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의 피크닉 장소 ‘그랑 트랑 파리’

파리의 피크닉 장소 ‘그랑 트랑 파리’

파리의 피크닉 장소 ‘그랑 트랑 파리’

1950년대 파리 북역 근처에 지어진 기관차 수리 기지 그라운드 콩트롤이 새 옷을 입었다. 즐길 거리와 먹거리, 노천의 낭만이 있는 문화 공간 속으로.


1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비빔밥. 2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기차 플랫폼에 야외용 테이블을 설치했다. 3 그래피티로 젊은 감각을 입힌 외관. 4 유휴 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켜 많은 젊은이들이 찾아든다. 

 

PARIS

요즘 파리지엔에게 사랑받는 피크닉 장소인 그랑 트랑 파리 Grand Train Paris를 소개한다. 프랑스 철도청 SNCF의 비영리협회가 주도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옛 기관차의 수리 기지를 활기찬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곳이다. 프랑스 전국의 선로를 누비던 25대의 기념비적인 기관차들이 전시되어 교통 박물관을 떠올리게 하는 이곳에 들어서면 2000여 평의 대지에 마련된 8개의 레스토랑과 바, 기념품점, 전시 공간, 빈티지숍, 어린이 자연 학습 공간과 마주한다. 지난 8월에 리오 올림픽의 주요 경기를 대형 스크린으로 상영했던 이곳은 평소에는 영화를 감상하는 극장으로 활용되며, 어린이들에게 교통과 관련한 교육을 실시하는 체험 교실, 프랑스식 구슬치기인 페탕크를 즐길 수 있다. 또한 옛날 기차 객실을 재현해놓은 인테리어의 레스토랑 등은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며 한여름 밤 맥주 한잔이 생각난다면 하늘을 지붕 삼아 휴식을 즐길 수 있는 오픈 바를 추천한다. 와인이나 샴페인, 맥주 등을 테이크아웃해서 친구나 가족과 함께 둘러앉아 친목의 시간을 갖기에 적격이며, 낮에는 비치 의자에 기대어 앉아 책을 읽으며 느긋한 오후를 보내기에도 좋다. 이곳에는 스트리트 푸드를 판매하는 레스토랑이 여럿 있는데, ‘아사도 클럽’과 ‘쥘 앤 심’과 같은 곳에서 한국 음식과 아시아 퀴진을 맛보고, ‘헬무트 뉴 케이크’에서 글루텐 없는 빵을 맛볼 것을 추천한다. 빈티지 마니아라면 흠뻑 빠질 만한 쇼핑 공간도 있다. 지난 20년 동안 오픈 마켓으로 인터넷 벼룩시장의 역할을 톡톡히 해온 르봉꾸앙의 쇼룸은 전등부터 가구에 이르기까지 1960~80년대의 빈티지 아이템을 만날 수 있다. 그랑 트랑 파리는 10월 16일까지 일반에게 개방될 예정이다. 

add 26 ter rue Ordener 75018 Paris web www.grandtra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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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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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유토피아

디지털 유토피아

디지털 유토피아

디지털 영상 아트 디자인이라는 장르에서 혜성처럼 나타난 울트라 테크놀로지스트 디자인 그룹 팀랩. 디지털 아트는 차가울 것이라는 편견을 깬 동화 같은 가상현실 속 세상으로 들어가봤다.


1 관람객이 그린 동식물에 생명이 부여되는 ‘그래피티 네이처’. 2 빛의 조각들이 모여 소우주를 만드는 ‘크리스탈 유니버스’. 3 공을 두드리거나 굴리면 색과 소리가 변하는 ‘라이트 볼 오케스트라’. 

 

첨단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무력화시킨다고 하지만, 새로운 상상력으로 고차원의 세계로 이끌기도 한다. 일본의 디자인 집단 팀랩 TeamLab은 바로 그런 세계를 만들어주는 디자이너다. 스스로를 ‘울트라 테코놀로지스트 Ultra-Technologists’라 이름 짓고 예술과 과학, 기술, 창작이 조화를 이룬, 이제껏 경험할 수 없었던 디지털 영상 아트 작품을 선보인다. 그들을 알게 된 건 작년 봄 싱가포르 출장에서였다. 빅뱅 탑과 함께 싱가포르 시내에 있는 전시장을 돌다 이칸 갤러리에서 맞닥뜨린 팀랩의 전시를 보고, 그는 꽃밭 같았던 전시장 바닥에 누웠고 스태프들 역시 한동안 아이처럼 꽃을 만지고 뛰어다니며 전시를 감상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디지털 영상 아트라는 생소한 장르였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부터 동화될 수밖에 없을 만큼 강한 마력을 지닌 전시로 기억된다. 팀랩의 수장 이노코 토시유키는 도쿄 대학에서 계수공학을 전공한 공학도로, 대학 시절 학교 벤처로 팀랩을 결성했다. 시작부터 예술가, 프로그래머, 엔지니어, CG애니메이터, 수학자, 건축가, 웹 디자이너, 에디터, 그래픽디자이너, 화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를 모아 새로운 예술 세계를 펼친 이들은 15년 만에 직원이 400여 명으로 늘어날 만큼 성공한 디자인 그룹으로 불린다. 이들의 성장 가도에 날개를 달아준 건 감성인간공학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 쉽게 말하면 모니터에서 빠져나온 다양한 캐릭터들이 현실에 존재해 인간의 감각과 감성을 자극해 관람객들은 작품과 소통하고 곧 감동하게 된다.

