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작가 이혜민, 사소한 것들에 말 걸다

오래된 천과 석고붕대, 쓰다 남은 매니큐어 등 버려지는 것을 소재로 작업하는 이혜민 작가. 사소함에서 특별함으로, 조연에서 주연으로, 하찮은 것들을 관심과 애정으로 어루만져 예술 작품으로 치환시키는 그녀는 낮은 곳에서 희망을 찾아내는 힘이 있는 작가다.



이혜민 작가의 작업실. 레스토랑이 앞다투어 들어서고 온갖 명품 브랜드숍이 즐비한 삭막한 청담동 번화가에 위치하지만 작가에겐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문을 여니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필로우 시리즈를 천장부터 설치한 풍경이 시선을 압도한다.

작업실에 조용히 앉아 조각조각의 천을 손수 꿰맬 때면 가슴속에 훈풍이 일었다. 천을 연결해 작은 베개 커버를 만들고 솜으로 속을 채워 켜켜이 쌓아 올리면 마치 오랜 시간 염원해왔던 꿈이 이루어지는 것만 같은 쾌감을 얻곤 했다. 서울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이혜민 작가는 졸업과 동시에 결혼을 했다. 시댁에 들어가 살았고 집안 가풍을 익히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기 때문에 당시에는 개인 작업을 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작가의 꿈을 포기하고 전업주부로 전향할 것을 권유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이혜민 작가는 작가의 길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짬이 날 때면 누추하지만 혼자만의 공간에 찾아들어 작품을 구상하곤 했다. 이렇게 시작하게 된 것이 버려지거나 낡은 천을 활용해 작은 베개를 만들어 새로운 설치 구조물을 완성하는 ‘필로우 시리즈’이다. 마음이 요동칠 때면 스스로를 다독이듯 담담하게 해온 작업인데 이 작은 작업이 미술계에 작가로서 뿌리를 내리는 견고한 발판이 될 줄은 그때는 상상하지 못했다.
 

 



1 외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패치워크 천으로 소파를 커버링하고 앤티크 가구로 채워놓은 작가의 작업실. 오래된 물건에서 발하는 특유의 안락함이 느껴진다. 2,3 석고붕대를 물에 적셔 모양을 잡고 굳히기를 수십 번 반복해야 탄생하는 이혜민 작가의 화이트 섀도 시리즈.

