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카망과 장-프랑수아 부부는 프랑스 동남쪽의 므제브 Megeve에 있는 1950년대 ‘여우굴’에 아늑한 오두막을 만들었다. 그들은 투박한 집에 모던한 가구를 놓아 온기를 더하고 색다른 오브제로 포인트를 주었다.
이 수수한 오두막은 므제브에 있는 럭셔리한 별장과 어울리지 않는다. 넓은 방도 없고 사치스러운 가구나 데커레이션 오브제도 없다. 마리-카망과 장-프랑수아 부부가 평화로운 주말을 보내는 아주 심플한 휴식처이다. 옛날에 여우 사냥꾼들이 동물 가죽을 벗기는 은신처로 사용했던 이 오래되고 낡은 ‘여우굴’은 장-프랑수아의 마음을 곧바로 사로잡았다. 그는 이 집의 고요함과 고립감(이 집은 다른 집들의 아래쪽에 자리한다) 그리고 산이 보이는 숨이 멎을 듯한 멋진 뷰를 갖춘 뒤쪽의 테라스가 마음에 들었다. 소음도 없고 마주칠 이웃도 전혀 없다. 집 전체를 다 손봐야 한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부부는 이 집이 완성되기까지 견뎌내야 했던 12년간의 공사를 다 잊었다. 이 집의 레노베이션은 아틀리에 에스 Atelier S를 설립한 건축가 양베 사앵이 맡았다. 건축가는 쭉 이어진 작은 방들을 없애고 좀 더 넓은 공간을 만들었다. 바닥을 파서 지하도 새로 만들었다. 실외는 땅을 매립해 테라스를 넓혔다. “손주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필요했어요”라며 마리-카망이 설명한다. 공사가 끝나기를 기다리는 동안 그녀는 인테리어를 고민했다. 그녀는 오두막집의 투박한 분위기와 대조를 이루는 컨템포러리 스타일로 꾸미고 싶었다. 도시적인 가구에는 퍼를 덮어 아늑하게 꾸미고 아티스틱한 오브제를 곳곳에 두었다. 다이닝룸의 테이블에 있는 엎어진 누드 조각상이나 부엌에 있는 메탈릭한 반사경이 달린 유리 펜던트 조명 등이다. 부부는 이 집 에 ‘서리’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는데 마리-카망은 이 이름에 걸맞게 인테리어에 흰색과 은색을 더하려고 애썼다. 그녀는 겨울 느낌이 나는 데커레이션을 정말 좋아한다. “저녁에 벽난로 앞에서 암체어에 몸을 푹 파묻고 담요를 덮고 앉아 있어요. ‘산’ 하면 바로 이 장면이 떠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