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봉틀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재봉틀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재봉틀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봄이 오고 있다. 원단을 사서 집 안의 소품을 만들어보고 싶은 이들을 위해 세 명의 재봉틀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했다. 초보자라면, 처음 재봉틀을 접하는 이들이라면 이들의 조언에 귀를 기울일 것.


초보자에게 추천할 만한 재봉틀 

1 싱거 1306

콤팩트하고 깔끔한 디자인의 재봉틀로 직선, 지그재그, 단추 달기, 오버로크 등 기본적인 기능을 탑재해 초보자에게 안성맞춤이다. 노루발을 2단으로 올릴 수 있어 두꺼운 원단도 쉽게 바느질할 수 있고 후진 재봉이 가능해 바느질의 시작 부분과 끝 부분에 실 풀림을 방지할 수 있다. 자수 기능이 있어 톱니 커버를 활용해 아플리케와 자수도 할 수 있다. 15만원대.

2 엘나 EL 2000 

초보자를 위한 재봉틀로 강력한 메탈 보디 모터로 오랫동안 튼튼하게 사용할 수 있으며 재봉 시 소음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이다. 원터치 노루발 교체 기능, LED 조명 장치, 밑실 자동 감기 기능 등을 탑재했으며 두꺼운 원단도 쉽게 재봉할 수 있는 제품이다. 기본적으로 단춧구멍 노루발, 지퍼 노루발, 단뜨기 노루발 등 기본 액세서리를 제공한다. 24만원. 

3 주키 HZL-60HR 

자동 실꿰기 기능으로 누구든 쉽게 실을 꿸 수 있으며 HZL-H 시리즈는 시작과 끝을 보강할 수 있는 되돌려 박기 버튼이 있어서 마무리를 튼튼하게 할 수 있다. 바늘 위치에 따라 패턴의 두께를 조절할 수 있고 단추 크기에 따라 자동으로 단춧구멍을 재봉해 편리하다. 또 노루발 압력 조절이 가능해 두껍거나 얇은 원단을 쉽게 재봉할 수 있다. 69만원.   

4 부라더 미싱 XT27

다양한 장식 스티치, 단춧구멍 및 오버로크 등 총 27가지의 재봉 모양이 탑재되어 있는 전자 재봉틀. 원단의 종류, 소잉 기법에 따라 다이얼로 땀 길이, 땀 폭을 간편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LED 조명이 재봉 작업 시 눈의 피로와 착시 현상을 줄여준다. 자동 실 끼우기 장치로 빠르고 정확한 실 끼우기가 가능한 것은 물론, 자동 밑실 감기 및 커팅 기능도 탑재했다. 40만원대.  


가격도 천차만별인 재봉틀! 초보자가 구입하기 전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카메라처럼 재봉틀도 고가의 제품일수록 기능이 다양하다. 하지만 초보자가 사용하기에는 까다로운 기능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처음부터 고가의 제품을 살 필요는 없다. 초보자라면 대중적인 브랜드의 가정용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이 많이 사용하는 브랜드의 제품은 사용하다 중고로 팔기도 쉽기 때문이다. 작고 저렴한 가격의 미니 재봉틀을 구입하는 이들이 있는데, 고장이 잦고 제대로 봉제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 있으니 처음부터 일반 가정용을 구입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생소하기만 한 재봉틀 용어 중 미리 알아두면 좋은 기본 용어는? 
1 본봉 직선 박기 위주의 제품으로 우븐 소재용. 우븐은 씨실과 날실이 교차돼 제작되는 신축성이 별로 없는 소재에 적합하다. 2 오버로크와 인터로크 오버로크와 인터로크 모두 올이 풀리지 않게 가장자리를 마무리하는 방식이지만 오버로크는 제품 안쪽에, 재봉이 촘촘한 인터로크는 외부에서 보이게 마무리하는 경우가 많다. 3 커버스티치 삼봉이라고도 부른다. 소맷단과 밑단 등을 살피면 두 줄의 스티치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커버스티치다. 겉에서 보면 두 줄이지만, 안쪽은 한 줄의 오버로크로 마무리되어 신축성 있는 소재의 옷감도 늘어나거나 터지지 않게 잡아준다. 4 노루발 바늘이 오르고 내릴 때 옷감을 알맞은 무게로 눌러주는 부속품으로 정노루발, 지퍼 노루발, 말아박기 노루발 등 종류가 다양하다. 봉제 방법에 따라 노루발을 교체하면 힘을 들이지 않고 원하는 모양대로 봉제할 수 있다. 
처음부터 공업용 제품을 구입해도 될까? 재봉틀은 크게 가정용, 준공업용, 공업용으로 나눌 수 있다. 공업용으로 갈수록 기능이 세부적으로 나누어지고 생산성도 좋다. 가정용 재봉틀은 기본적인 봉제 기능 외에도 여러 가지 기능을 탑재한 제품이 많지만 공업용 재봉틀은 자수, 오버로크 등 한 가지 기능에 특화된 제품이 많다. 공업용 재봉틀은 속도도 빠르고 힘도 좋아서 재봉틀에 익숙해질 즈음 눈독을 들이게 되는데 가정에서 사용할 제품이라면 준공업용만으로도 충분하다. 공업용 재봉틀은 부피도 크고 모터로 작동되다 보니 진동과 소음이 심하다.   

