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재가 훌륭하면 그것만으로도 멋진 인테리어가 될 수 있다. 30대 중반 싱글남이 꿈꾸던 펜트하우스는 그렇게 완성되었다.
매운 카레로 유명한 아비꼬로 시작해 일본식 우동 전문점 카네마야제면소, 사바스시 전문점 하꼬쥬 등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며 3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성공한 사업가인 쿠산코리아의 최재석 대표. 그가 <메종>과 인연을 맺게 된 건 2010년, 서교동에 있는 사무실을 공개하면서다. 그가 4달 전 마포에 있는 109m² 규모의 아파트로 이사했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반가운 마음에 그의 집을 찾았다.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있었어요. 이 집은 베란다가 널찍해서 좋았는데 가족, 친구들과 바비큐도 해 먹고 식물도 키울 수 있겠다 싶어서 마음에 들었죠. 이곳에서 벌어질 재미난 일들이 자연스레 떠오르니 다른 곳은 더 볼 필요도 없었어요.” 12살 된 반려견 쮸비와 함께 지내는 그는 오래전부터 희망해온 펜트하우스를 계약하고 이 일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삶의 전환점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알맞게 집을 고치기로 했다. 그리고 6년간 쿠산코리아의 프랜차이즈 매장 인테리어를 도맡아온 숨엘리먼트에 레노베이션을 부탁했다.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오면서 제 취향을 잘 알고 있었어요. 숨엘리먼트의 서일영 대표는 아주 꼼꼼하고 사후 관리도 확실히 챙겨주는 분이어서 믿고 맡겼죠.” 서 대표는 깔끔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것을 좋아하는 집주인의 취향을 반영해 좋은 자재들로 바닥과 벽 등을 채워 나갔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복도와 거실, 안방까지 이어지는 원목 바닥재. 한창 인기를 끌었던 헤링본 대신 백화점이나 고급 매장에 종종 시공되는 애로 Arrow 공법을 적용했고 화살촉 모양이 공간에 재미를 주면서 길어 보이는 효과까지 노렸다. 오크 원목 소재라서 발에 닿았을 때 촉감이 부드럽고 내구성이 좋아 생활하며 생기는 흠집에도 강하다는 장점도 있다. “저는 평범한 것보다는 인테리어에 독특한 요소를 더하는 것을 좋아해요. 가령 저희 사무실의 경우, 휠체어로 사무용 의자를 대신하고 천장에는 수술용 전등을 달아놓는 등 파격적인 시도도 즐겨 하죠. 이 집에도 곳곳에 재미를 주려고 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게 거실 천장이죠.” 본래 우물천장이었던 곳을 트고 비스듬한 삼각형 모양으로 마감해 독특하게 만들었는데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하지 않았던 최 대표도 지금은 이 천장 모양에 만족스러워한다며 서일영 대표가 설명했다. 베란다 두 곳 중 한 곳은 주방과 이어지도록 확장하고 다이닝 공간으로 꾸몄다. 원형 식탁 위에는 세덱에서 구입한 커다란 샹들리에를 달고 천장에는 작은 유리창을 만들어 커튼을 치더라도 은근히 빛이 새어 들어오도록 한 점도 흥미로웠다.
최 대표는 작은 소품들로 집 안을 꽉 채우기보다는 눈에 띄는 몇 가지 아이템으로 공간에 힘을 주었다. 거실 천장에 있는 린지 아델만의 조명은 언젠가 이사를 가면 꼭 달고야 말겠다고 다짐했던 제품. 소파 옆에 둔 버터플라이 체어도 그의 위시 리스트였다. “결혼을 하면 가구를 새로 사야지 하며 한 해 두 해 미뤘는데 마음에 드는 물건이 많아져서 더 이상 기다릴 수가 없겠더라고요.” 지금 사는 모습이 행복해야 앞으로도 충만해질 수 있기 때문에 그동안 견디고 써온 낡은 가구를 정리하고 새 가구들로 삶을 다시 채워 나가는 그였다.
주방 | 모노톤으로 단정하게 연출했고 벽면에 수납장을 짜 넣어 깔끔하게 정리했다. 아일랜드 식탁은 필요에 따라 이동할 수 있도록 바퀴를 달았다.
1 다이닝룸 | 베란다를 확장해 만든 공간. 벽면에 붙인 수입 타일이 볼륨감 있는 조명과 검은색 의자 등 무거운 색과 멋스럽게 어우러진다.
2 욕실 | 전면을 직사각형 타일로 마감한 욕실. 거울과 수납장, 수건걸이까지 모두 타일 선에 맞춰놓은 것에서 집주인의 꼼꼼한 성격을 엿볼 수 있다.
침실 | 미닫이문을 열면 침실과 거실이 이어지므로 확장된 느낌을 주기 위해 침실도 거실과 같은 바닥재를 사용했다.
서재 | 컴퓨터를 하고 빔프로젝터로 영화도 보는 공간. 책상 앞에 둔 휠체어는 주문한 의자가 올 때까지 숨엘리먼트에서 잠시 빌려준 것이다.
베란다 | 침실과 이어지는 베란다에서는 하나둘 모아온 식물을 키우고 있다. 집주인 최재석 대표는 여기서 가족, 친구들과 바비큐 파티를 즐기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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