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터스튜디오가 여섯 번째로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을 부산 수영구에 오픈했다. 수도권을 벗어나 오픈한 첫 사례다. 와이어를 생산했던 옛 고려제강의 철강공장 부지에 세워진 복합 문화 공간인 F1963과 맞닿아 있는 현대모터스튜디오는 원오원 아키텍츠의 건축가 최욱이 설계를 맡았다. ‘사람을 움직이는 수단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공간으로’라는 비전을 지닌 현대모터스튜디오는 F1963과 함께 지어졌다고 해도 무방할 만큼 주변 환경과 어우러진다. 건축가 최욱은 이곳에서 열린 ‘디자이너스 테이블 마스터스’ 강연에서 먼저 한국의 미감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한국의 미감은 일본의 것과는 달라요. 각자의 힘을 줄이면서 섞이기보다는 병치되고 독주를 하죠. 하지만 전체를 바라보면 한데 어우러져 있어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도 이런 한국적인 요소를 닮았죠. 소재는 자동차를 생산하는 현대와 고려제강을 상징하는 철을 사용했지만 기둥을 제외하고 최대한 비운 아래층이나 주변 풍경을 오히려 주인공으로 만드는 건축 디자인 등에서 한국적인 미학을 발견할 수 있어요.” 건축 자체가 곧 작품처럼 느껴지는 현대모터스튜디오 1층은 필로티 형태로 LED 크리에이티브 월을 설치해 디지털 미디어 작품을 감상할 수 있으며, 전시 공간인 2층은 현대자동차만의 디자인 철학과 미래지향성을 반영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3층과 4층은 휴식 공간과 레스토랑 등 클래스를 비롯해 방문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뤄져 있다. 자동차를 생산하는 회사에서 만든 스튜디오이지만 정작 자동차는 볼 수 없었고, 오직 건축과 진행하는 전시를 통해 현대자동차의 철학과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 최욱 건축가는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의 외관에 고려제강의 DNA를 엿볼 수 있는 거대한 와이어 구조를 설계했고, 사이니지 역시 자동차 경주에서 사용되는 깃발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또 내부에서 위를 올려다보면 주행도로처럼 시원하게 뻗어 있는 천장에서도 자동차와의 연관성을 느낄 수 있었다. 폐자재를 적극 활용해서 지은 건물이라는 점도 더 나은 미래를 그려보게 한다. 큰 한옥을 둘러보려면 대문을 지나서도 계속 작은 문을 통과해야 하듯 현대모터스튜디오 부산 역시 1층부터 수평으로 이동하면서 또 다른 미감을 느낄 수 있다. 마치 미래의 자동차를 미리 타본 것 같은 그런 기분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