재봉틀의 힘과 생산성을 측정하는 기준은? 보통 재봉틀의 속도를 말할 때 spm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이는 1분에 바늘이 몇 번 내려왔다 다시 올라가는지를 의미한다. 가정용은 800spm, 준공업용은 1600spm, 공업용은 최대 5000spm까지 가능하다. spm의 수치가 높을수록 빠르고 힘이 좋기 때문에 공업용 재봉틀로 갈수록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양을 재봉할 수 있다. 
아이들 옷이나 쿠션 등을 만들려고 한다면 어느 정도의 기능을 갖춘 제품이 좋은가? 무엇을 만들 것인지가 아니라, 어떤 소재를 주로 사용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신축성 있는 티셔츠 같은 소재를 흔히 저지, 다이마루 원단이라고 하는데, 이런 소재로 아이들 옷을 만들 때는 오버로크와 커버스티치 기능이 있는 제품을 사용해야 올이 풀리지 않는다. 면 소재처럼 우븐 소재로 앞치마나 쿠션 커버, 티타월 등을 자주 만든다면 별다른 기능 없이 본봉 제품만으로도 충분하다.  

가정용으로 추천할 만한 재봉틀의 가격대는 어느 정도인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입문자용이라면 20만~40만원 선이 적당하다. 이 정도 가격대의 제품이라면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고 스티치 종류도 여러 가지라서 가정에서 소품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다. 가정용 재봉틀에 충분히 익숙해진 이후 기능이 세분화된 재봉틀을 구입해도 늦지 않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병주

도움말

땀리빙(www.ddam-living.com) 이미정, 드미니(www.demini.co.kr) 표지윤, 맘스웨이팅(02-517-8807) 김유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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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하게 우아하게

화려하게 우아하게

화려하게 우아하게

프랑스 명품 가구 브랜드 무아쏘니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콘솔에 호화로운 색상과 무늬를 더해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했다. 낭만적인 무드를 지키면서도 현대적인 코드를 접목해내는 그들만의 노하우를 쌓아온 지 131년째다.

 

1,2 올해 1월에 열린 메종&오브제에서 공개한 신제품. 클래식 무드에서 정글을 연상시키는 요소를 접목한 점이 돋보인다. 3 무아쏘니에를 대표하는 제품인 코모드 서랍장 573.

 

화려한 베르사유 왕궁을 배경으로 한 영화 <마리 앙투아네트>에서나 볼 법한 고풍스럽고 우아한 로코코양식의 가구를 제작하는 무아쏘니에 Moissonnier. 궁전에 사는 귀족이 된 듯한 특별함을 선사하기 때문일까. 프랑스 영화배우 제라드 드파르디외 Gerard Depardieu, 뱅상 랭동 Vincent Lindon, 프랑스의 국민 가수이자 배우인 조니 할리데이 Johnny Hallyday,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톱 여배우들까지 무아쏘니에를 선택한 이들 중에는 유독 스타들이 많다. 목재만을 선별하는 장인이 엄선한 자재를 수년간 자연 건조시켜 견고한 내구성까지 갖춘 무아쏘니에 가구. 주문 후 제작에 들어가며 최소 9년부터 40년 넘게 내공을 다진 장인이 조각품처럼 섬세하게 완성하기 때문에 가구를 받아보기까지 3~6개월 정도 소요되지만 오래 기다린 만큼 만족감을 느낄 수 있으며 대를 물려 사용해도 손색이 없다. 

