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소통할 수 있도록 거실과 다이닝룸을 결합시킨 주방. 주인의 깔끔한 정리 습관을 고려해 완벽한 수납공간까지 마련하고 모던한 분위기로 꾸민 인더스트리얼 주방이다.
한 남자의 아내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서현숙. 올해 2월 말 아이들의 유치원과 초등학교가 있는 이전 집에서 멀리 벗어나지 않은 길음동으로 평수를 넓혀 이사했다. 생애 처음으로 구입한 집으로 애착이 남달랐고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꼼꼼히 따져 함께할 인테리어 디자인 시공 업체를 선택했다. “공사 금액에 맞춰 미리 정해진 매뉴얼대로 제안 받는 디자인에 거부감을 느꼈어요. 제가 원하는 공간 컨셉트를 우선으로 상호 교류하고 조율할 수 있는 곳을 찾다가 카민디자인을 알게 되었어요.”
1 답답한 상부장 대신 설치한 선반 자주 쓰는 주방 용품을 수납할 요량으로 막혀 있지 않는 철제 프레임의 선반을 달았다. 2 우리 가족 알림장 식탁 너머의 구로철판은 가족사진부터 메모까지 가족 간의 또 다른 대화 창구 역할을 한다.
부부와 아이 각자 방의 개성을 살리되, 자로 잰 듯 잘리지 않고 삐뚤빼뚤한 곡선이 멋스러운 윤현상재의 레스달레스 타일을 집 안 전체에 깔아 통일감을 줬다. 그리고 집의 심장부이자 가족이 함께 사용하는 주방에 공을 들였다. “주방과 거실이 따로 구분되지 않는 탁 트인 공간을 원했어요. 그래서 거실과 주방 사이의 날개벽을 모두 없앴어요.” 모퉁이가 있어 버려지는 공간이 있기 마련인 ‘ㄷ’자형이나 ‘ㄱ’자형 주방 대신 싱크대가 있는 하부장과 인덕션이 있는 작업대가 평행하는 십일자형으로 배치했다. 각각의 하부장에는 그릇과 오븐, 전기밥솥 등의 주방 가전은 물론 쓰레기통을 위한 공간까지 따로 마련해 완벽한 수납을 꾀했다. “평소 물건을 완벽히 수납하기를 선호해요. 자주 사용하는 물컵, 프라이팬, 냄비는 상부장 대신 선반을 달아 수납하고 나머지는 모두 하부장에 수납할 수 있게 했어요.”
1 거실과 연결된 주방 거실과 주방의 경계를 완벽하게 허물어 보다 넓어진 공간은 탁 트인 개방감을 준다. 2 나란히 나열한 펜던트 조명 긴 작업대를 따라 심플한 펜던트 조명 3개를 일렬로 나열했다. 3 각종 소스를 위한 수납장 각종 양념과 소스를 깔끔하게 수납장 안에 수납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모던 인더스트리얼을 컨셉트로 한 블랙 색상의 주방 가구는 모두 카민디자인에서 자체 자작했고 테이블과 의자는 레어로우 Rareraw에서 구입했다. “튼튼한 철제 다리에 멋스러운 나무 상판의 테이블이 마음에 쏙 들었어요. 나무 상판에는 일부러 오일을 바르지 않아 자연스러운 나뭇결을 그대로 살렸고요. 여기에 블랙과 화이트의 색을 달리한 빈티지 톨릭스 체어를 매치했어요.” 커다란 테이블이 식탁은 물론 책상도 되어준다고. 그리고 공간의 컨셉트를 명확히 마무리 짓는 것이 바로 테이블과 의자를 등지고 있는 벽이다. 금속에 열을 가해 얇게 만든 강판인 구로철판으로 마감했다. “온 가족이 함께하는 공간인 만큼 가족사진, 학교 알림장, 전기세 고지서, 서로에게 남기는 메모 등을 붙일 수 있는 벽을 갖고 싶었어요. 자석을 붙였다 뗄 수 있고 도장 처리를 하지 않아 자연스럽고 멋스러운 구로철판이 딱이었어요.” 길게 이어진 주방과 6인용 식탁이 있는 다이닝룸에는 각기 다른 디자인의 펜던트 조명을 여러 개 달아 단조로움을 탈피했다. “엄마가 요리만 하는 주방이 아닌 함께 식사하고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길 바랐어요. 답답한 느낌이 들 수 있는 요소는 모두 배제했고요.” 거실과 주방 사이의 턱은 물론 벽까지 없애서 일체화시킨 서현숙 씨의 주방. 들이고 채우는 주방이 아닌 비우고 또 비워낸 공간이 오히려 더욱 실용적인 공간을 완성시켰다.
1 전기밥솥용 수납장 하부장에는 전기밥솥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했다. 2 보이지 않는 쓰레기통 지저분해 보이는 쓰레기통과 재활용품을 가려서 수납할 수 있는 숨은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