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함이 스며든 네 가족의 집

삶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네 가족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집

삶에 변화를 불러일으킨 네 가족의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집

화이트와 나무로 꾸며 따스한 온기가 느껴지는 집을 만났다. 부부의 라이프스타일과 아이의 성장에 따라 앞으로도 계속해서 변화할
이 집에서 네 가족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간다.

베란다와 거실 뒤쪽의 작은 방을 확장해 거실이 한층 넓어졌다. 덕분에 아이들은 엄마 아빠와 같은 공간에서 그림을 그리거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온 가족이 모여 시간을 보내는 거실. 가구를 최소화해 아이들이 자유롭게 뛰놀 수 있다.

 

6살 큰 아이와 3살 작은 딸아이의 모습.

 

아장아장 걸어다니는 어린아이를 마주한 게 얼마만인지. 귀여움으로 무장한 3살과 6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한 판교의 어느 집문을 두드렸다. 부부와 어린 두 자매가 단란하게 살고 있는 145m²의 집은 이들 가족의 세 번째 집이다. 그간 별도의 인테리어 공사를 해본 적이 없는 아내는 평소 눈여겨봤던 인테리어 디자인 스튜디오 샐러드 보울에 전반적인 리모델링을 의뢰했다. “평소 샐러드 보울의 스타일을 좋아했어요. 언젠가 인테리어를 하게 되면 이곳에 맡겨야겠다고 싶었죠”라며 아내가 입을 열었다. 화이트와 우드를 이용해 간결하면서도 꾸미지 않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샐러드 보울만의 독보적인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던 아내는 자신의 집 역시 색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샐러드 보울의 의견을 적극 수용했다. “이 집을 리모델링하기 전에 똑같은 타입의 아파트를 두어 달 전에 진행했어요. 그런데 그분과는 성향이 다른 이번 클라이언트는 우드 베이스에 좀 더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을 원하셨어요. 디자인을 할 때 저희가 추구하는 방향과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니즈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노력했어요.” 샐러드 보울의 김영지 디렉터가 말했다. 아직 어린 두 자녀를 둔 이들 부부에게는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공간이 가장 중요했으며, 이는 베란다와 작은 방의 확장공사로 이어졌다. “이 집에서 가장 큰 구조 변경은 베란다와 작은 방을 거실로 확장한거예요. 사실 방 하나를 줄인다는것은 되돌리기 힘든 부분이라 고민이 컸지만 최종적으로 거실이 넓어지면서 온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어 만족스러워하세요.” 김영지 디렉터의 설명처럼 부부는 소파에 앉아 책을 읽거나 TV를 보고, 아이들은 소파 뒤에 마련한 낮은 테이블에서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낸다고 한다.

 

주방 가구는 샐러드보울에서 자체 제작했다. 주방의 붙박이장 안으로 팬트리를 만들어 각종 테이블웨어와 커피 머신 등을 수납했다.

 

현관 복도에 자리한 세탁실. 반투명 유리문을 달아 시각적 답답함을 덜어냈다.

 

요리할 때도 거실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오픈 주방으로 시공했다.

 

소파는 B&B이탈리아, 다이닝 테이블은 놀, 의자는 구비에서 구입했다. 벽에는 배세진 작가의 작품을 걸었다.

 

아내는 가족이 각자의 공간에 흩어져 있어도 분리되는 느낌없이 한 공간에 있다는 생각이 들어 정말 만족한다고 말했다. 또 한가지 중요했던 점은 바로 수납공간. 보통 세탁실은 욕실 안쪽처럼 깊숙한 곳에 자리하기 마련인데, 이 집은 현관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복도에 세탁실이 자리하고 있다. 주방 안쪽으로는 넉넉한 팬트리가, 거실을 지나 안방으 로 가는 길목에도 작은 창고방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건 저의 개인적인 경험이기도 한데, 저 역시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수납해야 할 물건의 제자리가 있는 것이 정말 중요하더라고요. 아이가 있는 가정은 집 안을 깔끔하게 유지하는 게 힘들어 수납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지저분한 물건을 어떻게 하면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컸어요” 라며 김영지 디렉터가 설명했다. 구조 변경과 베란다를 확장함에 따라 베란다에 수납해야 하는 물건을 둘 공간이 사라지면서 곳곳의 자투리 공간을 찾아 수납을 위한 창고를 만들었다.