 

무아쏘니에는 1885년, 가구 제작자였던 에밀 무아쏘니에 Emile Moissonnier가 프랑스의 작은 마을인 부르강 브레스에 마련한 아틀리에에서 출발했다. 고전적인 스타일을 간소화하고 원목의 질감을 살린 가구를 제작했는데 이런 디자인 철학은 에밀의 아들 가브리엘 Gabriel이 2대 사장 자리를 지킬 때까지 이어졌다. 자연스러운 느낌이 강했던 무아쏘니에를 컬러풀하고 과감한 스타일로 변모시킨 것은 에밀의 손자인 장 루 Jean Loup였다. 그는 아버지와 숙부에게 가구 제조법을 전수받았지만, 가업을 잇는 대신 파리로 상경해 패션 전문 사진가로 활동했다. 그가 무아쏘니에로 돌아온 것은 1980년 무렵, 겉모습만 번지르르한 파리의 모습에 지친 후였다. 장 루가 사장으로 취임했을 당시 무아쏘니에 가구는 유행에 뒤떨어져 있었기에 스타일을 완전히 바꾸는 시도를 감행해야 했다. 그때 무아쏘니에만의 독특한 페인트 기법인 ‘무아쏘니에 파티나 Moissonier Patina’가 개발되었다. 또 그는 고풍스런 장식으로 로코코 스타일을 표현하고 세월의 흔적을 담아내기 위해 가구에 벌레 먹은 자국이나 흠집을 내었고 우아함이 극치를 이루는 무아쏘니에만의 스타일을 완성시켰다. 뛰어난 채색과 조각 기술, 전통적인 프랑스 가구 제작 기법을 발전시킨 무아쏘니에. 웅장하고 고풍스러운 고전의 이미지와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현대적인 디자인을 적절하게 혼합해 새로운 클래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BEFORE & AFTER

3단 변신을 통해 네오클래식의 완전체를 이룬 무아쏘니에 가구.

 

변신 전 초창기 가구들은 원목의 질감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디자인이었다. 무아쏘니에 프랑스 본사에는 1, 2대 사장이 만들었던 가구 모형이 보관되어 있는데 이때의 가구들은 여전히 무아쏘니에의 DNA로 남았다.

 

 


도약기 3대 사장이었던 장 루가 새롭게 구축한 무아쏘니에 스타일. 형태는 루이 14~16세 스타일을 따르지만 화려한 색감의 페인트와 장식을 덧입혀 현대적인 이미지로 재해석했다. 팝적이고 아방가르드한 인상도 느껴지기 때문에 모던디자인의 가구와도 잘 조화를 이루는 것이 특징이다. 

 

 


변신 후 현재 무아쏘니에 사장인 장 루의 아들 장 프랑수아 Jean-Francois는 차분하면서도 시크한 이미지의 가구를 선보이고 있다. 전반적으로 잔잔하고 차분한 톤이지만 대담한 색상과 패턴으로 포인트를 주며 한층 세련된 느낌의 클래식을 표현했다.

 

 

 

여기 주목!

국내 톱 여배우들이 선택한 그 가구가 궁금하다면. 

 

1 Chest 555 

국내외에서 인기를 모으는 한류 스타 여배우 S가 구입한 제품. 루이 15세 스타일에 멋스러운 페인트로 장식했으며, 아담한 사이즈라 침대 옆에 두는 협탁으로 제격이다. 

2 Chest 570 

완판녀로 유명한 패셔니스타 여배우 K가 선택한 콘솔. 화사한 컬러와 고급스러운 금 장식이 돋보이는 디자인으로 자연스럽게 낸 흠집으로 고풍스러운 멋을 더했다.

3 Bookcase 687 

청순미의 대명사로 알려진 여배우 S가 구입한 책 선반. 선반 테두리를 감싸고 있는 프레임 덕에 붙박이장 같은 효과가 느껴지는 제품으로 그릇장 대용으로도 적합하다. 

