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Clou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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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을 포근하게 보내고 싶다면? 양모와 면, 리넨, 가죽 등으로 구성한 ‘화이트 심포니’로 천상의 분위기를 만들어보자.

Cloudy Perfume

에센셜 오일 디퓨저와 디퓨저 병을 진열한 구름 모양의 세라믹 케이스 ‘쿠물루스 Cumulus’와 ‘프티 쿠물루 Petit Cumulus’는 콘스탕스 귀세 Constance Guisset 디자인으로 나튀르&데쿠베르트 Nature&Decouvertes 제품. 개당 99.50유로, 35유로. 배경으로 쓴 마감재는 알칸타라 Alcantara의 ‘메타모르포시스 Metamorphosis’ 컬렉션의 ‘리벨룰라 Libellula’.

 

 


Quilted Ambience

메리노 양모와 황동으로 만든 벽 장식은 45×84cm. 일켈랜드 Elkeland가 펌리빙 Ferm Living을 위해 디자인한 ‘일켈랜드 월행잉 Elkeland Wallhanging’은 약 159유로. 촉감이 부드러운 벽 마감재 ‘타호 Tahoe’는 엘리티스 Elitis의 ‘오리엔트 엑스프레스 Orient Express’ 컬렉션의 ref. RM 75601. 

 

 

Soft Like a Lamb

왼쪽에 있는 양털 암체어 ‘더 타이어드 맨 The Tired Man’은 바이 라센 By Lassen 제품으로 홈 오투르 뒤 몽드 Home Autour du Monde에서 판매. 6999유로. 티베트 양털로 커버링된 ‘AA’ 암체어는 호르헤 페라리 아르도이 Jorge Ferrari-Hardoy, 후안 쿠르찬 Juan Kurchan, 안토니오 보네트 Antonio Bonnet가 디자인한 것으로 에어본 Airborne 제품. 1210유로. 매트한 유리 벽 등은 베아트리스 데루소 Beatrice Desrousseaux 디자인으로 루카 루나 Luka Luna 제품. 지름 64cm와 78cm. 289유로부터. 유리섬유로 만든 푸프 ‘코이시 Koishi’는 나오토 후카사와 Naoto Fukasawa 디자인으로 에디피스 Edifice 제품. 972유로. 넓은 세라믹 볼 ‘라군 Lagune’은 리나 메나르디 Rina Menardi가 제작한 것으로 상투 Sentou 제품. 675유로. 손으로 짠 리넨 태피스트리 ‘포그 Fogg’는 카스탈 Kasthall 제품으로 실베라 클레베 Sivera Kleber에서 판매. 244×305cm, 4850유로. 벽에 붙인 패브릭은 엘리티스의 ‘인조이 Enjoy’ 제품으로 제품명은 Ref. LW17005.

 

 


Naked Skins

뉴질랜드산 양털로 짠 태피스트리는 메종 드 바캉스 Maison de Vacances 제품. 200×175cm, 905유로. 몽골의 염소 가죽으로 만든 푸프는 메종 드 바캉스 제품. 40×60cm 1095유로, 45×95cm 2110유로, 55×120cm 3460유로. 멧비둘기 색깔의 토끼털 푸프는 메종 드 바캉스 제품. 40×60cm, 800유로. 묵직한 너도밤나무로 만든 타부레 ‘스툴 무무트 Stool Moumoute’의 시트는 영국 또는 아이슬란드산 천연 양털로 만들었으며 팹 디자인 Fab Design 제품. 27cm, 46cm, 72cm 3가지 높이로 169유로부터. 양모 푸프 ‘보네트 Bonnet’는 카살 Casalls 제품으로 실베라 바스티유 Silvera Bastille에서 판매. 60×44cm, 560유로.

 

 


Covered with Softness

속을 넣고 누빈 카나페 ‘플룸 Ploum’은 로낭&에르완 부룰렉 Ronan & Erwan Bouroullec 디자인으로 리네 로제 Ligne Roset 제품. 204×79×110cm, 3862유로부터. 메리노 양모 쿠션 ‘데슈 D’Esch’는 아니마나 Animana 제품으로 200유로. 여우 털 쿠션은 조프리츠 Zoeppritz 제품으로 봉 마르셰 Bon Marche에서 판매. 980유로. 기러기 깃털로 만든 펜던트 조명 ‘에오스 Eos’는 비트라 Vitra 제품으로 배스룸 그라피티 Bathroom Graffiti에서 판매. 45×30cm, 65×40cm, 75×45cm 3가지 사이즈로 99유로부터. 유백색 유리로 만든 조명 ‘오다 스몰 Oda Small’은 세바스찬 헤크너 Sebastian Herkner 디자인으로 실베라 제품. 690유로. 단풍나무로 만든 책 모양 조명은 더 콘란 숍 The Conran Shop에서 판매. 개당 205유로. 바닥에 깐 인조 모피는 미지아 Misia의 ‘몽파르노 Montparnos’. 폭 138cm, 미터당 213.60유로. 뉴질랜드산 양가죽 태피스트리는 더 콘란 숍의 ‘네이처스 Natures’ 컬렉션으로 750유로. 벽에 붙인 패브릭은 엘리티스의 ‘인조이’로 Ref. LW17005. 물컵은 메종 엠 Maison M 제품.

