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적인 가구를 선보이는 디자인 듀오 감프라테시
서로에게 든든한 연인이자 기꺼이 등을 내주는 든든한 동료로. 매력적인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의 가구를 선보이는 디자인 듀오 감프라테시 GamFratesi 이야기.
에티켓 소파.
연인이자 디자인 듀오 감프라테시.
덴마크에 있는 건축학교 아후스 Aarhus에서 서로 다른 국적의 두 사람이 만났다. 이탈리아에서 온 엔리코 프라테시 Enrico Fratesi와 덴마크 출신의 스틴 감 Stine Gam의 처음은 그곳에서 시작되었다. 학교에서 진행하는 마지막 프로젝트에서 만난 두 사람은 건축이라는 분야의 특성상 함께 논의해야 하는 작업을 자주 거쳐야 했다. 설계 과정뿐 아니라 내부를 채우는 과정까지 이뤄져야 했기에 숱한 논쟁과 갈등이 있었던 둘. 그러나 건축 디자인은 물론, 여러 가구를 보고 고르며 배치하는 과정을 모두 거치고 결과물을 마주했을 때 두 사람은 자신들의 스타일이 조화롭게 녹아든 것을 깨달았다. 그 과정에서 공간을 이루는 가구에 매료된 그들은 학교를 떠난 이후 본격적으로 서로의 이름을 합해 감프라테시라는 스튜디오를 차리며 동업을 시작한다. 스틴 감의 고향인 코펜하겐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게 된 감프라테시는 아이들의 자유로움에서 착안한 카툰 체어와 2011년 밀라노 디자인 위크에서 선보인 리라이트 체어 등을 선보이며 특유의 따뜻한 감성이 녹아든 디자인으로 본격적인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감프라테시를 설명할 때면, 으레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을 언급하게 된다. 쉬이 유행을 타지 않는 멋스러운 가구의 외관과 원목을 주로 활용한 따스한 감성 등 그들을 설명할 수 있는 요소는 꽤 많겠지만, 이러한 정체성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은 다양한 북유럽 가구 브랜드와의 협업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배트체어와 비틀체어, TS테이블등의 제품을 함께 선보였던 구비와의 콜라보레이션은 오늘까지도 많은 이들이 브랜드와 디자이너의 이상적인 상생이라고 여길 만큼 서로에게 긍정적인 결과와 돈독한 신뢰감을 안겨주었다. 협업의 매력을 알게 된 이들은 이후 에르메스, 폴트로나 프라우, 데돈 등 적극적으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해나간다. 국내에서도 프리츠 한센의 서스펜스 조명이나 여타 브랜드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가구, 리빙 아이템을 들여다보면 그들이 디자인한 제품을 꽤 찾아볼 수 있을 정도. 그리고 올해 6월에도 어김없이 로얄코펜하겐에서 출시한 로열 크리처스를 통해 다시 한번 협업 소식을 알린 바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이 칼럼에 담기 위해 엔리코 프라테시에게 처음 연락을 취했을 당시, 그는 메일을 통해 올해 9월에 있을 밀라노 디자인 위크 준비에 여념이 없음을 넌지시 알렸다. 언제나 사랑받는 가구를 만들고 있는 그들이 또 어떤 제품으로 우리의 심미적인 감각을 자극할지 조심스레 기대감을 드러내본다.
미노티의 앤지 다이닝 체어.
데돈과협업해만든 아웃도어 체어.
로얄코펜하겐과 협업해 만든 로얄 크리처스.
카툰체어.
폴트로나 프라우의 플롯 파티션.
국내에 상륙한 프리미엄 실내 도어 브랜드 ADL
문의 역할이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그 이상으로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여기 새로운 프리미엄 실내 도어 브랜드 ADL이 국내에 론칭했다.
