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에서 개최된
전시는 작가의 성정을 가늠하는 리트머스시험지와 같다. 오랜 시간 자신의 길을 조응해온 작가의 세계가 전시장이라는 한 공간에 응축되며 수많은 이들에게 다층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도자 작가로 잘 알려진 몰리 해치 Molly Hatch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전시를 가졌다. 지난 8월 9일,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에서 개최된 그룹전
1,2,3 물레를 돌려 접시를 만든 다음 접시를 벽에 캔버스처럼 펼친다. 그리고 그 위에 페인팅을 하는 것이 작업 순서. 4 접시를 모으니 말을 타고 사냥을 가는 풍경이 그려졌다. 5 도자를 중심으로 다양한 전시를 개최하는 클레이아크 김해 미술관 전경. 6 전시 오프닝 현장에서 몰리 해치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7 몰리 해치의 유명작인 ‘리사이트’. 접시 뒤쪽으로 진한 핑크색을 칠해 흰 벽에 붙여놓으면 붉은빛이 반사된다. 8 접시에 그림을 그릴 때 사용하는 안료들. 9 뉴욕에서 3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도시에 몰리 해치가 가구 작가인 남편, 7살 딸과 함께 사는 집이 있다.
몰리 해치는 언제나 남들과 조금은 다른 방식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그 결과를 작품에 담고자 노력해왔다. 똑같은 풍경을 봐도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표현해내고, 이것이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 때 그녀는 작업의 즐거움을 느낀다. 얼마 전부터 몰리 해치는 벽지와 패브릭을 디자인하며 작업의 스펙트럼을 넓히기 시작했다. 아름다운 풍경, 마음을 흔드는 무늬의 패브릭, 앤티크 식기 등 일상에서 찾아낸 소박한 것들을 작업의 주된 소재로 삼는 그녀는 이것들에서 느낀 감흥을 접시 등 일상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소재에 담아낸다. “저는 사람들을 압도하는 드라마틱한 작품보다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래서 벽지와 패브릭 등 리빙과 관련한 제품을 만드는 것에 눈을 뜨게 됐어요.” 몰리 해치는 뉴욕에서 차로 3시간 정도 떨어진 작은 마을에서 가구 작가인 남편과 일곱 살 딸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손수 만든 식기와 직접 디자인한 벽지 등을 활용해 아늑한 분위기로 연출한 공간에서 요리하고 정원을 가꾸는 등 일상에서 많은 영감을 얻는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은 보다 다양하게 펼쳐질 그녀의 작품과 앞으로 적극적으로 작업하게 될 리빙 제품에 고스란히 담길 것이다.
10,13 가마와 각종 미술 도구가 놓인 작업실 전경. 이곳에서는 갖가지 샘플 작업이 주로 이루어진다. 11 손맛 나는 그림으로 가득한 몰리 해치의 식기 시리즈. 국내에서는 트위그 뉴욕과의 협업 제품을 만날 수 있다. 12 몰리 해치의 아늑하고 소박한 분위기의 집. 몰리 해치는 집에서 닭을 키우고 가드닝을 하며 종종 요리하는 하루하루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