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가 오피스텔이라고? 16층의 높은 건물과 세련된 외관에 입이 떡하니 벌어졌다.
출퇴근길 항상 거닐던 길가에 근 6개월이나 공사 중이던 자리에 멀끔한 건물이 생긴 것이다. 레스토랑인가? 카페인가? 공사하는 내내 나도 모르게 눈길이 머무르곤 했다. 1층에는 식물과 예쁜 의자가 있는 걸 보아하니 카페인 것 같고, 지하에는 하와이안 포케집이 문을 열었다. 포케 샐러드를 주문하며 슬며시 알바생한테 물어봤다. 대체 여기는 뭐하는 곳이냐고. 돌아온 답은 뜻밖이었다. 공유 오피스 패스트파이브에서 오픈한 오피스텔이라는 것. 곧장 집으로 가 샐러드를 먹으며 검색해봤더니 웬걸, 사이트에 너무나도 근사하고 완벽한 시설을 갖춘 사진이 보이는 게 아닌가. 바로 연락을 취하고 만난 그곳의 매니저는 이런저런 설명을 친절히 해주었다. 우선, 이곳은 시행사인 가우홀딩스가 건물 기획과 공간 설계를 담당하고 공유 오피스 회사 패스트파이브에서 디자인과 운영을 담당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라이프온투게더’라는 이름의 오피스텔이다. 내추럴, 모던, 컬러 총 3가지 컨셉트로 설계된 5가지 크기의 타입이 있으며, 꼭대기 층인 16층에는 입주자를 위한 라운지도 있다. 편히 쉴 수 있는 소파를 비롯해 토스터와 전기포트, 커피 머신, 청소기, 대형 세탁기와 건조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커피와 우유, 시리얼을 무료로 먹을 수 있으며, 24시 무인 편의점과 이벤트가 있을 때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제주 에일맥주 기계까지 갖췄다. 이게 끝이 아니다. 모든 방은 풀 퍼니처인데다 한 달에 한 번 창틀까지 닦아주는 청소 서비스와 빨래 서비스가 제공된다. 매니저의 달콤한 말에 그저 입을 벌리고 듣고만 있었다. 입주자가 누릴 수 있는 시설은 더 있었다. 강남이 한눈에 내다보이는 테라스와 지하 포케집 옆에 자리한 피트니스 공간 그리고 층마다 각자에게 지정된 캐비닛이 있어 수납공간의 폭을 넓힌 것. 듣다 듣다 도대체 나쁜 점은 무엇일까 찾아보고 싶어졌다. 아쉽게도 아직 살아보지 못한 내게 아쉬운 점은 보이지 않았다. 이곳이야말로 혼자서도 잘 사는 혼자족, 즉 1인 가구가 원하는 모든 것을 갖춘 오피스텔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