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문방구 ①

어른들의 문방구 ①

어른들의 문방구 ①

업무와 생활 공간의 경계가 점점 허물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무런 개성 없이 기능에만 충실했던 사무실에 테마가 있는 문구를 가미해 감각적인 홈 오피스로 변신해보는 건 어떨까.

 

 

COLORFUL 

무채색 일색인 사무실에서 벗어나 알록달록한 색으로 리듬감 있는 환경을 연출해보자.

 

리넨에 가느다란 면 줄을 사용해 독특하면서도 꼼꼼한 자수 기법으로 문양을 완성한 코델리 러그는 에르메스에서 판매.

 

톡톡 튀는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책을 센스있게 보관할 수 있는 덤보 북엔드는 더콘란샵에서 판매.

 

톡톡 튀는 컬러와 심플한 디자인으로 책을 센스있게 보관할 수 있는 덤보 북엔드는 더콘란샵에서 판매.

 

다양한 사이즈로 구성된 수납공간으로 실용성과 활용도를 높인 툴 박스는 비트라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스위프트 송아지 가죽과 스틸 소재로 만든 네레우스 지구본은 해수면 아래를 부조로 새겨 독특하다. 나이젤 피케 디자인으로 에르메스에서 판매.

 

생동감 넘치는 컬러로 눈이 즐거운 백가몬 게임 세트는 전통 승마 경기에서 영감을 얻었다. 에르메스에서 판매.

 

자유롭게 말아 원하는 형태로 만들 수 있는 롤 업 빈스는 PVC 소재로 강한 내구성을 자랑하며, 주방이나 실외에서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챕터원에서 판매.

 

손잡이를 연상시키는 위트 있는 디자인의 트위스트 연필깎이는 노만코펜하겐에서 판매.

 

컬러풀한 사각 노트 불록은 헤이 제품으로 이노메싸에서 판매.

CREDIT

에디터

TAGS
미술과 디자인, 그 사이의 영역

미술과 디자인, 그 사이의 영역

미술과 디자인, 그 사이의 영역

한옥의 서까래 아래 동심을 자극하는 형형색색의 도형이 잔잔하게 춤을 춘다. 서윤정 작가의 드로잉과 디자인 오브제는 그녀를 닮아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마력을 지니고 있었다.

 

큰 창을 통해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쇼룸에는 페인팅과 디자인 오브제가 전시되어 있다.

 

하얀 눈이 기와지붕을 소복이 덮은 설경이 한 폭의 그림같은 서촌의 골목길에 기하학의 경쾌한 그림이 독특한 아담한 한옥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풍경화 같은 그림이 동화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누가 봐도 유쾌한 아티스트가 살고 있을 것 같은 이곳은 순수미술을 기반으로 디자인 작업을 선보이는 서윤정 작가의 작업실이자 서윤정 회사의 쇼룸이다.

 

사랑스러운 이미지가 고스란히 느껴지는 서윤정 작가의 작품은 그녀를 닮아 있었다.

 

“회사를 다니고 싶어 서윤정 회사로 이름을 지었어요(웃음).” 심오한 의미가 있을 거라는 예상과 달리 웃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브랜드 이름을 설명했다. 브랜드명처럼 작품 또한 간결하면서 어린아이의 순수함이 느껴졌는데, 작가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서윤정 회사는 그녀의 페인팅과 드로잉 작업에서 시작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공간에 대한 애착이 컸어요. 집에서 나만의 장소를 만드는 것을 정말 좋아했거든요. 유학을 떠나서도 이러한 갈망이 컸는데 공간과 감정을 엮어 캔버스에 풀어내고 싶었어요. 입체적인 공간을 평면에 그려내면서 나만의 느낌을 표현한 거죠.” 시카고와 런던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그녀는 공간을 구성하는 기본요소인 점, 선, 면, 수직, 수평 요소를 활용해 페인팅 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그림의 이미지 요소를 패턴화해 디자인 오브제로 만들어내며 작품의 영역을 확장시켰다.

 

패브릭 안료를 사용해 직물에 드로잉을 하고 프린트로 찍어내는 등 다양한 작업을 시도한다.

 

“라이프스타일 제품에 관심이 많아요. 페인팅 작업에서 보이는 저만의 이미지를 오브제에 접목시켜도 좋을 것 같아서 디자인 오브제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림 작품의 요소를 그래픽화해서 직접 오브제에 그림을 그려요. 재료를 제한하지 않고 다양한 작업을 시도하는데, 도예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기도 하고 기존의 기물과 패브릭 등 손이 자주 닿는 것에도 그림을 그려요.” 그녀에게 있어 패브릭부터 러그, 화병, 그릇, 오브제 등 다양한 물건은 캔버스가 된다. 장르를 제한하지 않고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통해 그녀가 라이프스타일을 충분히 즐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녀의 페인팅이 담긴 도자 제품은 화병, 접시, 볼, 컵, 캔들홀더 등 다양하다.