아들과 함께 뉴욕으로 유학길에 오르면서 이혜민 작가에게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뉴욕대학교 대학원에서 비디오 아트를 전공하며 예술을 주제로 자유롭게 토론하고 실험적이고 자유분방한 전시를 감상하기 시작하니 한동한 방치됐던 작가 이혜민이 서서히 돌아오기 시작했다. “작업에 대한 열정이 넘쳐 이렇게는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을 때 가까스로 떠난 유학길이었어요. 뉴욕에서 저를 돌아보고 자아를 찾는 데만도 오랜 시간이 걸렸죠. 타지에서 남편 없이 어린아이를 돌보는 것이 버거웠지만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즐겁게 공부했습니다.” 뉴욕에서의 생활은 그녀에게 새로운 주제의 작업을 기획하고 색다른 소재를 발견하는 작가로서의 재정립의 시간을 선사했다. 낡고 오래된 것들을 워낙 좋아해 주말에는 벼룩시장을 돌며 앤티크 제품을 살펴보고 때로는 앤티크 경매에 참여하며 오래된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내는 시안 또한 키울 수 있었다. “쓸모를 잃어버려 버려지거나 방치되는 것들을 보면 안타까워요. 베개 작업에 오래된 천을 사용하는 이유가 쓸모를 잃어버린 것들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위함이죠. 하지만 어떤 것이든 물건의 생명력은 참 놀라운 것 같아요. 방치되어 있던 것이라도 애정과 사랑을 갖고 새로움을 불어넣으면 과거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죠. 그래서 저에겐 바느질하는 행위 자체가 과거와 현재, 미래의 공존이라 할 수 있어요. 쓸모를 잃어버린 오래된 것에도 미래가 있다는 것을 작업을 통해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뉴욕 생활은 이혜민 작가에게 작가로서의 다양한 기회를 열어주기 시작했다. 2001년 뉴욕의 워싱턴 스퀘어 갤러리에서 <버블>전을 개최했고, 다음 해에는 에이트 아트 코퍼레이션 갤러리에서 <필로우>전을 개최했다. 이 두 개의 전시는 작업 활동에 새로운 윤활유가 되어 사간갤러리, 브레인 팩토리, 갤러리엠 등 국내에서도 개인전을 가질 기회가 생겼고 미국에서는 보다 다양한 갤러리에서 전시를 개최하며 작가로서의 지평을 넓혀갈 수 있었다. 특히 지난해 뉴욕의 텐리 갤러리에서 개최한 <필로우 토크>전은 베개를 활용한 공간 설치 작업으로 평단의 좋은 반응을 얻었으며, 올해 3월 아트 모라에서 개최한 <화이트 섀도>전 역시 좋은 평을 얻으며 미국의 유명 미술 잡지인 <스컬프처> 11월 호에 소개되는 값진 기회를 얻었다. “<화이트 섀도>전에서는 새로운 소재인 석고붕대를 사용한 작품을 대대적으로 선보였어요. 석고붕대는 처음에는 얇고 부드럽지만 물을 묻히면 단단해지는 물성이 있어요. 여러 차례 물을 묻혔다 굳혀가며 새로운 모양을 형성해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이혜민 작가에게 있어 얇고 부드러운 석고붕대를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은 작가 스스로가 연약함에서 강건함으로 성장해가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것은 작고 연약하게 태어나 살아가는 과정을 통해 결국에는 견고해져야 하는 우리 삶의 이치와 닮아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1 석고붕대는 다친 곳을 치유하는 데 사용된다.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이 치유되고 행복해지기 바란다. 2 작가는 오래된 액자 프레임을 이용해 조형물을 만들고 채색을 입혀 하나의 조각 작품 ‘패시지 passage’를 만들었다. 항상 조연인 액자의 프레임이 주연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이다. 3 집에서는 거실에 있는 나무 테이블에서 작업을 하곤 한다. 쓰다 남은 매니큐어로 작업하는 시드 Seed 시리즈를 작업 중이다.


이혜민 작가는 지난 10월 7일 한국국제아트페어 KIAF에 참여하며 한국에서의 활동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내년 1월엔 엠갤러리에서 개인전을, 2월에는 아트스페이스 벤에서 페인팅 작가와 함께 2인전을 개최한다. 3월엔 홍콩 아트 바젤에 참여하며 6월에는 영은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그녀는 요즘 청담동의 작업실과 집을 오가며 열띤 작업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청담동 번화가의 한 건물 4층에 위치한 이혜민 작가의 아담한 작업실은 그녀의 바쁜 마음만큼이나 부지런히 돌아가고 있다. 채광 좋은 창 너머로 지인들에게 받은 천들이 한가득 쌓여 있고 작업실 곳곳에는 석고붕대와 천 조각들, 실패 꾸러미, 각종 미술 도구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기회가 기회를 낳는 것이 신기하고 감사해요. 제 작업에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주는 것만으로도 기쁠 따름이에요. 어쩌면 저는 조금 돌아왔을지도 몰라요. 그렇다고 뒤처졌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안 될 것 같으면서도 지금 이만큼 된 것처럼 앞으로 제 꿈을 펼칠 수 있는 날이 자연스럽게 찾아올 거라 믿습니다.” 오랜 여정을 거쳐 자신을 관찰하고 담금질해 스스로를 작가로 일으켜 세운 이혜민 작가. 이제 그녀에겐 새롭고 견고한 또 다른 시작이 다가오고 있다. 




1 사방이 통창이라 도시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이혜민 작가의 집 거실. 뉴욕의 벼룩시장에서 틈틈이 구입한 다양한 디자인의 의자와 테이블, 앤티크 가구 등 각기 다른 스타일로 꾸몄지만 작가의 취향으로 빚어져 자연스럽게 어우러진다. 2 깔끔한 주방. 이곳에도 작가 취향의 빛바랜 라운지 체어가 놓여 있다. 





