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스튜디오 네리&후가 중국 청두에 건축한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렉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라이브러리를 컨셉트로 웅장한 도서관을 떠올리게 한다.

나무, 콘크리트, 타일로 마감한 발렉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의 내부. 로마 판테온의 오쿨루스에서 영감을 얻어 설계한 돔 형태의 천장이 돋보인다. ⒸPegenaute
상하이와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건축 스튜디오 네리&후 Neri&Hu는 남편인 린돈 네리 Lyndon Neri와 아내 로사나 후 Rossana Hu가 함께 이끌어간다. 이들은 건축가인 동시에 가구와 조명 등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2017년, 이탈리아 패션 브랜드 발렉스트라는 네리&후에게 발렉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 청두의 건축과 실내 인테리어를 의뢰했고, 그들은 기존 쇼핑 거리에 있던 매장을 철거한 뒤 어두운 콘크리트 벽으로 감싼 2층 높이의 건물을 세웠다. 6개월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8년 2월 문을 연 발렉스트라 플래그십 스토어는 ‘도서관과 독서실’의 컨셉트를 지닌 두 개의 연결된 공간으로 나뉜다. 160㎡ 규모의 매장 내부는 고대 로마시대의 신전으로 사용되던 건축물인 판테온을 모티프로 설계한 돔 형태의 천장이 특징이다. 커다란 눈을 뜻하는 오쿨루스를 통해 들어오는 자연광이 매장 분위기를 한껏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곡선형의 벽면은 도서관 컨셉트와 걸맞은 나무 소재의 책장으로 채웠으며, 매장 중앙에는 직선 형태의 콘크리트 선반을 둬 소재와 형태의 다양성을 엿볼 수 있다. 또한 부족한 컬러감은 유광의 녹색 벽 타일로 대체했는데, 붉은색의 천장 색감과 대조를 이룬 점도 흥미롭다. 마치 거대한 도서관에 들어온 듯한 이곳은 발렉스트라의 제품이 잘 보일 수 있도록 책장 곳곳에 디스플레이했으며 실제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사다리를 놓아 전체적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어두운 콘크리트 벽으로 마감한 건물 외관은 모던함이 묻어난다. ⒸPegenaute

콘크리트 벽과 대조되는 유리 벽. 금색 손잡이와 내부에 사용한 녹색 타일 벽과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 디테일을 더했다. ⒸPegenaute

콘크리트 벽과 대조되는 유리 벽. 금색 손잡이와 내부에 사용한 녹색 타일 벽과 동일한 소재를 사용해 디테일을 더했다. ⒸPegenaute

다양한 형태와 소재를 사용해 깊이를 더했다. ⒸPegenaute

반원형 곡선 형태의 매장 입구는 단단한 콘크리트 외벽과 유리 문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Pegenaute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듯 발렉스트라의 제품을 책장에 디스플레이한 점이 돋보인다. 책장 앞에 배치한 사다리는 높은 곳에 있는 제품을 꺼내는 데 사용될 뿐 아니라 도서관 같은 풍경을 만드는 데 한몫한다. 디스플레이장 뒤쪽으로 연결된 공간에는 유광의 녹색 타일로 벽면을 마감해 시각적으로 분리했다. ⒸPegenau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