 

 

화이트&우드로 시공한 부부의 침실. 아직 어린 막내딸은 부부와 함께 잔다.

 

많은 책을 수납하기 위해 현관앞에 서재를 꾸몄다. 하지만 언젠가는 둘째 아이를 위해 내줄 예정이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에 맞게 구조를 변경하면서 부부의 삶에 변화가 찾아온 것처럼 아내는 아이의 행동에도 변화가 있었다고 말했다. “큰애가 6살인데, 이 나이쯤이면 조금씩 자기 방을 갖고 싶어하잖아요. 그래서 나름 아이의 취향을 반영해서 방을 꾸며주고자 했어요. 책상과 침대의 색상을 아이가 선택하게 했거든요. 직접 골랐기 때문인지 이 집으로 이사하면서 바로 수면 독립을 했어요. 방에 애착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이 집이 제일 좋대요(웃음).” 현재 서재로 사용 중인 방은 언젠가는 둘째 아이를 위한 방으로 꾸며줄 계획이다. 가끔은 솔직한 아이들의 말이 가장 옳다고 하지 않나. 집이 가져온 작은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행동에서 큰 변화가 생길 만큼 집이라는 존재가 지닌 힘의 크기를 가늠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큰아이가 침대와 책상 등의 색상을 직접 선택했다. 덕분에 방에 애착이 생겼으며, 이곳으로 이사한 후 수면 독립을 했다고 한다. 아이 방의 가구는 스페이스로직에서 구입.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TAGS
TROPICAL FEVER

프랑스 남서부에 자리한 이색적 풍경의 안식처

프랑스 남서부에 자리한 이색적 풍경의 안식처

프랑스 남서부의 게타리와 비다르 사이에 지은 이 집은 풍성한 녹음을 자랑하며 이국적인 나무들이 자라는 정원을 마주한다. 천국 같은 분위기의 집으로 초대한다.

실내이면서 실외인 거실. 창과 문은 안과 밖의 경계를 지우기 위해 벽 속에 넣었다. 카나페 ‘보호 Boho’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검은색과 흰색 쿠션은 엘리티스 Elitis. 다른 쿠션은 발랑티나 오요 Valentina Hoyos. 태피스트리 ‘웰빙 Wellbeing’은 일 크로포드 Ilse Crawford가 나니 마르키나 Nani Marquina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나무와 가죽으로 된 의자 ‘트레 Tre’는 아가페카사 Agapecasa. 그림은 파블로 엘리자가 Pablo Elizaga의 작품.

 

 

발리를 정말 좋아하는 수카는 이 섬을 연상시키는 돌로 수영장을 마감하고 싶었다. 선베드는 블래밍크 Vlaemynck. 나무 테이블과 벤치는 수카가 발리에서 구입.

 

한여름에도 아무도 방해하지 않는 게타리 Ghethary 와 비다르 Bidart 사이에 시원한 안식처가 자리한다. 이 지역의 돌로 쌓아올린 이 집은 종려나무, 유카등의 열대나무가 자라고 극락조가 사는 정원을 둘러싸며 L자모양으로 지어졌다. 이집의 주인공은 바로 정원이다. “수카는 집이 소박하고 눈에 띄지 않기를 바랐어요. 자연이라는 데커레이션에 묻힌 것처럼요”라며 이번 프로젝트를 진두 지휘한 실내 건축가 델핀 카레르가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게타리에서 살아온 수카는 이 곳의 땅에 대해 잘 알았고 오랫동안 온실을 가꾸었다. 그가 온실에서 키운 꽃은 전국적으로 유명했다. 원예에도 열정적인 그는 이곳의 전통을 이어나가게 만들고 싶었다. 그의 취미가 원예가 아니더라도 이국적인 나무들은 그의 모국인 콜롬비아와 그가 특별히 애정을 갖는 동남아시아의 식물을 떠올리게한다. “수카는 낮은 벽에 큰 창구멍을 뚫고 식물 지붕을 얹어달라고 했어요.” 운좋게도 지형에 따라 이 집은 주변의 다른 건물보다 낮은 땅에 지어졌고 그 덕분에 아늑하고 자연 풍경에 동화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었다. 외부를 연장한 것처럼 만든 실내에는 나무, 메탈, 양모같은 가공하지 않은 소재를 주로 사용했다. 그리고 흰색으로 마감한 벽은 정원의 풍성한 녹색 앞에서 사라진다. 집에서 보이지는 않더라도 아주 가까이 있는 바다를 어디에서나 느낄 수 있다.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는 세상 끝에 있다는 기분을 불러일으킨다.