1 작가의 필로우 시리즈와 뉴욕에서 구입한 200년 된 앤티크 체어, 서랍장으로 꾸며진 거실. 2 거실 한 켠에 설치해놓은 백남준의 작품. 작가에게 많은 영감을 선사한다. 3 작가가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작은 베개는 천을 어떻게 조합하고 빚어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작업으로 탄생한다. 





1 작가가 한 땀 한 땀 바느질해 만든 작은 베개는 천을 어떻게 조합하고 빚어내느냐에 따라 각기 다른 느낌의 작업으로 탄생한다. 2 이혜민 작가의 집에 들어서면 학창 시절에 만든 흉상과 필로우 시리즈, 패시지 시리즈와 앤티크 가구로 꾸민 아티스틱한 풍경을 마주하게된다. 정면에는 앤디 워홀의 판화 ‘마가렛 공주’가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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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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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래머러스 펭귄 유민주를 행복하게 하는 것

글래머러스 펭귄 유민주를 행복하게 하는 것

글래머러스 펭귄 유민주를 행복하게 하는 것

한남동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파티셰, 글래머러스 펭귄 유민주 대표. 피로와 우울함을 날려버리는 달콤한 케이크처럼 그녀의 집은 따뜻하고 감성적인 물건들로 채워져 있다.



1 그녀의 가방 속. 샤넬 트위드 백 안에는 에르메스 가방고리, 아스티에 드 빌라트 수첩, 에르메스 시계, 셀린 지갑, 코스메 데코르테 ‘AQMW 블랜드 블러쉬’, ‘AQMW 엘레강트 그라데이션 아이섀도’, ‘AQMW 루즈 슈프림’, ‘AQMW 글로잉 컨실러’ 등이 들어 있다.


2
코스메 데코르테 ‘AQMW 래쉬 레볼루션 아이래쉬 세럼’, ‘AQMW 에센셜 밤’, ‘AQMW 크리스탈라이즈 화이트 마스크’, ‘AQMW 데이크림’, ‘AQMW 브라이트 아이세럼’, ‘AQMW 리페어 로션’. 트레이는 비트라 제품. 토끼 오브제는 파리에 거주하는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 별 장식은 일본 키코 키즈 제품.


3
리버티 에코백은 지인이 영국 출장길에 사다준 것. ‘Italy is EATALY’ 에코백은 이탈리아 여행을 다녀온 지인의 선물. 분홍색 에코백은 프랑스의 키즈 편집숍 봉통 제품. 검은색 핸드백은 프랑스 유학 시절 구입한 셀린 제품. 베이지색 퀼팅 백은 샤넬. 노란색 클러치백은 MCM의 리미티드 에디션.
 

 

 



거실 소파에 앉아 있는 유민주 대표. 캐시미어 블랭킷과 쿠션, 동화적인 무드의 작품들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집 안에 예쁜 리빙 소품이 많은데, 어떤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따뜻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 경직되지 않고 손맛이 느껴지는 제품을 좋아해요. 그래서 귀여운 인형이나 동물 오브제를 많이 구입해요. 한남동의 짐블랑과 신사동의 코발트샵은 단골 가게예요. 예쁜 소품, 책, 인형 등을 구경하노라면 기분이 정말 좋아지거든요. 프랑스 출장길엔 그림책과 장난감을 파는 키즈 편집숍 봉통에 들러요. 그릇류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좋아해요. 섬세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거든요. 요즘 제가 가장 자주 지갑을 열게 되는 브랜드예요. 집 안을 화사하게 치장하고 싶을 때는 꽃을 구입해요. 한남동 오놈드라로즈는 세련된 컬러의 수입 꽃을 많이 사용하고 작고 귀여운 디자인부터 화려하고 풍성한 디자인까지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곳이에요. 그곳을 거의 문턱이 닳을 만큼 자주 가요.

