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 Hot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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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 감각 지수는 한층 업그레이드시키고 풍요로운 휴가도 보장되는 세계의 디자인 호텔 일곱 곳을 소개한다.


1,2 공간을 압도하는 거대한 나선형 계단. 3 다양한 디자인 가구로 채운 카페 겸 라운지 공간. 4 시티즌M 쇼디치의 객실 내부. 5 키치한 아이템과 자유로운 색감으로 연출한 라운지.

 

London

시티즌M 쇼디치 

런던의 힙한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쇼디치 지역에 가볼 만한 디자인 호텔이 추가되었다. 2016년 9월에 오픈한 시티즌M 쇼디치 CitizenM shoreditch 호텔은 뱅크사이드, 타워 오브 런던에 이어 런던의 세 번째 시티즌M 호텔이다. 패션 브랜드 멕스 Mexx의 설립자이자 전 CEO인 라탄 차드하 Rattan Chadha가 설립한 시티즌M은 ‘5성급 호텔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자’는 모토로 암스테르담, 뉴욕, 파리, 로테르담 등에 문을 열었다. 새로이 마련된 시티즌M 쇼디치 역시 감각적인 디자인과 편의성이 강조되었다. 호텔 입구에는 뉴욕과 파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예술 그룹 ‘아바프 AVAF’의 강렬한 추상 작품을 배치했고 로비에는 베르너 팬톤, 장 프루베, 찰스&레이 임스 등이 디자인한 상징적인 의자로 채웠다. 간단한 조식을 제공하는 캔틴M CanteenM과 24시간 영업하는 카페 등이 있어 객실 외의 다양한 공간에서 일하고 먹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개성 있고 편리한 호텔을 찾는다면 이곳만 한 데가 없을 듯하다.

add 6 Holywell Lane EC2A 3ET London, United Kingdom  web www.citizenm.com

 

 


1 파리 16구의 폐장한 수영장을 레노베이션해 만든 부티크 호텔. 2 클래식한 디자인과 현대적인 시설을 동시에 갖춘 124개의 객실이 있다.

 

Paris

몰리터 바이 엠 갤러리 호텔

1930년대 개장해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수영장으로 불렸던 몰리터 스포츠센터를 개조해 만든 파리 최초의 수영장 호텔. 1989년 폐장한 후 근대문화유산으로 남겨진 이곳은 인테리어 디자이너 장 필립 누엘이 내부 인테리어를 맡아 부티크 호텔로 새롭게 변신했다. 20여 개의 스위트룸을 포함한 124개의 객실과 스파, 레스토랑, 바를 갖춘 이곳은 1930년대 디자인된 다양한 컬러와 아르데코 스타일의 잔재가 남아 있어 파리의 근현대사를 속성으로 배울 수 있는 디자인 요소가 남아 있는 것이 특징. 실외 수영장은 수온을 28℃로 유지해 겨울에도 수영을 즐길 수 있다.

add 2 Avenue de la Porte Molitor Paris 16, France  web www.accorhotels.com

 

 


1.4 객실은 다다미 바닥과 대나무 소재 옷장 등 자연 소재에 바탕을 둔 일본식 인테리어로 꾸몄다. 2 호시노야 도쿄의 외관. 3 일본의 전통 염색 문양인 에도코몬을 이미지화한 문.

 

Tokyo

호시노야 도쿄 

도쿄 도심에 오픈한 럭셔리 료칸. ‘타워형 일본 료칸’을 지향하는 이곳은 정원과 단층 구조의 목조 건물이라는 가로로 전개되는 전통적인 스타일이 아닌 지하 2층, 지상 17층이라는 세로의 공간에 료칸의 요소를 접목했다. 내부와 외관의 설계와 디자인을 모두 아즈마 환경건축연구소의 아즈마 리에가 맡았다. 객실은 다다미 바닥, 대나무 소재의 옷장 등 자연 소재에 바탕을 둔 일본식 인테리어로 꾸며졌으며 외관은 일본 전통 염색 문양인 에드크몬을 이미지하여 디자인했다. 객실은 84개지만 한 층에 6실만 배치해 아담하면서도 프라이빗함을 즐길 수 있다.

add 1-9-1 otemachi, chiyoda-ku, Tokyo, Japan web www.hoshinoyatokyo.com

 

 


1 폐목재로 만든 기둥이 돋보이는 레스토랑 ‘뉴 테이스트 New Taste’. 2 방대한 예술 서적이 있는 ‘뉴 아트라운지’. 3 캄파나 형제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로비. 4 뉴 호텔의 슈페리어 플러스룸.