 

 


Lunar Lighting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젖은 트레이싱페이퍼를 구겨 주름을 만든 다음 열을 가해 찢고 다시 펴서 만든 조명 ‘가스통 Gaston’은 장 뤽 마르 Jean-Luc Mare가 모닉 피셔 Monic Fischer를 위해 디자인한 블랑 디브와르 Blanc D’Ivoire 제품. 50×75cm, 1334유로. 유리섬유로 만든 볼 조명 ‘포스트크리시 PostKrisi’는 엔조 카텔라니 Enzo Catellani 디자인으로 카텔라니&스미스 Catellani&Smith 제품으로 리옹의 오트르 뤼미에르 Autres Lumieres와 아스테리 Asteri에서 판매. 지름 60cm, 약 807유로. 도자 조각으로 구성된 조명 ‘크란톤헥사고날 Crantonhexagonale’는 오리지널 BTC 제품. 76×72×50cm, 3385유로. 배경으로 쓴 마감재는 알칸타라의 ‘메타모르포시스’ 컬렉션 중 ‘리벨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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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에덴 슐리 Mark Eden Schoo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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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으로 꾸민 신혼집

회색으로 꾸민 신혼집

회색으로 꾸민 신혼집

웨딩드레스의 전형인 벨 드레스가 모든 신부에게 어울리는 게 아니듯, 신혼집도 화사한 분위기만이 정석은 아니다. 중성적이고 모던한 이미지의 회색을 적극 사용한 강향숙 씨의 신혼집은 부부의 취향이 적절히 뒤섞인 두 사람을 위한 공간이었다.

1,2 가구는 물론 소품까지 모노톤으로 골라 통일감을 준 거실. 푸른 식물이 생기를 더한다. 3 복도에서 안방으로 향하는 통로. 벽에는 결혼식 사진을 걸어놓았는데 볼 때마다 그날의 감흥이 떠오른다. 4 천장에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설치한 거실은 영화를 즐겨 보는 남편이 좋아하는 장소다.

 

이사한 지 얼마나 되었나요? 작년 10월에 결혼했으니 여기서 산 지는 3~4개월 정도 되었네요. 사실 이 집에서 오래 살 생각은 없어요. 내년쯤에 시부모님이 물려주신 집으로 들어가야 해서 잠깐 살 집이 필요했는데 아무것도 고칠 게 없는 새 아파트로 오는 게 좋겠다 싶었죠. 처음엔 가구도 남편과 제가 결혼 전에 쓰던 것을 사용하다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아서 새로 구입했어요.

큰 가구는 집에 맞춰서 사야 하는데 고민이 많았겠네요. 네. 여기는 32평인데 이사를 가야 할 집은 40평이 훌쩍 넘거든요. 이사할 집은 세련되고 차분한 느낌을 내고 싶어서 회색 톤으로 계획했고 그에 맞춰 가구를 구입했어요. 본래 여기는 밝은 베이지 톤이었는데 가구와 소품을 대부분 짙은 회색이나 검정으로 선택하다 보니 분위기가 너무 안 맞더라고요. 그래서 벽을 회색 페인트로 칠했어요.

회색이 많긴 하지만 우드 톤이 적절히 섞여 있어서 차가운 느낌은 안 들어요. 사실 이런 배색을 하게 된 건 예전부터 꼭 사고 싶었던 구비의 식탁 의자 때문이에요. 그에 맞춰서 회색 패브릭 시트에 나무 다리로 제작된 거스 소파를 구입했고 TV장과 그릇장, 사이드 테이블은 까사미아에서 짙은 나무색으로 맞춰 샀어요. 혹시 나중에 이사 간 집과 안 어울리면 도장을 해볼 생각이에요. 방에 있는 서랍장과 벤치도 결혼 전 제가 쓰던 물건인데 이 집으로 데려오면서 짙은 회색으로 칠했거든요. 밝은 나무색이라 안 어울려서 버릴까 했는데 색상을 바꾸고 너무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어요.

