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베니스까지 오리엔트 특급열차를 타고 가는 특별한 여행.
여행이란 단어는 프랑스어 ‘Travail’에서 왔다고 하는데, ‘일한다’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아마도 성지순례를 떠나는 사람들의 고충에서 나오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 당시 여행은 우리가 떠올리는 지금과는 거리가 멀다. 중세까지 소수만의 특권이었던 여행은 17세기 중반부터 영국 부유층 자제들과 유럽 상류층 귀족들이 견문을 넓히기 위해 유럽을 일주했던 그랜드 투어가 등장하며 빠르게 발전했다. 이후 산업혁명으로 증기선과 증기기관차가 출현하고 부르주아 계급의 생활수준이 향상되며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유럽인의 초호화 기차 여행은 애거사 크리스티의 동명 소설에 등장하는 ‘오리엔트 특급’이다. 1882년 벨기에 국제 침대차 회사가 운영했던 기차로, 파리 동역에서 오스트리아 빈으로 가는 열차가 거듭 노선을 연장하며 1889년 파리, 스트라스부르크, 뮌헨, 빈, 부다페스트, 부쿠레슈티, 이스탄불까지 가는 노선이 완성되었다. 이후 이탈리아와 스위스 국경에 심플론 Simplon 터널이 생기며 파리에서 밀라노, 베네치아, 베오그라드를 거쳐 이스탄불로 향하는 심플론 오리엔트 급행이 추가되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철의 장막이 유럽에 드리워지자 국제열차 운행이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고, 1977년에 막을 내렸다. 그러다 1982년 미국 실업가 제임스 셔우드가 열차를 인수, 새롭게 부활시켜 오늘날까지 호화 열차의 대명사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현재 3개의 노선 중 가장 호화로운 노선이 베니스 심플론 오리엔트 익스프레스이다. 월드 트래블 어워드에서 3년 연속 유럽 최고 럭셔리 트레인으로 선정된 노선으로 런던, 파리, 베니스 구간을 1920년대 아르누보 양식의 화려함으로 복원된 열차가 오간다. 열차에서는 최고의 서비스도 제공되는데, 프랑스 셰프들이 현지에서 생산되는 가장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모든 요리를 준비한다. 기차에서 만나는 다채로운 도시의 풍광과 아름다운 알프스 경관도 장관이다. 이동을 목적으로 하지만 이 열차의 핵심은 바 Bar이다. 수준 높은 연주가 이어지는 이곳은 세계의 왕실 가족이나 수상, 유명 인사들이 이용하는 만큼 사교계의 장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저녁 시간에는 반드시 정장과 드레스를 입어야 한다는 점도 이 열차의 특징이다. 최고의 여행을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잊지 못할 경험을 안겨줄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web www.belmond.com/trains/europe/venice-simplon-orient-expr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