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동의 한 신혼부부는 내추럴 톤의 화사한 인테리어로 집을 꾸몄다. 첫 자가인 만큼 오래 살 것을 고려해 신중을 기했다고 했다.
금호동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다미, 고석훈 씨 부부는 작년 4월에 결혼한 신혼부부다. 결혼은 작년에 했지만 지금의 집으로 이사한 것은 지난 3월이다. 계약상의 문제로 시간 차가 생겨 남편이 자취했던 상암동의 아파트에서 신혼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남자 혼자 사는 집이다 보니 제 취향과는 조금 다르더라고요. 베란다에는 운동기구 같은 것이 있기도 했고요(웃음).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시간을 벌 수 있어 좋았어요. 결혼하자마자 바로 지금 집에 입주했으면 이렇게 인테리어를 할 여유가 없었을 것 같거든요.” 부부는 고대하던 집의 입주를 앞두고 비하우스의 김지영 대표를 만났고, 의논 끝에 화이트 톤에 우드 계열로 포인트를 준 밝고 화사한 집을 완성했다. 사실 패션 디자이너인 김다미 씨는 컬러풀하면서도 비비드한 색감을 선호하는 편이지만 이렇게 깔끔한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결심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개인 사무실을 컬러풀하게 꾸몄는데 한 5년쯤 지나니까 질리는 감이 있더라고요. 집을 구입한 거라 20년 이상은 살아야 하는데 너무 강한 인테리어는 지양해야겠다 싶었어요.”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위해 남겨둔 방 하나를 제외하고는 신혼의 취향을 듬뿍 담았다. 일단 침실은 호텔처럼 TV와 침대만 놓아 심플하게 꾸몄다. 특히 침대의 헤드보드를 확장해 가구처럼 활용한 것은 김지영 대표의 아이디어다. 헤드보드의 한 켠은 화장대로 만들어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맞은편에 위치한 방은 드레스룸으로 탈바꿈시켰다.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상 옷과 소품을 넉넉하게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중요했기 때문. 드레스룸의 공간을 여유롭게 활용하기 위해 방문을 없애고, 업체에서 직접 제작한 가구와 이케아 제품을 적절히 섞어 비용도 절감했다. “아무래도 신혼 때는 취향이 확고해지기 전이라 가구 구매에 있어 가성비가 중요하거든요. 이케아 같은 가성비 좋은 브랜드를 적절히 섞어 꾸미는 것이 좋아요.” 김지영 대표의 조언이다.
서재는 무척이나 색다른 분위기의 공간으로 화이트 톤의 내추럴한 집 분위기와 달리 인더스트리얼하게 장식했다. “남편이 인더스트리얼한 분위기를 좋아해요. 하지만 집 전체를 그렇게 할 수는 없으니(웃음) 남편의 취향을 반영해 어두운 톤으로 꾸며봤어요.” 거실이나 주방처럼 공용으로 사용하는 공간의 경우 톤&매너를 맞추는 것이 중요하지만, 문이 있어 구획이 나누어진 방은 다양한 컬러를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거실은 아트월을 두어 포인트를 주고 앞에는 내추럴 톤의 테이블을 놓아 홈 카페를 만들었으며, 지인을 초대해 와인을 즐기는 부부를 위해 다이닝룸도 완성했다. 특히 내추럴하면서도 빈티지한 무드의 식탁과 아늑한 조도의 조명으로 완성한 다이닝룸은 부부가 가장 애착을 갖고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방은 다이닝룸에서 보이지 않는 안쪽에 위치해 손님들에게 정신없이 요리하는 모습을 숨길 수 있어 좋다. “아무래도 가구는 아이가 태어나면 많이 망가진다고 하더라고요. 망가질 위험이 있는 가구는 저렴한 것으로 하고,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조명이나 식탁에 투자했어요.”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를 위해 조언을 부탁하자 김다미 씨가 웃으며 말했다.
부부가 이렇게 아름다운 공간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시간을 두고 천천히 집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었기 때문이 아닐른지. 모든 인테리어를 급하게 한번에 끝내기보다는 찬찬히 계획을 세워 둘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것. 오직 신혼에만 쌓을 수 있는 소중한 추억이 아닐지 잠시 생각해보았다.
“ 오래 살 집이니만큼 내추럴하면서도 편안한 분위기의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게 말이죠. ”
ABOUT HOUSE
면적 145㎡
주거 형태 아파트
구성원 부부
인테리어 및 시공 B하우스 blog.naver.com/b-house
추천 아이템 빔 프로젝트, 작은언니네가구점 식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