 

서까래 아래 세월의 흔적을 간직한 오브제와 그녀를 닮은 유쾌한 컬러의 기하학 도형이 어우러져 의외의 합을 보여주는 쇼룸 옆에는 그녀의 작업실이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새하얀 공간에 알록달록한 물감이 떨어져있고 작업 테이블 앞에 있는 창문 너머로 커다란 나무가 있는 정원이 보였다. 한없이 맑고 화사한 그녀의 작품과 이곳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면서 순식간에 감성적인 풍경을 만들어냈다. “아무래도 작품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 같아요. 저도 모르게 색을 쓰거나 패턴을 만들 때 좋아하고 자주 보는 이미지가 녹아들더라고요. 활자가 읽고 싶을 때도 내용보다는 아름다운 묘사가 돋보이는 산문 시를 많이 읽게 되고, 영화도 미장센이 훌륭한 작품을 찾게 돼요.”

 

그녀의 페인팅이 담긴 도자 제품은 화병, 접시, 볼, 컵, 캔들홀더 등 다양하다.

 

아름다움을 탐미할 줄 아는 그녀의 작품과 더불어 취향까지 엿볼 수 있는 이곳이 무척  흥미롭게 다가왔다. 새로운 작품을 구상 중인 그녀는 봄이 오면 다른 작가들과 함께하는 프로젝트와 벽만 한 크기의 캔버스에 페인팅 작업을 할 계획이라며 조심스럽지만 눈을 반짝이며 전했다. 순수미술과 디자인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자신만의 색을 간직한 채 작품 활동을 이어나가는 서윤정 작가. 그녀의 새로운 작품을 기대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이유는 뭘까.

 

그녀의 페인팅이 담긴 도자 제품은 화병, 접시, 볼, 컵, 캔들홀더 등 다양하다.

 

쇼룸에는 그녀의 작품과 함께 고가구와 빈티지 가구가 어우러져 의외의 운치를 선사한다.

 

쇼룸에는 그녀의 작품과 함께 고가구와 빈티지 가구가 어우러져 의외의 운치를 선사한다.

 

창문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 폭의 그림같은 쇼룸 2층은 작은 갤러리에 온 듯하다.

CREDIT

에디터

포토그래퍼

이예린

TAGS
CABIN OR OFFICE

CABIN OR OFFICE

CABIN OR OFFICE

마치 잘 깎은 조약돌을 닮은 듯하다가도, 달리 보면 미친 속도로 우주를 내지르는 캡슐 포드 같은 인상을 자아낸다. 헝가리의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 헬로우드의 건축가 타마시 필뢰프 Tamás Fülöp가 설계한 오피스형 오두막 워크스테이션 캐빈을 소개한다.

 

큰 통창으로 탁 트인 듯한 개방감을 부여했다.

 

목제를 활용한 외관 덕분에 정원과도 잘 어우러진다.]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헬로우드 Hellowood는 맞춤형 공공건축물과 다양한 형태의 캐빈을 디자인하고 건축하는 것을 전문으로 하는 건축 디자인 스튜디오다. 트리 하우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와우하우스 Waushaus, 마치 원뿔을 연상시키는 그랜드 캐빈 등 도전적인 디자인의 오두막을 선보여온 헬로우드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재택근무와 같이 유연하게 변화하는 근무 환경을 반영한 오피스형 오두막 워크스테이션 캐빈 Workstation Cabin을 선보였다. 모듈 형태로 제작된 이 건축물은 콤팩트한 크기와 불규칙하게 조각된 단면으로 나무 열매나 캡슐 등 다양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익살스런 외관이 시선을 준다. 하지만 내부에 들어서면 사무용 빌트인 테이블과 체어는 물론, 사방으로 난 창 덕분에 탁 트인 개방감을 느낄 수 있으며,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방음 체계와 단열 시스템까지 갖춰진 오피스가 펼쳐진다. 워크스테이션 캐빈을 설계한 헬로우드의 책임 건축가 타마시 필뢰프에게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타마시 필뢰프

 

코로나 19는 삶의 많은 부분을 송두리 째 뒤흔들었다. 이제 우리는 이런 변화에 대한 대안을 하나둘 마련해가는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에 들어선 듯하다. 헬로우드의 워크스테이션 캐빈도 삶의 변화에 적극 대응한 결과로 보인다. 워크스테이션을 제작하기 된 동기와 정확히 일치하는 부분이다. 우리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랜 기간 지속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재택근무자들의 환경에 주목했다. 생활 공간이었던 집이 곧 일터로 변화하면서 일과 삶의 경계가 불분명해졌고, 함께 생활하는 가족이 있을 경우 방음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전염병으로부터 안전하면서 일과 삶의 경계를 분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했다. 그에 따른 결과가 워크스테이션 캐빈이다.