회화 작품과 포스터도 많은데요. 예술품 앞에서는 구매욕이 강하게 발동해요. 예전에 아트 컬렉터라는 주제의 수업을 들은 이후 젊은 국내 작가들의 작은 작품을 하나 둘씩 사모으고 있어요. 가격이 높은 작품을 구입하기 전에는 미술계에 종사하는 지인들에게 자문을 구하는데, 정말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나면 반대할까봐 의논하지 않고 소신대로 구매하기도 해요. 국내 작가 중에서는 개인적으로도 친한 박성환 작가를 좋아해요. 여성적이고 몽환적이라 거실보다는 안방이나 옷장에 걸어두면 잘 어울려요. 포스터는 가격이 저렴해 자주 구매하는 편이에요. 일러스트 작품도 좋아하는데, 장 줄리엔의 일러스트는 파리의 전시장에서 직접 가져올 정도로 마음에 들었어요. 글래머러스 펭귄 매장 2층에도 한정 프린트 포스터를 걸어두었죠. 국내 일러스트 작가로는 저희와 여러 번 협업을 진행한 김지선 작가와 현재 덴마크에서 활동하는 이지은 작가를 좋아해요. 시간이 날 때마다 국내외 성실하고 재능 있는 일러스트 작가들의 SNS를 눈여겨보며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노리고(?) 있어요.


여성스러운 외모에 비해 패션 스타일은 담백해요.
파티셰라는 직업적 특성상 낮에는 최대한 편하게 입어요. 가방도 거의 에코백을 들죠. 저녁 모임이 있을 때는 좀 더 차려입지만 트렌디한 스타일을 추구하지는 않아요. 심플한 의상에 클래식한 가방을 매치하는 정도예요.

좋아하는 가방은 어떤 종류인가요? 주로 샤넬, 셀린 등 여성스럽고 단정한 브랜드를 좋아해요. 물론 주말에는 발렌시아가 같은 캐주얼한 가방도 메요. 리미티드 에디션도 몇 개 가지고 있어요. 예전에 MCM이 수공예 리미티드 에디션을 선보인 적이 있는데 그때 구입한 클러치는 화려해지고 싶은 날 포인트 아이템으로 사용해요.


피부가 정말 좋아요. 평소 관리는 어떻게 하나요?
과일과 채소를 좋아하고 비타민제도 챙겨 먹어요. 그리고 정기적으로 피부과도 다녀요. 그런데 피부과 의사로부터 평소의 스킨케어가 가장 중요하다는 조언을 들었어요. 그래서 화장품을 고르는 데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화장품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자외선 차단제는 투명하고 번들거리지 않는 SPF50/PA+++ 이상의 제품을 고르고 영양 크림은 질감과 보습력을 따져봐요. 최근에는 코스메 데코르테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어요. 모이스처 리포솜은 수분을 공급하고 리포솜 트리트먼트 리퀴드는 본연의 피부 능력을 깨우는 제품이에요. 바를 때의 느낌이 무척 좋고, 하루 종일 피부가 촉촉해서 놀랐어요.


1 코스메 데코르테의 ‘리포솜 트리트먼트 리퀴드’, ‘모이스처 리포솜’, ‘모이스처 리포솜 크림’, ‘모이스처 리포솜 아이크림’. 화병은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제품. 플라워숍 오놈드라로즈에서 만들어준 꽃다발을 꽂았다. 검은색 캔들은 미국의 매터앤홈 제품. 케이크 스탠드는 톰 딕슨 제품으로 방송인 김나영이 선물한 것.

2
귀여운 동물 소품을 좋아해서 눈에 들어오면 바로 구매한다. 새 오브제는 짐블랑에서 구입. 원숭이 오브제는 덴마크의 카이 보제슨 제품. 누워 있는 펭귄은 글래머러스 펭귄의 매니저가 선물한 것.


3
달콤한 케이크와 디저트를 만드는 그녀. 주방의 펜던트 조명은 셀레티 제품으로 달걀 판지를 재활용해 만든 친환경 아이템이다. 식탁에는 아스티에 드 빌라트를 비롯해 그녀가 좋아하는 접시들을 놓았다. 