문의 역할이 단순히 공간을 나누는 그 이상으로 인테리어의 핵심 요소가 될 수도 있다. 여기 새로운 프리미엄 실내 도어 브랜드 ADL이 국내에 론칭했다.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 브랜드와 오브제를 소개하는 리아에서 새롭게 선보인 ADL은 지속가능한 재료를 바탕으로 감각적인 디자인과 특별한 조립 시스템의 알루미늄 실내 도어를 생산한다. 2004년 디자이너 마시모 루카가 론칭한 ADL은 유명 디자이너와 건축가가 협업해 세계적인 장소에서도 사용할 만큼 완성도 높은 디자인과 첨단 기술력을 자랑한다. 리아의 쇼룸을 방문해 문 하나로 달라지는 공간의 변주와 함께 이탈리아 하이엔드 가구와의 근사한 어우러짐을 확인해보길.
add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 420 청담스퀘어B1
조은숙 아트앤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새롭게 선보인 이정원 작가의 금빛 도자 전시
한없이 투명할 것만 같은 실루엣, 이를 투과하는 한 줄기의 빛 그리고 잠식할 듯 일렁이는 그림자. 이정원 작가가 새롭게 선보인 금박을 입은 달항아리와 전통적인 미감의 도자가 발현하는 매력은 하나같이 그의 손을 거친 고심에 대한 은유다.
금박을 입은 달항아리가 영롱한 존재감을 발휘하며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비정형적인 곡선의 유리 도자에 입힌 백색의 그러데이션, 속이 비칠 듯 투명한 플레이트 속을 유영하는 수많은 물방울. 유리라는 소재를 활용해 가열차게 행한 변주는 모두 이정원 작가의 손에서부터 탄생했다. 그리고 3년 전, 학생과 교수로 만난 도예가 권은영과 함께 선보였던 협업전시에 이어 올해 다시 그는 새로운 작품을 내놓았다. 이번에는 선연한 금빛을 입은 채로. 조선시대 도자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과 은은하게 제 빛을 발하는 별이 속속들이 박힌듯한 20여종의 도자를 6월11일부터 약 한달간 조은숙 아트 앤 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감상할 수 있게 된것. 볕이 무자비하게 내리쬐던 6월의 어느 날, 전시 준비에 여념이 없는 그와 마주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이정원 작가.
이번 전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나? 이전에 선보였던 작품에 색다른 접근 방식을 접목하고 싶었다. 가장 직관적인 재해석은 새로운 소재를 들여오는 것이었다. 그중 눈에 띈 것이 바로 금이다. 그 중에서도 마치 종이처럼 얇게 펴진 금박을 활용하고자 했다. 먼저 작은 입자처럼 금박이 입혀진 도자를 상상해봤다. 유연한 유리에 비해 금박은 작은 충격만 가해도 쉽게 찢어진다. 종이 같은 재질의 얇은 금박을 유리에 감싸듯 말아버리고 다시 유리를 덧입힌 다음 블로잉 작업을 거치면 그 속에 있는 금박이 자연스레 잘게 찢어지게 될 터였다. 이러한 상상에서 비롯된 형태와 질감을 연구하고 실제로 구현해본 결과가 바로 이번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도 달항아리의 존재감이 단연 돋보였다. 유리라는 소재로 구현된 달항아리인 만큼 확연한 정체성을 품고 있는 데다 오묘한 금빛을 발하니 더욱 부각될 수밖에 없었을 듯하다. 달항아리라는 것이 백자의 형태가 더 눈에 익을 것은 자명하다. 그런 만큼 다른 시선을 입히고 싶었다. 그래서 도자에 유리라는 현대적인 물성을 도입하는 재해석을 시도했다. 나아가 이번 전시에는 노르스름히 꽉 차오른 달, 만월의 형상을 닮은 유리 달항아리를 선보이고 싶었는데, 금박이 지닌 효과를 톡톡히 봤다.
금박을 선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물론, 은을 사용해도 금박이 주는 효과를 일부낼 수 있다. 그러나 그에 따른 제약 또한 따른다. 은에 화학작용을 일으켜서 노르스름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위적으로 만드는 효과인지라 최선의 선택지처럼 느껴지진 않았다. 금이 자연스럽게 발현하는 은은한 광채를 오롯이 구현해 낼 수는 없었다. 구태여 만들어내지 않고 재료 자체가 지닌 본질적인 색채와 광을 활용해야만 비로소 완성도 있는 작품을 손에 쥘 수 있으리라 믿었다.
