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가 뉘엿한 오후 4시, 이래저래 헛헛하다. 그럴 땐 몸뿐만 아니라 마음의 허기까지 달랠 수 있는 딤섬집으로 슬쩍 날아든다.
사실 서울은 본토처럼 아무 때나 간식처럼 즐길 수 있는 딤섬집이 흔치는 않다. 대부분 브레이크 타임이 있기에 식사에 집중된 곳이 많다. 물론 가로수길에서 도산공원으로 자리를 옮긴 골드피쉬(02-511-5266)나 서촌의 포담(02-733-0831)처럼 탄탄한 딤섬집도 놓칠 수는 없기에 간식이 아닌 식사를 원할 때는 주저 없이 향하곤 한다. 하지만 애프터눈 티처럼 차에 딤섬을 즐기고 싶다면, JW 메리어트의 더 라운지(02-6282-6735)를 추천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여는 흔치 않은 딤섬집이라서 그렇다. 미쉐린 레스토랑 컨설팅으로 유명한 알란 야우가 디렉팅을 맡아 무척 아름답고 근사한 더 라운지는 홍콩으로 치면 차와 딤섬을 즐길 수 있는 얌차집, 영국으로 치면 차와 티 푸드를 즐길 수 있는 애프터눈 티 카페 같은 곳이라고나 할까. 물론 점심시간에 가벼운, 사람에 따라 무거운 식사를 즐기기에도 좋다. 딤섬은 점을 뜻하는 딤 點에 마음을 뜻하는 섬 心을 합친 말로, 그 종류만 해도 수천 가지에 달한다. 중국의 남쪽에 위치한 광둥 지역이 원조인데, 중국의 전통문화에 서유럽의 제과 기술을 받아 그 맛이 무럭무럭 성장할 수 있었다. 물론 그 많은 딤섬에도 구분법은 있다. 작고 투명한 교와 찐빵처럼 두툼한 껍질의 포, 샤오마이처럼 윗부분이 뚫린 마이, 얇은 쌀가루 전병에 말아 부친 펀의 4가지 말이다. 그 종류만 해도 다른 곳보다 월등히 많지만, JW 메리어트 더 라운지에서 맛본 인상적인 딤섬 몇 가지를 소개한다. 요즘 유행하는 사천 스타일의 매콤한 소스에 버무려진 새우 완톤, 배와 부추에 땅콩을 통째로 넣어 식감을 살린 조주식 찐만두 그리고 얇고 바삭한 크러스트의 식감 뒤에 오는 매콤달콤한 소스가 인상적인 사슴고기 패스트리. 아, 대만식 소시지인 샹창을 넣어 노릇하게 구운 순무 케이크도 놓치기엔 아쉽다. 여기에 상큼한 사과와 꽃 향이 어우러지는 청향계의 철관음 한 잔. 홍차에 클로티드 크림에 달달한 잼을 바른 스콘을 곁들이는 것도 좋지만, 4월에는 이런 애프터눈티는 어떨까. 분명 봄을 즐기는 색다른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