Her Favorite
1 캔들 향초를 좋아해서 모든 방과 거실에 여러 개씩 둔다. 한 브랜드에 관심이 생기면 다양한 향을 여러 개 구매해서 기분에 따라 켜는 편이다. 2 코끼리 인형 귀여운 동물 소품을 좋아해서 눈에 띄는 것이 있으면 대부분 바로 구매한다. 3 아스티에 드 빌라트 접시 아스티에 드 빌라트는 요즘 가장 자주 지갑을 열게 되는 브랜드. 직접 사용하기에도,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브랜드다. 4 벨로코 퀸즈 가드 티 싱크대 서랍을 열어보면 수십 종류의 티로 가득하다. 아름다운 틴 케이스에 담긴 벨로코 티 아틀리에의 홍차는 그중에서도 특히 좋아하는 제품이다. 꽃차를 블렌딩해 더욱 향기롭다. 5 에스프레소 컵과 소서 평소 커피를 자주 마시지는 않지만 앙증맞은 에스프레소 컵과 소서는 자주 구입한다. 장식용이나 손님 접대용으로 사용한다. 6 아이스크림 북 아이스크림 레시피를 모은 아트 북. 파티셰로서 메뉴를 연구하고 트렌드를 읽기 위해 평소 디저트 관련 도서를 읽는 것은 필수다. 7 코스메 데코르테 모이스처 리포솜 아침과 저녁에 사용하면 하루 종일 피부가 촉촉하고 빛나는 수분 광채 에센스. 코스메 데코르테의 베스트셀러이자 1992년 발매 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8 고야드 명함 지갑 빳빳한 질감과 은은한 컬러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글래머러스 펭귄의 하늘색 명함과도 잘 어울린다. 9 프렌치 리넨 클로스 국내에서는 가격이 비싸 구입하기 망설여지는 프렌치 리넨 패브릭. 프랑스로 출장을 갈 때마다 한아름씩 사가지고 온다. 침실의 침구 역시 프렌치 리넨 제품을 사용한다. 10 돈모 브러시 긴 생머리를 관리하기 위해 브러시를 가지고 다닌다. 모발을 풍성하게 연출하는 데 용이하다. 11 제인&세르주 사진집 제인 버킨과 세르주 갱스부르의 사진을 모은 사진집. 프렌치 시크의 아이콘인 그들의 스타일과 낭만적인 삶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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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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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호당 양정은의 참맛 있는 물건

호호당 양정은의 참맛 있는 물건

호호당 양정은의 참맛 있는 물건

요리 제작소 호호당의 양정은 대표는 트렌드에 무심하고 쇼핑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참맛 있는 물건만 곁에 두는 심미안을 지녔기에 그녀의 집에는 이야깃거리가 가득하다.


 

물건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긴 시간을 나와 함께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요. 결혼 이후 이사도 몇 차례 하고, 올해 초엔 심지어 남편이 루마니아 지사로 발령이 나 많은 물건을 정리해야 했는데 그 후 소비에 보다 신중해졌어요. 가격을 떠나 10년이고, 20년이고 오래오래 곁에 두고 싶은 것을 선택하려고 노력해요. 또한 ‘내게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해요. 내 눈에 예쁘고, 내 삶에 잘 어울릴 제품은 누군가 뜯어말려도 사요. 경험상 그런 물건은 오래오래 제 곁에 있어 주더라고요.

정갈하고 야무진 선물 요리와 포장 솜씨는 어디에서 온 건가요? 엄마에게 참 많은 것을 배우며 컸어요. 뚝딱뚝딱 차려내는 근사한 식탁도 그렇고, 땅콩 한 줌을 선물해도 예쁘게 포장해 건네는 마음씨도 그렇고요. 그래서인지 나만의 주방을 가지는 순간을 늘 꿈꿨고, 요리나 설거지가 ‘일’이라기보단 ‘즐거움’이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보자기 포장은 딱히 배웠다기보단 어려서부터 많이 접하면서 자랐어요. 할머니와 아버지가 사극이나 오페라의 특수 의상을 제작하는 일을 하셨거든요. 제가 결혼할 때 엄마가 주신 보자기는 엄마가 결혼하실 때 할머니께서 손바느질로 만들어주신 것이었대요. 저 역시 아이에게 물려주려고 해요.