4 Bed 697 

아역 배우 출신의 여배우 L이 고른 데이베드. 19세기 보나파르트 왕조의 스타일을 재현했으며 세 면이 파티션으로 가려져 있어 소파로 활용하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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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자료협조

무아쏘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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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Maison & Objet

2016 Maison & Objet

2016 Maison & Objet

1월 22일부터 26일까지 파리 노르 빌팽트에서 메종&오브제가 진행됐다. 테러의 영향을 걱정했던 것은 기우였다. 세계적인 브랜드와 인테리어를 사랑하는 이들로 북적거렸던 메종&오브제 전시장은 그 어느 해보다도 당차 보였다.

1 박삭 bacsac에서 선보인 조롱박 모양의 물통 ‘샤트플뢰유 Chantepleure’ 2 라스빗에서 선보인 조명 ‘스피어 샹들리에’. 3 리네 로제에서 선보인 소파 ‘슬라이스 Slice’. 4 톰 딕슨이 선보인 ‘워프 베이스 Warp Vase’. 5 독특한 질감의 ‘카르토찌 Cartocci’ 컬렉션. 

 

REVIEW

파리 테러 사건으로 인해 메종&오브제 파리에 대한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으나 지금까지 그래왔듯 파리 외곽의 노르 빌팽트 Nord Villpinte에서 메종&오브제가 진행됐고 파리 시내에서는 파리 데코오프 Paris Deco Off가 진행돼 다양한 숍에서 소소한 전시와 제품 디스플레이를 선보였다. 파리 데코 오프는 생제르맹 데 프레 지역을 중심으로 몰려 있는 패브릭 업체가 주로 참여하고 있는데 엘리티스 Elitis, 미스 프린트 Miss Print, 샌드버그 Sandberg, 포르타 로마나 Porta Romana 등의 브랜드가 숍에서 전시를 가졌다. 메종&오브제 전시장에서는 톰 딕슨 Tom Dixon이 새롭게 ‘오일 Oil’ 시리즈를 발표해 금속 제품들에 이어 또 한번의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라스빗 Lasvit에서도 캄파냐 형제와 협업한 ‘스피어 Sphere’ 샹들리에와 ‘풍고 Fongo’ 샹들리에를  출시해 이목을 끌었다. 언제나 메종&오브제에서 가장 큰 규모로 신제품을 선보이는 리네 로제 Lignet Roset도 잉가 상페 Inga Sempe와 필립 니그로 Philippe Nigro와 작업한 가구와 패브릭 제품을 출시해 방문객을 맞이했다. 1월, 메종&오브제 파리를 놓칠 수 없는 이유는 가구부터 조명, 소품까지 매년 참신한 디자인의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들이 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1월에 파리를 가야만 하는 이유를 충분히 느낄 수 있었던 메종&오브제의 전시 리뷰를 전한다.

 

 

1 헬무트 랭의 카펫. 2 의치로 장식한 ‘아펙스 프리대터 Apex Predator’ 컬렉션. 3 와일드 북카페. 4 ‘마르코 이아니첼리 Marco Iannicelli의 ‘리틀 트리 프렌드 Little Tree Friend’ 조명. 5 베르너 뉴먼 Werner Neuman의 ‘버치 바크 Birch Bark’. 6 E15의 ‘빅 풋 Big Foot’ 테이블. 7 수작업으로 만든 ‘에틱&트로픽 Ethic&Tropic’ 오브제. 8 2016 트렌드 테마 ‘와일드’의 포스터.

 

