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천고를 지닌 128m² 오피스텔의 장점을 활용한 모노톤의 싱글 하우스.
지난해 박정호 씨는 일산 백석동에 위치한 복층형 오피스 텔에 집을 마련했다. 결혼 전 싱글 라이프를 즐기며 자신이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바꿔보기로 한 것이다. 대부분 자가로 집을 마련하면 아파트를 선택하기 마련인데 오피스텔을 선택한 이유는 천고 때문이었다. “높은 천고 특유의 시원해 보이는 느낌이 마음에 들었어요. 그런데 아파트는 그런 곳이 없더라고요. 물론 천고가 높으면 단점이 있기도 해요. 커튼 비용이나 난방비도 더 들고, 살짝 춥기도 하고요. 그런데 여기는 볕이 잘 들어와서 추운 걸 모르겠더라고요.” 학원강사로 주 7일을 근무하는 집주인은 집안을 정리할 시간이 많지 않다 보니 시공 초기부터 수납을 가장 우선했다고 했다. 벽면뿐 아니라 공간 구석구석 여유 공간을 모두 수납을 위해 활용한 것이 눈에 띄었다. 갤러리처럼 매끈한 인테리 어는 삼플러스디자인의 김진영 대표가 시공했다.
공간 구성 역시 싱글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짰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서재 겸 드레스룸으로 사용되는 업무 공간이다. 퇴근 후에도 집에서 서류 작업이 많은 그를 위해 안방으로 사용되던 가장 넓은 방의 한 면을 기다란 책상으로 만들었다. 반대로 침실은 오피스텔에서 가장 작은 방을 할애해 TV와 저상형 침대만 놓아 수면에 집중하게 했다. 특히 가구에 쓰이는 문을 사용해 얼핏 보면 방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없다는 것이 재미있다.
곳곳에서 그의 취미 생활을 엿볼 수 있는 흔적이 눈에 띄었다. 술이 진열된 장식장과 열대어를 기르는 대형 수조, 카메라와 책, 극장처럼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대형 스크린까지 그의 멋진 취향을 관찰할 수 있었다. 특히 욕실의 샤워 공간은 타일조 적욕조로 만들어 간이 목욕탕으로 탈바꿈시킬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자신에게 집중해 공간을 꾸미다 보니 집 전체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하우스 같았다. “열대어는 중학생 시절부터 갖고 있던 오래된 취미예요. 제가 외부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보니, 물을 갈아줄 시간이 없어 자동으로 물 채우는 환경을 만들었어요.”
싱글 하우스인 만큼 색다른 것을 시도해보기도 했다. 나란히 마주하는 드레스룸과 화장실 문을 하나로 합친 뒤, 묵직한 미닫이 형태로 바꿔 포인트를 주었다. 아이가 없으니 2층으로 가는 계단 손잡이를 제거해 군더더기도 없앴다. “그렇다고 제가 비혼주의자는 아니에요. 그냥 결혼 전이니 원하는 대로 꾸며보고 싶었어요. 누구든 몸만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감각적인 그의 싱글 하우스에 살게 될 미래의 주 인공이 누구일지는 몰라도 그처럼 인생을 즐기며 사는 사람일 거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