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프리츠 한센

한국의 프리츠 한센

한국의 프리츠 한센

프리츠 한센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서울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고, 광주 비블리오떼끄에는 단독 쇼룸을 완성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에게 프리츠 한센의 아름다움을 알릴 두 곳의 뉴 쇼룸을 찾았다.


1 그랑프리 체어와 라스빗의 펜던트 조명을 연출한 다이닝 공간. 2 아시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에그 체어의 패브릭 버전. 

 

보에에서 선보이는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이 문을 열었다. 내부는 회색이 감도는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주었고 그동안 선보여온 프리츠 한센 제품을 다양하게 디스플레이했다.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 오픈은 인테리어 편집숍 보에에서 진행하는 두 번째 프로젝트다. 프리츠 한센 제품이 국내에 소개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제품이 여러 곳의 숍에 흩어져 있었고, 일부 사람들에게만 입소문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보에에서 프리츠 한센의 제품을 폭넓게 소개하기 시작했고 리빙 페어 등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인지도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 그런 면에서 온전히 프리츠 한센 제품만 소개하는 이번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의 오픈은 보에로서는 의미 있는 행보다.  

프리츠 한센은 세계 어디든 매장을 오픈할 때마다 본사 방침을 철저히 따르기로 유명하다.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제품 구성과 매장 디스플레이, 비주얼 세팅, 쇼룸이 오픈할 장소 선정까지 본사가 담당하는데 쇼룸을 덴마크의 디자인과 문화를 알리는 교두보로 생각하는 것이 프리츠 한센의 신념이다. 프리츠 한센은 1827년 가구를 만들었던 장인인 프리츠 한센이 설립한 회사로 북유럽 열풍의 주역인 브랜드다. 국내에서는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에그 체어’를 비롯해 다이닝 체어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시리즈 세븐 체어’, 끝으로 모아지는 알루미늄 다리가 특징인 ‘테이블 시리즈’ 등이 널리 알려지며 판매에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은 덴마크의 가정집 느낌을 살린 쇼룸으로 가구를 꼼꼼히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흰색 ‘테이블 시리즈’ 와 ‘그랑프리 체어’를 매치하고 체코 브랜드 라스빗의 투명한 펜던트 조명을 달아 연출한 다이닝 공간의 디스플레이가 눈여겨볼 만하다. 또 하이메 아욘의 ‘파븐’ 소파와 ‘프리 체어’, ‘로 체어’를 올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서 선보인 홈 액세서리 라인 ‘오브젝트’의 거울과 꽃병으로 데커레이션해 프리츠 한센 스타일의 거실 공간을 보여줬다. 이외에도 새롭게 리모델링한 옥스퍼드 체어도 만나볼 수 있고, 한국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시리즈 세븐 체어와 아르네 야콥센의 드롭 체어도 다양한 컬러와 소재로 디스플레이했다. 오직 프리츠 한센의 가구만을 보러 온 이들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프리츠 한센 스토어 서울은 홈 액세서리를 비롯한 프리츠 한센의 신제품을 가장 많이, 폭넓게 만나볼 수 있는 장소로 기대를 모은다.

 

 


3 국내에서 인기가 높은 시리즈 세븐 체어를 다양한 수종으로 만나볼 수 있다. 4 ‘오브젝트’ 컬렉션의 거울, 꽃병과 매치한 로 체어. 5 가운데 통로를 중심으로 공간을 양 옆으로 구획해 가구를 디스플레이한 서울 플래그십 스토어.




6,8 프리츠 한센 광주 쇼룸의 전경. 곳곳에는 루이스 폴센 조명으로 장식했다. 7 아르네 야콥센이 디자인한 드롭 체어와 벽시계를 함께 놓았다. 9 프리츠 한센의 장인이 에그 체어를 직접 만들고 있는 모습. 10 원목 식탁과 검은색 세븐 체어, 루이스 폴센 팬던트 조명으로 고급스럽게 연출한 다이닝 공간.