2016년을 지배할 테마 WILD

2016년 메종&오브제 파리의 트렌드 테마는 ‘와일드 Wild’다. 메종&오브제 파리는 2002년부터 자문 위원단으로 구성된 ‘메종&오브제 관측소 Maison&Objet Observatory’에서 선정한 그 해의 트렌드 테마를 소개하고 있다. 메종&오브제 관측소의 멤버이자 트렌드 정보 업체이기도 한 엘리자베스 르리쉬 Elizabeth Leriche와 프랑수아 베르나르 Francois Bernard, 뱅상 그레고아 Vincent Gregoire는 그 해의 트렌드 테마를 각자 독립된 부스에서 ‘인스피레이션 Inspiration’이란 이름의 전시로 소개하고 있다. 올해는 독특하게도 프랑수아 베르나르만 대규모로 인스피레이션 전시를 진행했고 엘리자베스 르리쉬는 ‘와일드’를 주제로 한 팝업 북카페를 디자인해 새로움을 더했다. 인스피레이션 전시의 디자인과 총괄을 맡았던 프랑수아 베르나르는 메종&오브제 홈페이지에서 사전 인터뷰를 통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길들여지지 않은 미지의 야생에 주목했다. 인간은 자연과의 관계에 대한 노스탤지어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생활을 포괄하는 모든 분야, 즉 플라스틱 산업과 코스메틱, 음식 등도 결국 야생으로부터 영감을 얻는다”며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프랑수아 베르나르는 인스피레이션 전시관에서 다양한 작가와 브랜드의 제품으로 깊은 숲 속, 도심 속 야생 그리고 신성 불가침한 야생의 모습을 풀어냈다. 관람객은 전시를 보는 동안 마치 한번도 가보지 못한 미지의 야생을 탐험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엘리자베스 르리쉬는 인스피레이션 전시관 바로 옆에 와일드 북카페를 꾸몄는데 나무를 잘라서 식탁과 스툴을 만들었고 오두막 형태의 작은 커피숍과 서점도 팝업 형태로 선보였다. 야생 탐험을 마친 관람객들은 통나무 의자에 앉아 원초적인 방식으로 내려주는 에스프레소를 마시며 야생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다.

 

 


1 올해의 디자이너 유제니 퀴틀렛. 2 타부 체어. 3 튜브 체어. 4 드림 에어 체어. 5 마스터스 체어. 6 드림 툴 컬렉션. 7 샤인 베이스 Shine Vase. 8 VK-1 헤드폰.

 

1 올해의 디자이너 유제니 퀴틀렛

메종&오브제 파리에서는 매년 1월과 9월에 두 명의 디자이너를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한다. 1월에는 제품 디자이너, 9월에는 공간 인테리어 디자이너를 선발하는데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디자이너는 메종&오브제 기간 동안 독립된 부스에서 자신이 지금까지 디자인한 제품들을 전시할 수 있다. 2016년 메종&오브제 파리에서 선정한 1월의 디자이너는 유제니 퀴틀렛 Eugeni Quitllet. 이름이 생소하게 느껴진다면 필립 스탁 Philippe Stark과 함께 카르텔 Kartell의 ‘마스터스 체어 Masters Chair’를 디자인한 디자이너다. 유제니 퀴틀렛은 스페인 출신으로 바르셀로나에 기반을 두고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자신을 디자이너와 몽상가 어디쯤엔가에 있는 사람이라고 소개하곤 한다. 그의 컬렉션을 보고 있으면 그가 몽상가 기질을 지니고 있음을 금세 깨달을 수 있다. 기능과 스타일을 넘어선 컨템포러리한 디자인은 그가 가장 잘하는 동시에 그를 대표하는 디자인이다. 프랑스 브랜드 아델 Adele에서 발표한 헤드폰 ‘Vk-1’은 음악 액세서리의 본보기가 되었고 카르텔의 마스터스 체어, 2014년에 알리아스 Alias를 통해 발표한 ‘타부 체어 Tabu Chair’ 역시 단순하고 세련된 디자인의 의자다. 유제니 퀴틀렛은 ‘튜브 체어 Tube Chair’와 ‘드림 에어 체어 Dream-Air Chair’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다졌다. 경량화에 대한 디자이너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가볍고 몽환적인 느낌을 담은 디자인이다. 이후 꽃병 ‘베이스 오 Vase O’와 ‘렉슨 Lexon’을 통해 ‘드림 툴 Dream Tool’ 컬렉션을 발표하며 그의 시그니처 디자인은 더욱 확고해졌다. 2016년 메종&오브제에서 올해의 디자이너로 선정된 유제니 퀴틀렛은 독립된 부스에서 지금까지 선보여온 컬렉션을 전시했고 이번 전시에서 프랑스 브랜드 디자이너 박스 Designer Box와 협업한 캔들 홀더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1 알키의 ‘주미츠’ 스크린. 2 레드 에디션의 룸 디바이더 ‘클라우스트라 Claustra.’ 3 단테 굿즈 앤 배즈의 ‘미니마 모랄리아’.