보통 신혼집은 아내의 취향이 도드라지는 편인데, 이 집은 차분한 그레이 톤이라 남편도 충분히 좋아했을 거 같아요. 저는 10년간 의류 쇼핑몰을 운영했는데 해외나 렌털 스튜디오, 예쁜 카페 등을 자주 다녔고 촬영을 위해 세 가지 컨셉트로 사무실을 개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인테리어에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반면 남편은 총각 시절 풀옵션 오피스텔에서만 살았고 인테리어에 전혀 관심이 없었죠. 저를 만나고 같이 리빙숍을 다녀보니 모노톤 인테리어를 좋아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또 저는 혼자 살 때 5년 정도 밝은 분위기로 꾸며놓고 살았는데 나이가 들다 보니 지겨워서 차분한 분위기로 해보자고 했죠.

요즘 모노톤으로 집을 꾸미는 이들이 많은데, 회색이 가진 매력은 무엇일까요?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저도 처음엔 회색이 만만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처음에 밝은 회색을 칠했는데 너무 희멀게서 짙은 톤으로 다시 칠했더니 검정 모빌과 침대 프레임이 묻혀서 안 보이더라고요. 세 번 만에 가장 적절한 중간 톤을 찾았어요. 거실과 안방, 서재에 모두 같은 회색으로 칠했는데요, 빛이 잘 들어오면 화사해 보이고 그림자가 지는 곳은 더 어둡고 차분한 느낌이 들더라고요. 조도에 따라서 분위기가 달라지는 게 회색의 매력인 거 같아요. 

 

 


1 까사미아에서 구입한 그릇장에는 그간 모아둔 그릇들을 한데 정리해놓았다. 2 냄비와 컵, 식기를 빨간색으로 선택해 포인트를 줬다.

 

북유럽 브랜드 제품이 눈에 많이 띄는데, 북유럽 디자인을 특별히 좋아하는 이유가 있나요? 간결한 형태지만 세련미가 느껴져서 좋더라고요. ‘신혼 가구’ 하면 중후하고 묵직한 나무 소재나 가벼운 흰색에 꽃 장식을 한 제품이 많은데 북유럽 디자인은 그 둘 사이 어디쯤에 위치해서 적절한 거 같아요. 또 각기 다른 북유럽 브랜드의 제품을 한데 놓으면 서로 잘 어울린다는 것도 장점이에요.

침실이 특히 인상적이에요. 중성적인 회색 톤이지만 러플 커튼이 있어서 로맨틱한 느낌도 들거든요. 거실을 보면 신혼집 같지 않다고 하다가 침실을 보면 다들 신혼집 같다고 그래요. (웃음) 큰 창에 걸어놓은 회색 러플 커튼은 네프호텔에서 구입했고, 안쪽에 달아놓은 얇은 흰색 커튼은 까사미아에서 산 거예요. 검은색 철제 침대와도 아주 잘 어울리죠. 침대는 세덱에서 샀는데 매트리스는 템퍼 제품으로 바꿔서 쓰고 있어요. 또 침실은 이국적인 느낌을 내고 싶어서 아레카 아쟈나무를 놓았어요.

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는 어디인가요? 거실에 둔 긴 식탁이요. 더 긴 식탁을 사고 싶었는데 이 집에 들어갈 수 있는 최대 길이가 2500mm여서 그에 맞춰서 골랐어요. 식탁 조명도 일부러 낮게 달았는데 밤에 여기만 켜놓고 남편과 와인이나 차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낼 때가 가장 즐거워요. 또 남편이 영화를 좋아해서 거실에 프로젝트를 달았는데 주말이면 소파에서 떠나질 않죠.

 

 


1 거실과 동일하게 모노톤으로 꾸민 침실. 흰색 침구가 유독 하얘 보인다. 2 네프호텔에서 구입한 러플 커튼이 신혼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3 서재에서 주로 컴퓨터로 작업한다는 강향숙 씨. 4 창이 넓어 빛이 잘 들어오는 서재. 흰색 가구로 한층 화사하게 꾸몄다. 

 

이사를 가야 해서 못한 것들이 많았을 거 같아요. 다음 집은 어떻게 꾸밀 생각인가요? 지금도 그렇게 하려고 하긴 했는데 카페 같은 다이닝룸을 마련하는 게 목표 1순위 예요. 그리고 영화를 좋아하는 남편을 위한 공간도 따로 만들고 싶어요. 또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정원 등등 저희 부부의 취향을 고려해서 세심하게 꾸미고 싶어요. 저도 그랬지만 계획에 없다가 갑작스레 결혼하게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그러면 첫 집은 타협할 수밖에 없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욕심을 버리고 천천히 시간을 두고 하나씩 하고 싶은 것들을 해나가려고 해요.