광주에 상륙한 프리츠 한센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츠 한센 스토어가 전라도 광주에 문을 열었다. 100평 규모의 프리츠 매장을 담당하게 된 비블리오떼끄는 오랫동안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제공하겠다는 포부로 출범한 지 2년 만에 호남 지역을 대표하는 숍으로 급성장했다. 시대를 초월하는 타임리스 디자인을 추구하는 프리츠 한센과 지향점이 잘 맞았던 비블리오떼끄는 매장을 확장해 기존에 선보였던 일본 가구 브랜드 가리모쿠를 2층으로 옮기고, 1층에는 프리츠 한센의 단독 매장으로 꾸렸다. 긴 원목 테이블이 있는 다이닝 공간, ㄱ자 모양의 널찍한 소파와 라운지체어로 꾸민 거실, 작은 집에 적합하도록 2~3인용 소파를 중심으로 한 아담한 거실 등 감각적이면서도 편안한 가정집 같은 분위기로 마련했다. 무엇보다 덴마크를 상징하는 브랜드 루이스 폴센의 조명과 함께 매치해 더욱 아늑하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연출한 점이 눈길을 끈다. 북유럽 가구의 진수를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수도권 외 지역의 사람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소식이 될 듯하다.



INTERVIEW

프리츠 한센의 아시아퍼시픽 부사장 다리오 레이크를 Dario Reicherl과 만나 서울과 광주 단독 쇼룸에 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북유럽 디자인이 정점을 이룬 이때가 단독 숍을 열기에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나? 한국에 프리츠 한센이 소개된 지 10여 년이 흘렀다. 그때는 이탈리아 가구가 주류였고 프리츠 한센은 일부 마니아들에게만 알려진 브랜드였다. 당시는 잘 팔린다 싶으면 바로 카피 제품이 쏟아져 나왔지만 지금은 비교적 시장이 많이 성숙해졌다. 북유럽 디자인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섰다. 프리츠 한센이 일본 진출 후 20년 넘게 꾸준히 성장해온 것처럼 한국에서도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 세계 프리츠 한센 매장은 모두 덴마크 본사의 방침을 따른다고 들었다. 어떤 사항들인가? 데커레이션을 할 때 사용했으면 하는 꽃, 파사드의 디스플레이, 색상 등 세부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덴마크의 가정집과 같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그래도 그 나라의 정서에 맞게 조금씩은 바꿀 것 같다. 서울, 광주 매장은 어떤 점을 고려했나? 서울과 광주 매장을 함께 연 파트너사인 보에와 비블리오떼끄 대표의 개성이 많이 가미되었다. 비블리오떼끄는 빈티지 스타일과 융합해서 매장을 연출했고, 보에는 체코의 라스빗 조명이나 독특한 화병 등으로 컨템포러리한 감성을 녹여냈다.  

각 나라마다 잘 팔리는 제품이 다를 거 같다. 아시아에서 인기 있는 제품과 국내 시장에서 주력하는 상품은 무엇인가? 전반적으로 에그 체어가 인기고 한국에서는 특히 시리즈 세븐 체어와 테이블 시리즈가 잘 팔린다. 단독 숍을 마련하다 보니 소품이 많이 필요했는데 프리츠 한센과 잘 맞는 타 브랜드의 제품을 찾는 일도 물론 중요하지만, 우리의 DNA를 지닌 소품을 함께 보여주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최근 출시한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화병 등 액세서리류도 함께 연출했다. 

당신이 생각하는 북유럽 가구, 특히 프리츠 한센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북유럽 디자인은 가족적이고 편안한 것 그리고 시대를 초월해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평생 써도 질리지 않고 어떤 환경에서도 어울린다는 게 프리츠 한센의 장점이다. 클래식하지만 시대에 뒤처져 보이지 않는 데다 품질이 훌륭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꾸준히 사랑받아온 게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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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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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타지는 살아 있다

판타지는 살아 있다

판타지는 살아 있다

디자인 가구들이 실용적이면서 자유로운 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3인용 소파를 세워 1인용으로 만든 ‘찰스턴’ 소파는 모오이 제품. 