 

 

이 집의 다른 창처럼 이 창도 실내로 정원을 끌어들이기 위해 벽 속에 박혀있다. 벽난로는 칼파이어 Kalfire. 의자 ‘T54’는 데 파도바 De Podova. 플로어 조명은 넨도 Nendo가 와스트베르그 Wastberg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푸프와 검은색 쿠션, 태피스트리는 나니 마르키나.

 

 

수카는 이 벤치를 발리에서 가져왔다. 쿠션은 발랑티나 오요. 안쪽의 벽 가구는 델핀 카레르가 디자인했다. 돌 위에 세운 거울과 벽거울은 엠 뉘앙스 M Nuance. 검은색 푸프는 자나 Zanat..

 

 

등나무를 엮어 만든 의자‘T54’는 데 파도바. 둥근 테이블 ‘네라 스툴 Nera Stool’은 자나 Zanat.

 

 

수카는 이 긴 나무 테이블을 발리에서 제작해 가져왔다. 의자 ‘118’은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Sebastian Herkner 디자인으로 토넷 Thonet. 암체어 ‘킴블 윈저 Kimble Windsor’는 데 라 에스파다 De la Espada. 꽃병 ‘마리 Marie’는 세락스 Serax. 펜던트 조명 ‘레스피로 Respiro’는 DCW 에디션 DCW Editions. 델핀 카레르가 디자인한 선반 위에 있는 작은 잔들은 자나. 그릇은 세락스.

 

 

샤워기는 퐁트알타 Fontealta. 벤치는 발리에서 가져온 것. 쿠션은 발랑티나 오요.

 

 

테이블과 벤치는 발리에서 가져왔다. 앞에 보이는 꽃병 ‘마리’는 세락스. 펜던트 조명 ‘레스피로’는 DCW 에디션

 

 

거실은 정원으로 완전히 열려 있다. 카나페 ‘보호’는 메종 드 바캉스. 흰색과 검은색 쿠션은 엘리티스. 나머지 쿠션은 발랑티나 오요. 낮은 테이블 ‘플뤼토 Pluto’는 타치니 Tacchini. 조각 ‘르 큐브 Le Cube’는 루카스 카스텍스 Lucas Castex. 태피스트리 ‘웰빙’은 일 크로포드가 나니 마르키나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나무와 가죽으로 된 의자 ‘트레’는 아가페카사. 그림은 파블로 엘리자가 작품. 나무 벤치 ‘온다 Onda’는 호제 잘주핀 Jorge Zalszupin 디자인으로 벼룩시장에서 구입. 플로어 조명 ‘플로어 램프 9602 Floor Lamp 9602’는 구비 Gubi. 왼쪽에 있는 양모 푸프 ‘트레 페르시안 Tres Persian’은 나니 마르키나. 등나무 암체어 ‘T54’는 데 파도바. 태피스트리 ‘로상주 Losanges’은 부흘렉 Bouroullec 형제가 나니 마르키나를 위해 디자인한 제품. 검은색 벤치는 자나.

 

 

창을 활용해 밝게 만든 욕실. 원형의 세면볼 ‘오벨라 Ovella’는 리호 Riho. 수전은 트렘 Treemme. 욕실 수건은 메종 드 바캉스.

 

 

욕조 ‘오발 Oval’은 리호. 수전은 트렘. 펜던트 조명 ‘퀴뉘 Qinu’는 사모드 Sammode.

 

 

전망 좋은 침실. 침대보는 AM. PM. 담요는 발랑티나 오요. 검은색 테두리를 두른 흰색 쿠션은 메종 드 바캉스. 벽 조명 ‘망티 Mantis’는 DCW 에디션.

 

 

시멘트처럼 레진을 바른 벽이 소박한 느낌을 주는 부엌. 테이블은 발리에서 제작했다. 의자 ‘118’은 세바스티안 헤르크너 디자인으로 토넷. 꽃병 ‘마리’는 세락스. 펜던트 조명 ‘레스피로’는 DCW 에디션. 안쪽의 조리대 위에 있는 네온은 다스 스튜디오 Das Studio.