조은숙 아트 앤 라이프스타일 갤러리에서 이정원 작가의 금빛 도자 전시를 만날 수 있다.
낯선 소재인 만큼 다루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도자에 그러데이션을 입히는 작업을 했을때만 하더라도 재료의 수급과 같은 부차적인 걱정은 전혀 없었다. 새로운 소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기교를 내는 작업이었으니까. 그런데 무슨 일인지 금박이라는 소재는 도통 예측이 되지 않더라. 가령 양은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두께는 적절한지에 대한 계산말이다.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날아가기 일쑤였고, 조금만 힘을 줘도 쉽게 찢기곤 했다.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변수를 최대한 줄여나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데이션, 물방울 그리고 금박. 이제껏 선보인 작품의 표현은 제각기 달랐지만 결국은 ‘유리’라는 하나의 공통점으로 귀결된다. 유리의 어떤 점에 매료된 것인가? 흔히들 유리 하면 속이 훤히 비치는 투명한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리곤 한다. 사실 유리는투명과 불투명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는 소재다. 그리고 두 요소의 조화와 변주가 격렬히 이루어질 때 유리의 매력은 무한히 확장된다. 또 하나, 유리는 조명을 활용할 경우에도 매력이 더욱 배가 되는 소재다. 빛을 받은 외관에서 발산하는 은은한 광택은 물론이거니와 함께 생기는 그림자에서도 흥미로운 요소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완전히 투명해 보이는 유리도 빛이 관통할 때면 그림자에 육안으로는 쉽게 확인할 수 없는 미세한 무늬가 생겨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금박을 관통해 형성된 그림자와 도자의 실루엣이 어우러지는 오묘한 조화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물방울이 담긴 듯한 표현이 돋보이는 플레이트.
마지막 작업 즈음이 돼서야 완성한 금빛 달항아리. 유려한 곡선과 표면에 일렁이는 빛이 매력적이다.
긴 시간 동안 하나의 소재만을 고집하기란 쉽지 않을텐데, 혹시 유리공예 외에도 다른 장르에 눈을 돌려본 적은 없었나? 솔직히 말하면 유리 하나로도 버겁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또 한번 느꼈다. 유리공예는 협업이 정말 중요한 예술이다. 특히 너비가 큰 달항아리를 만드는 데는 대략 여섯명 정도가 달라붙어야 한다. 큰 품이 드는 만큼 당연히 손발을 맞추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고, 새로운 작업에 임하는 것이니 실수도 잦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과정에 대한 숙련도와 이해도가 쌓이게 되더라. 그때쯤 작업이 수월하게 진행되는 느낌이었는데 웬걸, 마지막 결과물을 만드는 작업에서야 비로소 만족할 만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 조금 더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웃음), 여전히 갈 길이 멀었다는 것 아니겠나.
어떤 점을 보완하고 싶은가?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데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 있기마련인데, 오래도록 하다보니 간혹생략해도 되지 않겠나 싶은 과정이 보이기도 한다. 오히려 그럴수록 정도를 밟아야 한다. 모든 과정에는 이유가 있기 마련이니까. 그런 점에서 내가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결국 그만큼의 시간을 투자해봤기에 할 수 있는 생각이지 않을까 싶다. 동감한다. 결국은 기초와 기본이다. 유리공예는 서서히 큰 덩이를 만들어가는 작업이다.완결된 작품을 만들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하는 과정, 형태의 변주를 주는 과정 등 모든 단계를 순차적으로 밟아나가야 하는 장르라는 뜻이다. 결국은 다시 기본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거다. 제작과정에서 작은 공기 방울이 생기는 것을 간과하고 넘기게 되면 어김없이 크랙이 나듯이 말이다. 타협 대신 끈기와 기본을 고수하는것. 이는 시간이 갈수록 더 절실히 느끼게 되는 점이다. 그러니 늘 냉정해지고 마음을 정돈해야만 한다.정도를 걷는 노력은 결코 배신하지 않으니까. 언젠간 내 손으로 만든 결과물이 증명해주리라 믿는다. 그저 보고 지나치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 이상하리만치 한번 더 시선을 끄는 작품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