요리가 직업이니 그릇에 대한 관심도 남다를 것 같아요. 남대문, 반포상가, 황학동의 중고 시장과 업소용 식기 업체, 다이소 등에서 저렴하면서도 독특한 그릇을 찾아내요. 한식기는 광주요와 우일요, 이도 제품을 주로 사용하고 놋그릇은 호호당과 무형문화재 김선익의 제품을 애용해요. 여행지에 가서도 그릇과 냉장고 자석은 꼭 사는데, 그 나라나 지역의 색과 느낌이 담긴 제품을 찾아내려고 노력해요. 여행지에서 사모은 그릇들은 그 자체로 이야기가 담긴 식탁을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옷이나 액세서리 등은 어떤 기준으로 구입하나요? 영화 <러브스토리>의 주인공 제니(앨리 맥그로)처럼 10년 후, 20년 후에 다시 보아도 아름다운 스타일이 좋아요. 누군가는 지루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저는 그런 지루할 정도의 클래식함이 좋거든요. 옷이나 액세서리를 고를 땐 자연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멋이 담겨 있는지, 오래 입을 수 있는소재인지 따져봐요. 랄프로렌, 제이크루, 브룩스 브라더스를 좋아하고 소재가 좋은 유니클로와 세컨스킨 제품도 즐겨 구입해요.

평소 화장품은 어떤 것을 사용하나요? 특별히 트러블이 있는 피부가 아니어서인지 화장품을 까다롭게 고르는 편은 아니었는데, 임신 소식을 알고 나서는 되도록 순한 화장품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여러 브랜드 제품을 써보던 중 임신 축하 선물로 친구에게 다비 세트를 선물 받고 무척 만족하면서 쓰고 있어요. 특히 세럼과 크림이 정말 좋더라고요.

그 외 당신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있으면 알려주세요. 리빙 제품은 무지에서 많이 사요. 그 브랜드가 만들어내는 가치가 마음에 들어요. 무덤덤한 듯하지만 놀라울 정도로 모든 제품에 제 색이 담겨 있거든요. 스타우브도 좋아해요. 단단한 무쇠 냄비와 그릴은 실망시키는 법이 없고 100년을 사용해도 질리지 않을 것 같은 투박한 디자인도 마음에 들어요.



1 도자기 화병은 엄마가 만들어주신 것. 돈궤 안에는 결혼 때 엄마께서 챙겨주신 보자기와 양정은 대표가 어릴 때부터 입던 한복들이 들어 있다. 달력은 툴프레스 제품으로, 손으로 하나하나 찍는 레터프레스 기법으로 만들어진 것. 다식틀은 할머니께 물려받았다.
2 그녀의 찬장에는 광주요와 이도의 한식기, 호호당의 놋그릇, 선물 받았거나 국내외 벼룩시장에서 구입한 식기들이 있다.
3 대학교 1학년 때 엄마께 선물 받은 진주 목걸이, 신혼여행지였던 하와이에서 남편에게 선물 받은 나호쿠의 컬러 스톤 목걸이, 파리 여행 중 메르시에서 구입한 팔찌, 결혼반지를 비롯한 몇 가지 반지들,
결혼 전 남편과 맞춘 커플링, 시어머니께 선물 받은 진주 귀고리, 남편에게 선물 받은 프레데릭 콘스탄트 시계. 세례를 받은 뒤 엄마에게 선물 받은 목걸이.
4 화병은 지승민의 공기 제품으로 작가에게 선물 받아 더 아끼고 있다. 페퍼밀은 해외여행을 다녀온 지인에게 선물 받은 것. 피부의 항산화를 돕는 다비의 ‘비노 바디 모이스처라이저’와 ‘비노 바디 크림 샤워’. 피부를 촉촉하고 매끄럽게 가꿔준다. 디퓨저는 애프터 아워 스튜디오에서 구입했다.