CREDIT

에디터

TAGS
비로소, 우리의 집

디자이너의 감각과 가족들의 시간을 간직한 집

디자이너의 감각과 가족들의 시간을 간직한 집

집은 시간을 가두는 곳이라 했던가. 서로가 좋아하는 것으로 하나하나 집을 채워나간 부부는 함께했던 여행의 추억,
마주하는 현재의 시간 그리고 앞으로 맞이할 내일처럼 오로지 가족을 위한 시간이 머무를 수 있는 준비를 마쳤다.

너른 창을 통해 가득 햇살이 들어오는 거실. 뒤편으로 아치형 입구를 통해 주방이 보인다.

 

거실에서 복도까지 흐르는 듯한 느낌을 주는 템바 보드를 설치했다.

 

집을 꾸리는 일이란 결국 온전히 자신을 이해해나가는 과정과 뜻을 함께 하는 것이지 않을까. 집 안 분위기를 좌우하는 벽의 색, 직접 발에 닿는 바닥재 등 사소한 것 하나 하나에서도 그곳에서 살아가는 매일의 생활 루틴과 취향 그리고 확고한 기준이 정확히 배어 있어야 하니 말이다. 이를 자칫 간과했다가는 나를 위한 집이 아닌, 집에 맞춰진 내가 돼버릴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니 많은 이들의 공간을 구현하는 디자이너라면 피부에 스민 듯 이에 대한 중요성이 자연히 몸에 익을 수밖에 없다. 20여 년간 디자이너로 활동해온 비 디자인 랩 B Design LAB의 백길현 소장은 자신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지 잘 알고 있다. 1950~60년대 이탈리아 영화와 그 시절에 유행했던 미드센트리풍의 디자인을 좋아했던 그와 아내는 몇 년 전, 정자동에 위치한 198㎡대 주상 복합으로 거처를 옮기면서 누군가가 아닌 오로지 자신들을 위한 집을 꾸리기로 결심했다.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클라이언트의 니즈와 취향을 파악하고, 그것에 맞춰진 공간을 만들어왔잖아요. 저희 집만큼은 오로지 나와 가족이 원하는 것으로만 가득 채우고 싶었어요. 아내와 아이가 저를 믿어주기도 했죠. 제가 둘의 스타일을 아는 만큼, 그들도 저를 잘 알고 있으니까요.” 백길현 소장이 새로운 집을 구상하면서 가장 먼저 떠올린 것은 부부가 함께 떠났던 프랑스 남부로의 여행이었다.

“여행지에 가면 익숙한 것도 새롭게 느껴지잖아요. 길거리를 지나던 사람이 입었던 나풀거리는 노란 원피스를 본 적이 있는데, 그곳을 떠올릴 때마다 그 원피스나 도시의 색감이 기억에 남더라고요. 그때 머릿속에 남아 있던 추억의 조각을 이곳에 입혀보는 것이 좋겠다 생각했죠.” 추억의 흔적은 다이닝룸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거실에 위치하는 템바 보드와 연결되는 듯한 대리석 아일랜드가 놓인 주방

 

옐로 컬러로 마감한 데다 옆으로 난 창의 햇빛과 식물이 함께 어우러지니 따스함이 감도는 공간이 완성되었다. 이곳에 함께 놓인 대리석 상판의 테이블과 아일랜드는 백길현 소장이 직접 제작했는데, 흔히 상판용으로 쓰이는 소재가 아니지만 금을 연상시키는 크랙이 마음에 들어서 이를 활용해 두 개의 가구를 제작했던 것이다. 그 옆에 마련된 주방은 아내의 취향이 십분 드러난다. 이사할 당시만 해도 오래전에 지어진 아파트라 주방이 협소한 것이 내내 신경 쓰였지만, 세라믹 공방을 운영하는 아내의 취향이 오롯이 반영돼 지금까지 모으거나 직접 제작한 테이블 웨어가 진열장과 싱크대 주변의 선반을 가득 메우고 있어 한층 아이코닉하다. 싱크대 하부장 역시 백길현 소장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주방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아치형으로 난 입구다. 아치를 구현하기 위해 그는 기존의 벽에 별도로 두꺼운 가벽을 입힐 만큼 심혈을 기울였다.