 

과장된 장식은 없애고 실용주의에 입각한 가구가 2018년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기능과 실속만을 따지다 보니 현실에서 조금 벗어난 기발한 아이디어 가구는 한 발짝 뒤로 물러나 있는 추세. 실속 없이 그냥 바라보기만 좋았던 디자인 가구들이 올해 현대인들의 행동이나 의식까지 고려한 디자인으로 새롭게 재정비해 실속과 판타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디자인으로 다시 돌아왔다. 

화가 르네 마그리트는 익숙한 우리의 감각을 뒤집고 관습을 거부하는 초현실적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상징적 의미를 찾는 사람들은 본질적인 시적 요소와 이미지의 신비함을 간과하게 된다”고 이야기했는데 이 정의에 입각해 가구를 바라본다면 우리는 자기만의 방법으로 해석되는 자유로운 디자인의 향연이 즐거워질 것이다. 가짜 같은 진짜, 기능보다는 형태에서 풍기는 판타지적인 느낌, 현실에서 조금은 벗어난 듯 보이는 과장된 장식 등의 요소는 기분 좋은 상상에 빠지게 한다. 초현실 디자인의 대표 주자인 마르셀 반더스는 매년 모오이를 통해 4차원 속 세계를 가구 컬렉션으로 출시해왔다. 올해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발표한 ‘찰스턴 소파’는 3인용 소파를 일자로 세워 만든 의자로 관람객들의 흥미를 유발했다. 론 기라드는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오마주한 ‘데이 드림’을 선보였는데 그림처럼 보이지만 용도는 거울로, 발상의 전환이 만든 유쾌한 디자인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한편 페루초 라비아니는 현대의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지닌 표현력의 한계까지 허문 ‘굿 바이브레이션’ 책장을 선보였는데 이를 통해 다양한 이미지의 변환으로 보다 많은 디자인이 출시될 것이 예상된다. 재기발랄한 디자인을 통해 일상의 팍팍함을 조금이나마 덜어낸 이 시대의 유쾌한 디자이너들에게 박수를!

 

 


풍선 같은 조명은 페데리코 페리의 작품으로 닐루파 갤러리에서 판매.

 

 

바다에 누워 있는 상상을 표현한 간디아 블라스코의 이미지.

 

 


(우)몰딩된 벽을 입힌 수납장은 로셰보보아 제품. (좌)서핑 보드 같은 ‘서프 벤치’는 간디아 블라스코 제품.

 

 

르네 마그리트의 초현실적인 작품에서 모티프를 얻어 페루초 라비아니가 디자인한 데이 드림 거울은 카시나 제품.

 

 

가구가 움직이듯 찌그러진 잔상을 표현한 ‘굿 바이브레이션’ 책장은 프라텔리 보피 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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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

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

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

스페인 조명 브랜드 비비아는 심플함이 극치를 이루지만 공간에 알맞게 수만 가지로 변형할 수 있어 특색이 느껴진다. 단순한 외형만이 아니라 빛 자체를 디자인하기 때문에 불을 켰을 때 그 진가가 배가된다.


간결함은 흔히 알려진 현대 디자인의 명제이지만 스페인 조명 디자인 회사 비비아 Vibia가 보여주는 단순미는 조금 다르다. 화려한 장식을 덜어냈다는 의미로 간결함이 아니라 만질 수 없는 빛을 형상화한 모습이랄까. 심플하지만 독창적이고 감각적이며, 특히나 조명이 뿜어내는 빛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그림자가 우아하고 아름답기 그지없다. 