 

 


shopping list 

1 한눈에 반해 구입한 구비의 테이블 조명. 2 면 전체가 회전하는 독특한 디자인의 시계는 이노메싸에서 구입. 3 룸스프레이 병은 식물에 물을 주는 분무기로 쓰고 있다. 4 100% 천연 밀랍 양초는 챕터원에서 구입. 5,6 멋스러운 마리메꼬 접시와 주전자. 7 플러그 트럭은 루밍에서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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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박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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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물건으로 꾸민 아파트

오래된 물건으로 꾸민 아파트

오래된 물건으로 꾸민 아파트

양가 부모님이 물려주신 가구와 소품으로 신혼집을 채운 이지연 씨. 남들과 비슷한 스타일로 집을 꾸미고 싶지 않았던 그녀는 오래된 물건에서 해답을 찾았다.


10년간 사용해 지겨워진 스카프를 캔버스에 고정시키고 벽에 걸었다. 둥근 다리가 특징인 콘솔은 시아버지가 오래전, 중국에서 선물 받은 가구로 스카프와 같은 남색 페인트로 도장하고 손잡이를 교체했다.

 

 


1 보버리빙의 소파와 사이드 테이블로 화사하게 꾸민 거실. 한 켠에는 편안하게 기대어 쉴 수 있는 리클라이너 의자를 두었다. 2 최근 모피 브랜드 지요를 론칭한 이지연 씨는 집에서 직접 손바느질한 퍼 목도리와 의류 등을 판매하고 있다. 3 TV를 가운데에 두고 오디오를 양쪽에 배치한 구조마저 클래식하다. 오래된 오디오는 친정 부모님이 1991년에 구입한 제품으로 종이만 한번 갈았더니 여전히 음질이 훌륭하다.

 

집에 들어왔을 때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이 벽이에요. 스카프를 걸어놓은 게 인상적인데 직접 만든 건가요? 네. 이 스카프를 10년 정도 쓰다 보니 지겨워서 캔버스에 씌우고 벽에 걸었어요. 해놓고 나니 너무 마음에 들더라고요. 그래서 이걸 시작으로 다른 물건들도 고쳐서 사용하게 되었죠. 스카프 아래에 둔 콘솔은 시아버지가 오래전 중국에서 선물 받은 물건이에요. 새빨간색이었는데 스카프와 같은 짙은 남색으로 페인트칠을 하고 손잡이를 교체했어요. 

침대 헤드보드도 직접 디자인했다고 들었는데 재주가 많은 거 같아요. 대학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고 명품 브랜드 VMD로 일했어요. 그러다 아모레퍼시픽 디자인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어깨너머로 인테리어를 배우게 되었죠. 높이가 2m 정도 되는 헤드보드는 그때 알고 지냈던 목공소 사장님한테 부탁해서 만들었어요. 솜을 넣고 패브릭을 씌우는 건 따로 맡겨야 했는데 비용을 최소화하면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얻으려다 보니 발품을 팔게 되더라고요.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고 모피 브랜드 ‘지요 JIYO’를 론칭했어요. 직접 퍼 목도리나 퍼 재킷을 만드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 이것저것 인테리어에도 신경 쓸 여력이 되더라고요.

 

 


1 남편의 서재. 못 없이 이음새만으로 가구를 제작하는 장인에게 부탁해 체리색 원목 책상을 제작했다. 2 방 안을 향기롭게 해주는 디퓨저와 소소한 물건을 담아두는 유리 함. 3,4 게스트룸 겸 작업실로 사용하는 방. 카르텔의 금색 테이블 조명에 맞춰 의자도 금색으로 도장했다. 5 직접 디자인한 침대 헤드보드는 주문 제작한 것. 테이블 조명은 미국 가구 쇼핑몰인 올모던닷컴을 통해 직구했다. 6 저렴하게 구입한 서랍장 위에 미국에서 직구한 화려한 거울을 달아 화장대로 쓰고 있다

 

요즘은 헤드보드를 간소화하거나 없애는 추세인데 크고 장식적이어서 그런지 클래식한 분위기가 나고 아늑해 보여요. 호텔 같은 편안한 분위기를 내자는 게 목표였어요. 묵직한 색상이면 나이 들어 보일 것 같아서 화사하고 깔끔한 색으로 선택했죠. 매트리스는 시몬스 제품인데 미국 킹 사이즈라서 국내 규격보다 커요. 그러다 보니 풍성한 크기에서부터 느껴지는 포근함이 있는 거 같아요. 침구는 맞는 게 없어서 동대문시장에서 주문 제작했습니다.