 

 

 



1 일등석 크림으로 유명한 다비의 ‘르 그랑크뤼 크림’은 건조한 가을에 사용하기 좋다. ‘하이드라 글로우 미라클 로즈’ 라인은 은은한 장미 향이 일품이며 보습력도 뛰어나다. 가장 좋아하는
제품은 안티에이징 효과는 물론 심신의 안정까지 주는 편안한 향의 ‘버건디 세럼’. 테라리움은 보타라보 제품이다.
2 호호당 대표 양정은.
3 집에서도 전문 에스테틱 관리를 받는 듯한 케어를 할 수 있어 애용하는 다비의 ‘비노 모이스처라이징 페이스 마스크’, ‘버건디 티 에이지 디파이 마스크’, ‘로얄젤리 에너자이징 워밍 마스크’. 화분은 콤마플라워 제품,
새 모형 집게는 친구가 후아힌의 레츠씨 리조트에서 사다준 것이다.

 

 

 



Her Favorite

1 쿠스미 티 장 폴 고티에 에디션
지인이 유럽 출장길에 사다준 차. 여행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와 함께 건넨 티, 냉장고 자석, 책갈피 등의 기념품은 더욱 애정이 간다. 2 호야앤모어 호호 클러치백 호야앤모어에서 레터링 서비스를 진행했을 때 구입한 클러치백. 개인적으로 ‘애사심 가방’이라고 부른다. ‘HOHODANG’을 새기려다 너무 길어서 ‘HOHO’만 새겼는데 마치 웃음소리 같아 기분이 좋아지는 가방이다. 3 스타우브 냄비 작은 크기의 스타우브 냄비는 1~2인용 찜이나 솥밥을 짓기에 적당하다. 무겁긴 해도 요리를 해먹을 계획이 있는 곳에는 챙겨 간다. 4 계량스푼 계량스푼을 모으는 것이 취미인데, 차바트리의 나무 계량스푼은 그중 아끼는 제품. 5 과일 브러시 레더커 제품으로 TWL숍에서 구입했다. 6 필트의 그물 장바구니 요리가 직업이자 취미이기 때문에 장바구니는 필수. 파리 여행길에 메르시에서 구입한 필트의 그물 장바구니는 가장 아끼는 물건이다. 가볍고 예쁘기도 하지만 보기보다 정말 많이 들어간다. 7 다비 에이지 파이 버건디 티 세럼 수제 보이차 성분을 함유한 버건디 세럼은 피부 노화 완화 및 탄력 강화, 보습, 맑은 톤 유지에 도움을 준다. 용기 디자인, 향, 질감, 보습력 등 모든 것이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8 오르골과 인형 어릴 때부터 크리스마스를 정말 좋아했다. 스노볼, 트리 등 크리스마스와 연관된 제품만 봐도 기분이 좋아진다. 징글벨이 흘러나오는 오르골은 남편에게 선물 받은 것. 인형은 함께 와인 마시기를 좋아하는 우리 부부와 강아지 호당이를 생각하며 구입한 것. 9 콤마의 향초 서울 집, 루마니아 집, 호호당 매장 등에 늘 켜두는 콤마의 향초. 향이 깊고 진해서 켜두면 금세 좋은 향으로 가득 찬다. 특히 손뜨개 커버가 씌워진 제품을 좋아한다. 10 로디아의 수첩 파리 여행 중 구입한 로디아의 노트를 속지만 여섯 번 교체하며 사용 중이다. 11 카웨코의 만년필 TWL숍에서 구입한 것으로 자주색과 검은색 두 가지를 가지고 있다. 12 십자가 이악크래프트 IAAC의 도자 수업 중 만든 십자가. 손으로 직접 매만지며 만들어서 더 애착이 간다. 13 오이뮤의 캠핑용 성냥 향초를 좋아해서 성냥을 많이 쓴다. 긴 캠핑용 성냥은 향초를 거의 사용했을 때 유용하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이런 성냥을 구할 수 없어 안타까웠는데, 오이뮤에서 발견해 즐겨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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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과용 ,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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