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에 최근 문을 연 P21 갤러리는 독특하게도 두 개의 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지금 두 개의 공간에는 설치 미술로 유명한 최정화 작가의 개관전 <짓, 것>이 진행 중이다. P21 갤러리는 박여숙화랑에서 경력을 쌓은 그녀의 딸, 최수연 대표가 이끄는 갤러리다. 아무런 장식 없는 심플한 두 개의 공간에서 최수연 대표는 현대 예술과 국내 작가들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전시를 기획할 예정이다. “현대 예술이라고 해서 꼭 신진 작가들만 소개하는 것은 아니에요. 중견 작가들도 얼마든지 현대적인 작품을 선보일 수 있으니까요. 특정한 기준을 두지 않으려고 해요.” 길을 걷다 불쑥 문을 열고 들어설 수 있는 부담스럽지 않은 갤러리이지만, 최수연 대표가 앞으로 소개할 전시에 기대를 모으는 이들이 많다. 오랜 시간 친분을 쌓아온 최정화 작가도 기꺼이 개관전을 맡았다. 최정화 작가는 항아리, 사발, 폐타이어, 촛대 등 익숙하지만 이제는 쓰임을 다해 잊혀져가는 물건을 민속적인 형태로 쌓아 올려 조각 작품처럼 선보였다. 작가는 제각각 다르게 존재했던 것들을 한데 모아 세상살이의 삼라만상과 잡다한 풍경을 전하고 싶었다고 한다. 두 개의 작고 심플한 공간을 압도하는 최정화 작가의 전시에 이어 유승호 작가의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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