화려한 거울이나 양쪽에 똑같이 놓은 조명 때문에 아메리칸 클래식 분위기가 나요. 남편도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나요? 남편은 런던에서 태어나서 외국 생활을 오래 했어요. 이사도 많이 다녀서 한국 아파트의 전형적인 구조보다는 독특하고 개성 있는 집에 익숙한 편이죠. 이 집은 결혼 전 남편이 형제와 둘이서 지내던 곳이었는데 온통 짙은 체리색이었어요. 칙칙한 느낌이 들어서 밝게 바꾸자고 했더니 흔쾌히 잘 도와줘서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집을 꾸밀 때 특별히 참고하는 게 있다면요? 저는 뭔가 해야겠다는 전체적인 계획이 없어서 참고한 게 없고 그때마다 즉흥적으로 했어요. 안방도 침대 헤드보드에 나머지를 맞췄고요. 거실도 소파가 정해지고 나서 그에 맞춰서 식탁이나 조명을 결정했죠. 소파는 저희 부부와 오랜 친구인 보버라운지의 김지남 대표에게 결혼 선물로 받았어요. 보버라운지를 위해 최중호 디자이너가 만든 가구인데 최근 론칭한 보버리빙에서 구입할 수 있어요. 집은 한 곳을 완성하면 다른 곳을 고쳐 나갔기 때문에 전체를 바꾸는 데 4~5개월 걸렸어요. 살면서 하나씩 해나간 거라 곳곳에 생활한 흔적이 많이 남아 있고, 방마다 느낌도 조금씩 달라요.

곳곳에 오래된 물건이 많이 보여요. 다 어디에서 구했나요? 저희 부모님, 시부모님, 저, 남편이 사용하던 물건이 섞인 거예요. 저희 아버지는 무역업을 하시고 시아버지는 외교관이셨는데 공교롭게 양쪽 집안이 모두 해외 경험이 많았어요. 비싼 골동품은 아니고 대부분 오래전 외국에서 구입한 소소한 물건들이죠. 꽃무늬 커피잔은 시어머니가 영국에서 사신 거고요. 거실에 둔 오디오는 친정 부모님이 1991년에 사신 건데, 중간에 종이만 한번 바꿔줬더니 음질이 너무 좋네요. 서재에 둔 가죽 함도 우리 집 창고에 놀고 있는 걸 꺼내왔어요. 아직 저런 게 창고에 많이 쌓여 있어요.

보물을 건지는 기분이겠어요. 가장 마음에 드는 물건은 무엇인가요? 손님방 겸 작업실 바닥에 깔아놓은 태피스트리요. 시아버지가 버리려고 까만 비닐봉지에 넣어놨던 거예요. 라마 털로 만든 건데 관리가 안 되어서 상태가 엉망인 것을 제가 빗질을 해서 살렸어요. 잘 보면 엉성한 부분도 많은데 수작업으로 만든 투박한 멋이 있더라고요. 요즘 저런 걸 어디서 구하겠어요.

지연 씨가 생각하는 멋진 인테리어는 무언가요? 북유럽 인테리어도 멋지지만 성격상 남들과 똑같이 하는 걸 싫어해서 최대한 피하려고 했어요. 전형적인 스타일보다 믹스매치로 자기만의 스타일을 만들어낸 집이 진국이라고 생각해요. 물려주신 것 중에 예쁜 물건이 많았는데, 모르고 버린 것 같아 아쉬움이 남아요.

 

 

shopping list 1 오래전 이케아에서 구입한 철제 6구 촛대는 손때가 타면서 멋스러워졌다. 2 고풍스러운 장식의 주석 함. 3 시어머니가 사용하던 세라믹 소재의 레녹스 탁상시계는 클래식한 분위기의 안방과 잘 어울린다. 4 집 안 곳곳을 향기롭게 해주는 디퓨저와 캔들. 5 클래식한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북엔드는 홍콩으로 여행 갔을 때 프랑프랑에서 구입한 것. 6 자동차 열쇠 등 작은 소품을 보관하기 좋은 다람쥐 모양 볼은 현관 신발장 위에 놓고 사용하고 있다. 7 화사한 색상이 돋보이는 카르텔의 트레이는 잡다한 물건을 정리할 때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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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그래퍼

안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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