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국내 여행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요즘, 곳곳에 보물처럼 숨어 있는 숙소 열 곳을 찾았다. 각 지역마다 다양한 쉼과 여유가 있는 곳에서 한여름의 진한 추억을 남겨보길 바란다.
고요한 사색과 치유를 위한 공간
양양 ‘비온 후 풍경’
비를 흠뻑 맞은 곱디고운 자연의 색이 궁금한가? 강원도 양양 인근 해변 마을에 위치한 비온 후 풍경은 선명한 초록의 자연을 지니고 있다. 건물 주변을 수목으로 둘러 마치 숲속에 머무는 듯한 느낌을 연출했고, 비가 내리는 듯한 패턴이 독특한 두 건물 사이에는 연못과 투숙객을 위해 마련한 작은 정원인 ‘향연’이 있어 사색과 힐링을 위한 최적의 장소를 구현했다. 객실 내부까지 원목을 주재료로 활용해 자연 친화적인 분위기를 이어나간 점 또한 주목할 만하다. 특히 곳곳에 크고 작은 여러 개의 창을 내 공간 전체에 햇빛이 고루 들어올 뿐 아니라 건물 어디에서도 정원을 감상할 수 있어 실내와 실외가 단절되지 않고 이어지는 느낌이다. 양양을 방문한 많은 이들이 서핑을 즐긴다는 점을 고려해 넉넉한 샤워 공간을 마련한 아이디어도 눈에 띈다. 저녁에는 정원을 공용 바비큐장으로 활용해 숯불로 구운 고기와 함께 투숙객들이 어우러져 소박한 식사를 즐길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add 강원도 양양군 현남면 남애리 540-14
web www.rainafter.com
눈이 즐거운 공간
강릉 ‘라파트멍6-1’
놀거리가 즐비한 강릉에서 완벽한 하룻밤을 원한다면 프라이빗한 렌털 하우스 라파트멍6-1이 정답이다. 라파트멍은 파리에 거주하며 의류 브랜드 심플먼트를 운영하는 김나리 디자이너가 구옥을 리모델링해 운영하는 곳으로 그녀의 감각이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특히 공간에 한국적인 요소와 현대적인 모던함을 적절히 조화시켜 시크하지만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올리브나무와 노란색 비치 파라솔이 자리한 마당부터 디자인 가구와 조명, 소품으로 가득한 감각적인 다이닝룸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꾸민 곳이 없다. 호텔이나 펜션과 달리 단독주택으로 이뤄져 여행을 하다 집으로 돌아온 듯한 아늑함과 편안함을 주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사랑하는 이들과 따스한 조명 아래 제네바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와인 한잔 곁들인다면 더할 나위 없는 여행의 마무리가 될 것이다.
add 강원도 강릉시 명주로77번길 6-1
instagram @appartement6_1
제주의 풍경과 전통가옥의 멋이 담긴
제주 ‘탐라는 일상
마치 무릉도원처럼 편안하고 여유롭다 해서 이름 붙인 제주 무릉리에는 제주의 허파라고 불리는 곶자왈 숲과 함께 전통가옥의 고즈넉한 미와 자연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슬로 라이프를 꿈꾸며 제주로 이주한 건축가 부부가 1년여에 걸쳐 완성한 탐라는 일상이 그 주인공. 가족의 세컨드 하우스로 사용되기도 하므로 평소 그들이 추구하는 미니멀 라이프와 이야기가 곳곳에 배어 있다. 크게 집의 중심이 되는 안거리와 낡은 창고를 개조한 밖거리로 구성되는데, 안거리는 오픈형 키친과 큰 테이블, 선룸, 가족 욕실 등이 있으며, 밖거리는 작은 바와 티룸, 편백나무로 감싼 침실이 마련되어 있다. 프라이빗 독채 운영 방식으로 공간을 꾸리는 터라, 야외 다이닝과 마당까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또한 장점이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이곳에서 잠시나마 속도를 줄이고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며 휴식을 만끽해보자.
add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무릉리 365-1
tel 0504-0904-2295
아름다운 숲속 나그네의 집
춘천 ‘의림여관’
아름다운 자연이 드리운 춘천의 어느 산자락에 나그네의 집 의림여관이 자리하고 있다.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에서 회복하고 치유 받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공간으로 거대한 자연의 바위를 연상시키는 건물은 외부를 등져 도시와 단절되는 느낌을 주고, 숲을 바라보고 있는 내부는 대부분 창으로 개방해 온전히 자연을 만끽할 수 있다. 원목을 이용한 깔끔한 마감과 군더더기 없는 가구는 숲과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더욱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완성한다. 객실은 단 2개로 프라이빗하게 운영되며 테라스와 실내 스파, 독립된 키친 다이닝 등 나만의 정원에서 숲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공간을 즐길 수 있다. 일상에 지친 날을 보내고 있다면 자신을 또는 연인이나 가족을 위해 의림여관에서의 휴식과 자연을 선물해도 좋겠다.
add 강원도 춘천시 신동면 의암1길 132
instagram @uirim_inn
여유로운 여행을 위한
전주 ‘늦잠’
전주 서학동 예술마을 골목 한 켠에 자리한 늦잠은 1970년대 지어져 50년의 연륜을 머금은 한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기와와 툇마루, 구조목 등 근현대사적인 한국적 요소가 집 안 곳곳에 남아 있어 고즈넉한 한옥의 매력을 더한다. 앞마당에는 물소리 가득한 야외 수 공간이 자리해 족욕을 하거나 햇빛 가득한 대청마루에 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늦잠이 특별한 또 다른 이유는 늦은 체크아웃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느림의 미학을 중심으로 일상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돌리고 여행이 마지막까지 여유로울 수 있도록 여행자를 배려했다. 늦잠에서만큼은 늦은 밤 다도를 즐기거나 빔프로젝트로 영화 한 편 감상하는 여유를 부려도 좋겠다.
add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학3길 73-15
web www.ntja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