 

 


4 100년 동안 상영될 ‘백년해도권’의 시간을 단축해 직관적으로 표현한 ‘백년해도권 애니메이션 디오라마.’ 5 계절적 흐름에 맞춰 꽃들이 피고 지며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꽃과 사람’. 모니터로 보이는 작품은 꽃의 탄생과 죽음의 순환이 반복됨을 그린 ‘증식하는 생명 Ⅱ’이다. 

 

2015년은 팀랩이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핫한 디자이너임을 확인시켜주는 해였다. 9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메종&오브제 20주년 기념전에 초대 받아 2만여 송이의 꽃으로 연출한 ‘Floating Flower Garden’을 만들어 화제가 됐고, 밀라노 엑스포 일본 파빌리온 부스에서는 자연의 싱그러움을 만지며 교감할 수 있는 ‘Harmony’를 선보여 밀라노 엑스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전시에게 주는 ‘베스트 프레젠테이션’상을 수상했다. 올해 2월에는 예술에 배타적인 미국의 실리콘 밸리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3월부터는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에 이어 서울에서도 상설전을 개최했다. 이노코 토시유키는 기자 간담회에서 “우리가 만드는 작품을 통해 인류가 한층 창조적이고 지적으로 진화해 평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예술을 통해 그런 세계를 만드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서울 롯데월드에 들어선 팀랩 월드는 1700㎡에 14개의 전시 공간을 마련했다. 전시 공간은 미디어 아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댄스 아트 뮤지엄’과 체험자들이 함께 만들어가며 흥미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런&플레이! 퓨처파크’로 구성되고, ‘댄스 아트 뮤지엄’은 6개의 아트 작품으로 선보인다. 우주 공간을 표현한 ‘크리스탈 유니버스’는 수많은 LED로 표현된 빛의 집합이 입체적인 조각을 만들어 화려함과 장엄함을 자아내 번쩍이는 소우주를 경험할 수 있다. 계절의 흐름에 따라 꽃이 피고 지며 변화하는 ‘꽃과 사람, 통제할 수 없지만 함께 살아갈 수 있는, 1년에 1년을’이라는 작품은 작품 속 꽃을 만지거나 밟고 걸어다니는 등의 행동을 인식해 매 순간 다른 풍경을 연출한다. 또 세계자연기금이 2009년 발표한 보고서의 예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100년 동안의 해수면 변화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백년해도권’과 이를 단축해볼 수 있는 ‘백년해도권 애니메이션 디오라마’ 등의 예술 작품을 경험할 수 있다. 8종의 아트 어트랙션으로 구성된 ‘런&플레이! 퓨처파크’는 체험자들이 함께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미래형 파크를 엿볼 수 있다. 특히 ‘그래피티 네이처’에서는 관람객이 직접 그린 물고기 스케치가 눈앞의 공간에 뛰어들어 힘차게 헤엄치는 디지털 수족관이 만들어지는 마술 같은 세계가 펼쳐진다. 전시를 관람하고 나오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펴보니 너도 나도 얼굴에 웃음꽃이 피어 있다. 이노코 토시유키가 말한 평화로운 세상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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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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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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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탑이 소더비의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에 큐레이터로 데뷔한다.


1744년 런던에서 창립한 경매 회사인 소더비는 40개국에 지점을 두고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경매사다. 올해 소더비의 아시아 현대미술품 경매는 다른 해보다 특별한데 가수 탑 Top이 큐레이터로 데뷔하는 행사이자 소더비 홍콩 지사가 처음으로 젊은 컬렉터를 큐레이터로 영입했기 때문이다. 평소 예술 분야에 관심이 많고 자신이 직접 가구 디자인도 하는 등 가수로서의 활동만큼이나 컬렉터, 예술 애호가로 활동해온 탑은 이번 경매에서 자신의 취향과 의견을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중화권에서는 이미 젊은 컬렉터들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소더비에서는 이번 경매를 통해 아시아의 현대미술을 널리 알리고 젊은 컬렉터와 예술가들의 활동을 적극 장려하고 싶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탑의 바람대로 판매 수익금의 일부를 ‘아시아문화위원회’에 기부해 아시아의 젊은 예술 작가들에게 기부할 예정이라니 더욱 의미 있다. 

tel 이안아트컨설팅 02-2234-7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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