 

안방에 놓인 클래식한 느낌의 협탁 겸 수납장과 러그.

 

이케아에서 구매한 진열장과 주방 선반에 놓인 다양한 테이블웨어는 세라믹 공방을 운영하는 아내의 취향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대목이다.

 

쎄덱에서 구매한 빈티지한 블루 컬러 수납장. 그 위에 놓인 아이템 역시 아내의 취향이 반영됐다.

 

진한 그린 타일과 골드의 조화가 인상적인 화장실 겸 욕실.

 

이렇게 완성한 클래식한 입구는 거실과 주방을 명확히 분리하는 역할은 물론, 다이닝 테이블에 앉아 입구를 바라볼 때 아치의 내부가 그림처럼 보일 수 있게 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아치 사이로 보이는 거실의 앤티크한 블루 컬러 수납함과 드레스룸으로 난 복도의 딥 그린 컬러가 주방의 옐로와 묘한 합을 이루도록 의도했기 때문. 시공 과정을 거치면서 수차례 머릿속에 그려볼 만큼 색의 조화에 정성을 쏟았던 결과물이다. 덕분에 식사하는 시간이 꽤 늘어날 만큼 가족과 함께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백길현 소장이 덧붙였다. 아치를 통해서도 일부 짐작할 수 있듯 보다 다양한 컬러가 자리한 거실은 커다란 창을 통해 넓게 들어오는 채광과 시원한 개방감이 돋보인다. 이 같은 인상은 구조 변경에서부터 비롯된 것이기도 하다. 별도의 구조 변경을 하지는 않았지만 기존의 거실과 복도를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중문은 철거했는데, 그 결과 한층 유기적인 구조를 완성할 수 있었다.

 

다양한 물건에서 백길현 소장의 취미와 그가 가족과 함께 쌓아온 시간의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주방에서 바라본 거실과 복도 전경. 시야에 보이는 삼색의 절묘한 조화는 백길현 소장이 의도한 것이다.

 

비교적 낮고 진한 톤의 외부와 달리 산뜻한 베이비 핑크 컬러가 인상적인 욕실.

 

이와 함께 TV가 걸려 있는 우드 톤의 템바 보드를 복도까지 길게 이어지도록 설치해 거실이 연결된 듯한 인상을 강하게 전달한다. “집을 보면 호불호가 갈릴 만한 요소가 상당히 많아요. 색상이라든지, 복도까지 길게 난 템바 보드 그리고 드레스룸과 현관 입구, 심지어 주방에 만든 아치 같은 것들이요. 사실, 동료들은 말리기도 했어요. 보통 집에 적용하는 요소는 아니니까요. 그래도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요. 누군가의 취향을 떠나 이 집에 사는 사람이 최고로 만족할 수 있다면, 최선의 선택이라고 생각했어요. 일탈이라면 일탈이랄까요?(웃음)”

이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전 집에서는 제대로 어우러지지 못했던 오래전부터 가지고 있었던 가구나 소품이 신기할 만큼 제자리를 찾은 것 같다는 부부는 현재의 일상을 만끽하고 있는 것 같았다. 물론 살다 보면 집에 대한 자잘한 불만이나 개선점이 보이기 마련일 테지만, 집에 대한 부부의 애정이 각별했다. 우스갯소리로 아이 다음으로 마음에 드는 것이 이 집이라고 표현할 만큼. “아내와 함께했던 추억의 흔적, 한없이 어리게만 보였던 자식이 더더욱 커가는 모습, 가족 모두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건강하게 살아갈 미래의 순간까지 우리가 사랑하는 이 집에 모두 자리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요. 그저 시간을 계속 담아내고 있는 중이죠.”

 

대리석 상판 테이블은 백길현 소장이 직접 제작한 것이다. 중심을 잡아주는 테이블로 한결 안정적인 다이닝 공간이 되었다.

 

옐로 톤으로 마감한 주방과 헤링본 마루가 좋은 합을 이룬다. 옆에 둔 식물은 최근 아내가 구매한 것.

 

 

현관을 열자마자 빈티지한 수납장과 아치형 현관이 만들어낸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