 선반에 진열해놓고 매일 감상한다.

 

드레스룸 인테리어 칼 한센 앤 선 카레 클린트 의자

침실에서 욕실로 향하는 복도에 자리한 드레스룸. 유리 미닫이문과 드레스룸 가구는 모두 리마데시오 제품. 의자는 카레 클린트가 디자인한 것으로 칼 한센 앤 선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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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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