 

2 색다른 룸 디바이더 

실내 칸막이 역할을 하는 룸 디바이더 Room Divider는 과거에는 병풍처럼 사각형 모양이 많았지만 올해는 다양한 소재와 형태로 출시된  제품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단테 굿즈 앤 배즈 Dante Goods and Bads에서 선보인 룸 디바이더 ‘미니마 모랄리아 Minima Moralia’는 얇은 알루미늄 구조에 주름진 패브릭으로 칸막이를 만든 우아하고 화려한 디자인의 제품으로 전시장에서 눈길을 끌었으며 알키 Alki에서 소개한 ‘주미츠 Zumitz’ 컬렉션의 스크린 역시 밤나무 껍질을 일일이 쪼개고 엮어서 만든 장신정신이 깃들어 있는 제품이다. 주미츠 스크린은 공간을 자연스럽게 분리하며 편안함을 선사하는 룸 디바이더로 부스에서 에스닉한 기운을 뿜어냈다.

 

 

 

1 트로엘스 플렌스테드의 ‘푸어드 컬렉션’. 2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펌 리빙. 3 구비의 새틀라이트 조명. 4 파르그&블랑쉬의 의자.

 

3 NEW NORDIC

북유럽 디자인이 대세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매년 메종&오브제에서 선정하는 신진 작가들의 전시 공간인 ‘탈렁 알 라 카르트 Talent a la Carte’도 6명의 북유럽 작가들을 선정했다. 트로엘스 플렌스테드 Troels Flensted는 미네랄 파우더와 수성 아크릴을 사용해 마블링이 아름다운 볼과 테이블을 ‘푸어드 컬렉션 Poured Collection’이란 이름으로 선보였고 파르그&블랑쉬 Farg&Balnche는 굽기 전 로프를 감아서 자국을 낸 독특한 가구 시리즈를 소개해 주목을 받았다. 한편 펌 리빙 Ferm Living은 올해로 론칭 10주년을 맞이해 신제품과 함께 축하 분위기의 경쾌한 부스를 선보였고 구비 Gubi는 색다른 디자인의 펜던트 조명 ‘멀티 라이프 Multi Life’와 ‘새틀라이트 Satellite’ 그리고 ‘비틀 체어 Beetle Chair’의 새로운 버전과 ‘스테이 소파 Stay Sofa’ 등을 식물과 매치해 강렬한 분위기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북유럽 브랜드는 전형적인 굴레를 벗어나 각자의 개성대로 새로운 ‘뉴 노르딕 New Nordic’의 역사를 쓰고 있었다.

 

 


1 포르데코의 벽 마감재 ‘타르신.’ 2 프론트가 에코 월페이퍼에서 선보인 ‘아르체’ 벽지. 3 골란 1898의 ‘메테오’ 카펫. 4 CC 타피스의 ‘프라이머 위브’ 카펫.

 

4 공간을 바꾸는 가장 쉬운 방법

입체적인 가구나 소품보다 손쉽게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것이 바로 벽지나 카펫 같은 요소다. 올해는 유난히 재미있는 벽지와 카펫이 많았다. 골란 1898 Golran1898은 잉가 상페가 디자인한 파우더리한 분위기의 카펫 ‘메테오 Meteo’의 새로운 컬러를 선보여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카펫을 소개했다. 자수를 놓은 듯한 메테오 카펫은 멀리서 볼 때와 가까이 다가가서 볼 때가 다른 몽환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포르테고 Portego는 사용자가 직접 퍼즐을 맞추듯 모듈 형태로 연결할 수 있는 벽 마감재 ‘타르신 Tarsine’을 소개해 신선함을 던졌고 CC 타피스 CC Tapis는 집 안에 이국적인 분위기를 더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톤 다운된 색감과 에스닉한 문양의 카펫을 대거 선보였다. 또 스웨덴의 디자인 그룹 프론트 Front는 에코 월페이퍼 Eco Wallpaper를 통해 ‘아르체 Arche’와 ‘레아베스 Leaves’ 등 입체적인 벽지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1 보스크의 라운지 체어 ‘콘차’. 2 리네 로제의 ‘마나롤라’ 라운지 체어.