특히 외관이 인상적이다. 작은 우주 캡슐처럼 보이기도 하고, 솔방울 같다는 느낌도 든다. 제작에 영감을 받았거나 모티프로 삼은 것이 있나?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책에 실린 조약돌 삽화에서 영감을 받아 외관을 구상했다. 흔히 모듈러 하우스하면 떠오르는 큐브 모양에서 탈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물론 있었다. 두 가지 생각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디자인에 대한 논의가 오랜 시간 진행되었다. 그 결과 정원과 어울릴 수 있는 공간, 나아가 자연과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건축물을 만들어보자는 결론을 내렸고, 지금과 같은 형태가 구현되었다.

 

 

 

구조를 설계할 때 가장 주안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우리의 출발점은 작은 크기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기능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워크 스테이션 캐빈은 혼자는 물론 여섯명 정도의 사람이 편안하게 일할 수 있을 만큼의 수용력을 지녔다. 특히 내부 면적은 8m2 정도지만 십오각형이라는 다각형 외관으로 일반적인 사각 형태보다 공간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사면으로 넓은 창을 여러개 만들어 삭막한 근무환경에서도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있도록 의도했다. 좁은 공간이지만 창이 넓어 시야가 넓어지는 동시에 개방감까지 느낄수있다.

어떤 소재를 주로 사용했는가? 외관상으로도 드러나듯 목제 프레임 구조로, 내부 마감은 천연색 자작나무 합판을 사용했으며 외관의 일부를 이와 동일한 합판으로 마감했다. 문틀과 창틀은 소나무를 활용했다.

워크스테이션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단순한 사무 공간 이상의 기능을 담고 싶었다. 서재는 물론 아이들의 놀이방으로도 활용하는 등 책을 읽거나, 쉬고 운동하기 위한 완벽한 은신처 역할까지 겸할 수 있다. 모듈식 건축물로 공정 과정에서 골조를 조립한 다음, 현장에서 나머지 설치 과정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지형적, 지리적 영향을 덜 받고 설치가 간편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집 앞 정원이나 숲속 같은 야외는 물론 10m2 정도의 면적으로 건물 안에도 설치가 가능해 다양한 장소에서 적용할 수 있다.

 

사방으로 난 창 덕분에 자연이 캐빈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추위나 더위 같은 기후변화에도 버틸 수 있는가? 그렇다. 오피스로 기능하기 이전에 생활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설계를 시작했다. 내부에는 단열재를 시공해 지면이나 외부로부터 발생하는 한기를 막아주고, 빌트인 벤치 부근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어 여름에도 쾌적하게 생활할 수 있다.

사무실 대용으로 제작된 만큼 실제 전기나 인터넷 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 자체 전기 공급 시스템과 콘센트가 곳곳에 내장되어 있어 노트북, 전화, 와이파이는 물론 다양한 전자기기를 연결해서 사용할 수 있다.

 

사방으로 난 창 덕분에 자연이 캐빈의 일부가 된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앞으로 기획 중인 프로젝트가 있는지 궁금하다. 현재 여러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있다. 가장 흥미로운 것 중 하나는 우리가 부다페스트 근처의 숲을 위해 설계하고 있는 산책로 개발 프로젝트다. 환경을 해치지 않는 소재로 만든 캐노피를 설치하거나 나무들의 성장이나 미관을 해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 건축물을 제작하고자 한다. 건축물의 구조나 소재가 자연을 해치지 않는 것은 물론, 많은 이들이 숲을 방문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아직은 구상 단계에 있다.

앞으로 사무 환경은 더욱 다양해질 것이고, 그에 따른 오피스의 변화도 계속될 것이다.섣불리 단언할 수는 없지만 더욱 역동적인 형태로 변화하지 않을까 싶다. 놀랍게도 우리는 안타까운 팬데믹 상황에 적응하는 중이지 않나. 홈 오피스가 보편화되고 있는 만큼, 집안의 일부를 사무공간으로 만드는데 필요한 가구나 하나의 공간에 오피스와 생활 공간이 구조적으로 완벽히 분리되는 독특한 형태의 집이 나타날 수도 있으리라 본다. 우리가 선보인 것처럼 집과는 독립적인 구조의 개인용 사무 건축물 또한 생겨날 수도 있을테고 말이다. 확실한 건 이전의 일관된 사무환경으로의 회귀보다는 조금 더 자유롭고 다채로운 형태의 사무 환경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이미 우리는 어떤 변화에도 적응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지않나.

CREDIT

에디터

TA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