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을 키우는 5인이 자신들이 애정하는 ‘아가들’의 사진을 보내왔다. 보고만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가는 반려동물의 사랑스러운 모습뿐 아니라 그들이 사는 근사한 공간까지 더불어 감상할 수 있다.
모리 (푸드 마케터 박현선)
자취를 시작한 지 10년 차 되어 혼자 지내는 일상에 온기가 필요하던 중 우연히 TV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서 연예인이 고양이한테서 위로 받는 모습을 보고 큰 결심을 한 후 고양이를 데려오게 되었다. 모리는 한 살 된 스코티시 폴드 여자 고양이다. 유독 콧대가 없고 눈이 살짝 처져 있는 억울한 표정이 매력적인 아이다. 츄르가 먹고 싶을 때만 야옹야옹 애교를 부리는 식탐 많은 애교쟁이이기도 하다. 모리와 침대에 누워 있을때면 가끔 꾹꾹이를 해주기도 하고 캣닢을 맡으며 뒹굴거리는 걸 좋아한다. 식탐 많은 모리가 음식을 먹으려 할 때 밀어내곤 하는데, 있는 힘껏 머리 힘으로 버티고 있는 모습이 너무 귀엽다. 인테리어 소품에 관심이 많은 내가 최근에 들인 소품이 모리의 새 장난감이 되었는데, 냄새를 맡기도 하고 만져볼 때 그 찰나를 포착하다 보면 이렇게 재미있는 사진이 나오곤 한다.
대츄 (체크인플리즈 스튜디오 김혜영)
날씨가 추워지니 보일러가 들어오는 타일 바닥과 해가 잘 드는 소파를 찾는 대츄. 대츄는 작년에 무지개 다리를 건넌 추츄와 함께 지내다 이제는 외동이 된 반려견이다.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대츄는 원래 부산 친정에서 키우기로 했던 강아지였고, 내가 데리고 와서 잠시 맡고 있었다. 추츄만으로 충분히 행복했던 나는 대츄에게 정을 붙이지 않으려고 했지만 사무실에서 눈치를 보다 잠든 귀엽고 짠한 대츄가 마음속으로 훅 들어와버렸다. 동네 팔각정까지의 산책을 좋아하고, 미팅을 하고 있으면 자기도 끼어달라며 짖기도 하는 대츄. 우리 부부가 함께 자는 침대를 가장 좋아하는 대츄는 사실 우리 집의 주인이다.
포키와 재키 (<학과 꽃> 디렉터 이은석)
믹스견인 포키와 재키는 울산 유기견보호소 출신이다. 포키는 결혼을 서너 달 앞둔 시점, 유기견 입양 카페의 공고를 보고 입양했다. 10여 년을 기르던 멍멍이라는 이름의 말티즈를 지병으로 보낸 직후라 입양보다는 강아지를 보는 기쁨 정도로 카페를 살피던 중이었는데 뜬장 속에서 불안해하는 포키를 보고 입양을 결심했다. 둘째인 재키는 1년 뒤쯤 입양했다. 역시나 같은 카페에 올라온 재키의 사진과 영상이 너무 귀여워 기억하고 있었는데, 입양됐다가 파양되어 동물병원을 떠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비가 오던 일요일에 데려왔다. 둘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 아니 ‘자리’는 바로 소파다. 카리모쿠 3인용 소파는 일반 소파보다 작아 한 사람이 웅크리고 누워도 발이 삐져나오는 크기인데 포키와 재키는 꼭 몸, 다리와 등받이 사이에 파고들어 우리와 함께 눕는다.
오키 (스몰워크 대표 전수영)
오키는 이제 막 한 살이 된 소년! 중성화 수술을 해서 땅콩을 뗐기 때문에 귀엽게 옥희라는 소녀 이름으로도 표기하곤 한다. 사실 사십 평생 세상에서 가장 무서워한 동물은 고양이였다. 그러다 우리 두 남매의 고양이 사랑이 너무나 간절하고 지극해 몇 년간 공부하며 입양을 천천히 준비하면서 고양이를 무척 사랑하게 되었다. 15년째 재택근무를 하고 있기에 나는 오키의 말동무이자 대소변 뒷바라지부터 잠자리 청소까지 집사 역할을 도맡고 있다. 일을 할 때도 내 책상에 오키가 자리를 잡으면 나는 큰 테이블로 노트북을 옮겨와서 작업한다. 오키는 종종 사람처럼 차려 자세로 쉬곤 해 많은 이들이 신기해한다. 창문 틈새나 카펫 위, 바닥에서도 꿈쩍 않고 배를 뒤집고 편하게 잠을 잔다.
샬롯과 미쉘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지현)
강아지를 입양하기 전 고민이 무척 많았다. 아들이 외동이라 외롭지는 않을까 걱정되었고, 그래서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알레르기 비염이 있는 가족에게 반려동물의 털이 힘들 것 같아 망설여졌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스탠더드 푸들이란 매력적인 견종을 알게 되었다. 털갈이도 하지 않고, 우리 가족 같은 케이스에 잘 맞는다 하여 입양을 결심했다. 그렇게 스탠더드 푸들인 샬롯을 만났고, 2년 뒤 샬롯의 자매가 낳은 미쉘을 데려왔다. 미쉘은 블랙 스탠더드 푸들인데 점점 실버 푸들이 되어가고 있다. 아빠가 실버 푸들이라 그런 것 같다. 둘은 거실 벤치 하단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벤치 위에 올라가 창밖을 내다보는 것도 즐긴다. 키워보니 정말 똑똑하고, 우리 가족에게 큰 기쁨이 되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