 

5 둥글게 둥글게 

의자 디자인에 있어서 올해는 단연 둥글둥글한 곡선 디자인이 인기였다. 등받이와 팔걸이, 좌석 부분의 경계가 곡선으로 처리돼 의자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쿠션처럼 보이는 푸근한 의자를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보스크 Bosc에서는 노란 빛깔의 도톰한 라운지 체어 ‘콘차 Concha’를, 디자이너 필립 니그로는 리네 로제를 통해 심플한 프레임과 패브릭으로 이뤄진 라운지 체어 ‘마나롤라 Manarola’를 선보였다. 많은 이들이 복잡한 전시장에서 시각적으로 편안함을 건네는 라운지 체어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1 문화별로 선보인 바카라의 웨딩 세노그라피. 2 에브리데이 바카라 글라스 컬렉션.

 

6 바카라식 웨딩 

바카라 Baccarat는 파리 시내에 위치한 바카라 박물관에서 ‘웨딩 인 컬러 Wedding in Color’ 전시를 진행했다. 일본과 중동, 인도로 나뉘어 바카라 제품으로 세팅한 웨딩 세노그라피는 화려함의 진수를 보여줬으며 호화로운 결혼식과 피로연을 재현했다. 바카라는 투명 크리스털뿐만 아니라 앰버, 자수정, 미드나이트 블루 등 유색 크리스털로 제작한 글라스 세트와 보티브 캔들 홀더, 조각 작품을 다채롭게 세팅해 다양한 문화권에서 사랑받는 바카라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또 이번 시즌의 상징적인 레드 박스에 포장되는 ‘에브리데이 바카라 글라스 세트’와 꽃병, 촛대 등 결혼 선물로 추천할 만한 웨딩 제품도 함께 소개해 풍성함을 더했다. 

 

 


1 정글처럼 연출한 에르메스의 전시. 2 동물 모습을 정교하게 표현한 ‘까르네 데콰티유’. 

 

7 숲으로 간 에르메스 

에르메스 Hermes는 파리 시내에 있는 주택을 완전히 숲처럼 바꾸고 새로운 컬렉션 ‘카르네 데콰티유 Carnets d’Equateur’를 선보였다. 관람객은 안개가 낀 열대우림처럼 연출한 전시 공간을 걸어다니며 에르메스의 테이블웨어 컬렉션을 둘러볼 수 있었다. 아티스트이자 동식물 연구가이기도 한 로버트 달레 Robert Dallet의 동물 스케치를 반영한 카르네 데콰티유 컬렉션은 오묘한 하늘빛과 정교한 동물 스케치가 어우러져 고급스러우면서도 친근한 느낌을 줬다. 원숭이와 새, 호랑이, 표범 등 야생에서 온 생동감 있는 동물 그림만으로도 그릇의 존재감이 확실히 살아났다. 다른 층에서는 카르네 데콰티유 컬렉션을 테이블 위에 전시했는데 페이퍼 아트와 어우러져 마치 예술 작품 같았다. 

 

 


1 무아쏘니에 Moissonnier의 코모도. 2 버섯 모양의 샹들리에 ‘풍고’. 3 보사 Bosa의 ‘애니멀리타 Animalita’. 4 핀치의 ‘님’ 테이블. 5 진저&재거 Ginger&Jagger의 ‘프리머티브 Primitive’ 테이블. 6 파올라 나보네의 ‘피시 Fish 컬렉션’.

 

8 자연에서 왔다 전해라 

올해의 트렌드 테마가 와일드여서일까. 자연에서 온 색깔과 무늬, 형태, 소재를 활용한 제품이 정말 많았다. 가구 전면에 동물 무늬를 입히거나 제품 형태에서 자연 소재를 바로 알아챌 수 있는 직관적인 디자인의 소품과 가구가 눈에 띄었다. 그중에서도 라스빗에서는 버섯 모양을 본뜬 ‘풍고 Fungo 샹들리에’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처럼 나무 프레임에 유리 조명을 달아 자연적인 아름다움을 발산했다. 핀치 Pinch에서도 내추럴한 스타일의 테이블과 의자 조명 등을 선보였고 특히 바닥에서 살짝 떠 있는 것 같은 사이드 테이블 ‘님 Nim’은 마치 돌덩이를 잘라서 만든 듯한 정적인 느낌을 선사했다. 