비비아는 1987년, 출범할 때부터 빛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에 초점을 두고 고품질의 조명을 생산했다. 호텔, 레스토랑, 집 안 어느 장소에도 어울릴 수 있도록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고안하되 배치에 따라 느낌을 천차만별로 연출할 수 있도록 구성한 것이 장점. 하나의 완성된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개발했기 때문에 각 공간에 가장 알맞은 모습으로 무한히 변신할 수 있다.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손꼽히는 아릭 레비 Arik Levy, 바르셀로나 출신 조명 디자이너 요르디 빌라르델 Jordi Vilardell, 디에고 포르투나토 Diego Fortunato 등과 협업해 제품을 디자인했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건축가, 인테리어 디자이너 등 전문가와 소비자가 모두 비비아의 조명 디자이너가 되도록 유도한 셈. 

빛과 그림자의 움직임에 따라 환상적인 이미지를 선사하는 비비아는 몸에 꼭 맞는 슈트를 입은 것처럼 공간에도 딱 맞는 빛을 찾을 수 있도록 홈페이지(www.vibia.com)에 전 제품의 기술 정보를 공개했으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원하는 조명 모양을 미리 만들어볼 수 있도록 했다. 비비아는 고성능 에너지를 촉진하기 위해 에코 시스템을 개발하고, 미래에 새로운 가치를 제안하기 위해서도 부단히 노력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많은 사람이 창조적인 능력을 발휘하고 아름다운 공간을 완성해내도록 돕는 것을 큰 사명으로 여기며 개개인을 온전히 만족시키는 조명을 공급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Light & shadow 

빛과 그림자로 벽면에 다채로운 그림을 그리는 비비아의 벽 조명을 소개한다. 

 

1 종이를 접은 면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듯한 마술 같은 이미지를 연출해주는 폴드 Fold는 아릭 레비가 디자인한 제품. 2 벽에 부착한 후 360도로 방향을 조절할 수 있는 세트 Set. 작은 선반 같은 몸체에서 빛이 새어나오면서 드라마틱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3 선반과 조명이 일체형으로 간접등과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즐길 수 있는 획기적인 제품인 스위트 Suite. 특히 침대 옆에 두고 사용하기 좋다. 4 아릭 레비가 디자인한 막대 모양의 간접조명 스파크 Sparks. 프로그램을 통해 원하는 모양으로 만들 수 있으며 검은색과 흰색 두 가지 중 선택 가능하다.

 

자료협조 두오모

 

 


단세포 생물의 형태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펜던트 조명 아메바 ameba

 

 

In the air

아름다운 자태와 균형미가 돋보이는 모빌 같은 비비아의 펜던트 조명. 어떤 느낌을 상상하든 그 이상의 분위기를 선사한다.


규칙 혹은 불규칙 

수평, 수직의 단순한 구조로 이루어진 리듬 Rhythm. 부드러운 파도 모양을 닮은 것이 특징으로 질서 정연한 듯하지만 모양에 따라 파괴적인 느낌도 낼 수 있다. 

 

 


평면과 입체 사이

아릭 레비가 디자인한 와이어플로 Wireflow. 평면 드로잉 같지만 각도를 달리 보면 입체적으로 보인다. 길이와 폭을 조정해 형태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다. 

 

 

빛 방울이 맺히다

길게 맺힌 물방울처럼 매끈한 기둥이 아래로 갈수록 점차 두꺼워지는 슬림 Slim. 층고가 높은 공간에 부드러운 빛을 더하고 싶을 때 제격이다. 

 

 


(위)상자 속의 우주 

별자리를 연상케 하는 세련된 이미지의 펜던트 조명 코스모스 Cosmos. 각기 다른 크기와 색상이 있어 다양한 배치와 조합을 구성할 수 있으며 공간에 신비로운 느낌을 더한다. 

(아래)천상의 빛 

스페인 출신 디자이너 마르틴 아주아 Martin Azua가 디자인한 펜던트 조명 할로 Halo. 직선과 원형 두 가지 형태가 있으며 공중에 빛 줄기가 떠다니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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