 

 


1 섹토의 ‘아스피로 8000’. 2 등받이 곡선이 화려한 GTV의 ‘포스트 문더스 Post Mundus’ 체어.

 

9 나무 가구의 정교함 

최근엔 수공예적인 가구와 제품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게부루더 토네트 비엔나 Gebruder Thonet Vienna GmbH, GTV에서는 그들의 시그니처 디자인인 구부러진 나무 곡선을 살린 소파와 라운지 체어, 의자, 스툴 등을 두루 선보였다. 1875년부터 이어온 프랑스 브랜드 페로인 Perrouin은 독특한 곡선 디자인의 나무 의자를 5가지 컬렉션으로 선보였고 국내에도 잘 알려진 조명 브랜드 섹토 Secto는 회오리 모양의 나무 소재 LED 펜던트 조명 ‘아스피로 8000 Aspiro 8000’을 출시했다. 그 외에도 전면을 입체적인 나무 패널로 짜맞춘 캐비닛 ‘스카르파 Scarpa’를 소개한 포르투갈의 가구 브랜드 위우드 Wewood 등 나무 가구의 인기는 꾸준하고 정교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1 발레리 오브젝트의 라인 가구. 2 스텔라 웍스의 ‘제임스 컬렉션’ 중 ‘제임스 데스크’. 3 페티트 프리처 Petite Friture의 ‘바실 Basil’ 사이드 테이블.

 

10 SIMPLY BEAUTIFUL

미니멀한 인테리어를 완성하려면 라인 가구만 한 것이 없다. 얇은 선으로 그린 듯한 라인 가구는 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심플한 공간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스텔라 웍스 Stellar Works는 디자인 업체 야부 푸셀버그 Yabu Pushelberg와 함께 ‘제임스 컬렉션 James Collection’을 발표했다. 가죽, 월넛, 블랙 스틸 등 남성적인 요소를 사용했지만 선으로 연결한 듯한 디자인으로 우아하고 미니멀한 감성을 전했다. 발레리 오브젝트 Valerie Object도 원색의 프레임으로 이뤄진 디자이너 뮬러 반 세버린 Mullar van Severin의 가구와 조명을 소개했고 바이 라센 By Lassen에서는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트윈 Twin’ 책장을 소개해 북유럽 스타일의 라인 가구를 선보였다.

 

 


1 비스타 알레그르의 ‘블루 밍’ 컬렉션. 2 리차드 지노리의 ‘칸델레’ 컬렉션. 3 ‘아리타 프로젝트 400’ 전시. 4 미소니 홈의 ‘오리엔탈 가든’ 소파.

 

11 동쪽에서 부는 바람

중국 시장이 커지면서 동양적인 디자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 눈에 띄었다. 일본의 유명한 도예 브랜드인 아리타 Arita는 400주년을 맞이해 8개 지역의 도예 브랜드와 함께 아리타 ‘400 프로젝트 Arita 400 project’ 전시를 진행했다. 대규모로 진행된 이번 전시는 일본 도예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었으며 아리타는 전시장 외부 공간에서도 4명의 크리에이터와 전시를 진행해 400주년을 축하했다. 디자이너 마르셀 반더스 Marcel Wanders는 비스타 알레그르 Vista Alegre와 협업해 ‘블루 밍 Blue Ming’ 컬렉션을 선보였는데 네덜란드 델프트 지방의 특색이기도 한 델프트 블루 컬러와 코발트 블루를 사용한 오리엔탈풍의 테이블웨어다. 미소니 홈 Missoni Home은 ‘오리엔탈 가든 Oriental Garden’ 컬렉션에서 소파와 쿠션 등을 통해 자수의 아름다움을 보여줬으며 리차드 지노리 Richard Ginori도 녹색과 빨간색을 매치한 중국 스타일의 테이블웨어 ‘칸델레 Candele’를 선보였다. 많은 브랜드에서 중국을 위시한 아시아 소비자를 위한 오리엔탈 무드의 제품을 속속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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