 

Greece

뉴 호텔

그리스 아테네 중심부에 자리한 뉴 호텔 new hotel은 브라질 출신의 디자인 듀오 캄파나 Campana 형제가 인테리어를 맡은 첫 번째 호텔로 유명하다. 본래 올림픽 팰리스 호텔이었던 이곳은 1940년대의 검은색 대리석 계단 등 특징적인 요소는 그대로 남긴 채 현대적으로 다시 디자인되었다. 리사이클링에 능통한 캄파나 형제의 독창적인 감성이 잘 표현되었는데, 이들의 대표작인 파벨라 Favela 의자와 흡사하게 뒤죽박죽 이어 붙인 폐목재 장식이 로비 벽면과 레스토랑 기둥 전체를 에워싸고 있는 모습이 압도적이다. 아테네 도시의 역사적인 특징을 담기 위해 침실 벽을 그리스 신화의 상징들로 장식했고 욕실은 바위 절벽을 닮은 금색 세면대와 거울 등 초자연적인 요소를 들였다. 2000여 개의 예술 서적을 갖춘 도서관과 테라스가 있는 ‘뉴 아트라운지 New Artlounge’도 이곳의 자랑거리. 그리스의 부티크 호텔 그룹 ‘예스!호텔 Yes!Hotels’의 체인인 뉴 호텔은 객실 유리창에 쏙 담기는 아크로폴리스의 그림 같은 풍경까지 모든 것이 환상적이다.

add  Filellinon 16, Athina 105 57, Greece  web www.yeshotels.gr/hotel/new-hotel

 

 


1 수영장으로 향하는 통로. 오래된 가옥과 현대적인 건축 요소가 조화를 이룬다. 2 테라스 바와 이어지는 레퍼런스 룸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3 디모레 스튜디오는 트레이드마크인 아치형 창문으로 호텔 곳곳을 꾸몄다. 

 

Mexico

카사 파예트 

카사 파예트 casa fayette는 멕시코에서 가장 활기찬 도시이자 문화의 중심지인 과달라하라 Guadalajara에 최초로 문을 연 디자인 호텔이다. 1940년대 맨션을 개조한 건물과 새롭게 건축한 현대적인 타워, 두 개의 건물을 이어 호텔로 꾸렸으며 37개의 객실, 레스토랑, 바, 테라스, 수영장, 스파 등으로 이뤄졌다. 밀라노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디모레 스튜디오 Dimore Studio가 인테리어를 맡은 이곳은 야자수 패턴의 패브릭과 식물, 다채로운 색감의 가구, 벽 컬러가 어우러져 모던하게 정돈된 트로피컬 스타일로 연출된 것이 포인트. 현지에서 공수한 도자기 등의 소품과 디모레 스튜디오가 이 호텔을 위해 특별히 설계하고 멕시코에서 제작한 가구들로 채워 공간 스타일링의 완성도를 높였다. 멕시코의 전통과 현대, 여기에 유럽의 감성이 절충된 카사 파예트야말로 새롭게 변화하고 있는 라틴아메리카의 모습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장소가 아닐까 싶다.

add Lerdo de Tejada 2308, 44150 Guadalajara, Jalisco, Mexico  web www.casafayette.com

 

 


1,2 1950년대부터 21세기의 미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호텔 내부. 3 15세기 바로크 스타일의 낡을 빌라를 현대 스타일의 호텔로 재탄생시킨 공간. 4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현란한 색감으로 일궈낸 호텔의 객실.

 

Verona

비블로스 아트 호텔 아미타스 

인테리어 디자이너들 사이에서는 성지순례를 하듯 반드시 가봐야 하는 핫 스폿으로 입소문이 난 호텔. 이유는 1950년대부터 21세기까지 예술의 흐름을 문턱 높은 갤러리나 뮤지엄이 아닌 호텔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국내에서 유행하고 있는 하우스 갤러리의 시초라고 해도 무방하다. 2006년에 개관한 이 호텔은 패션 브랜드 비블로스 Byblos의 오너 소유의 15세기 빌라를 개조한 것으로, 이탈리아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아트 디렉팅을 맡았다. 60여 개의 객실에는 지오 폰티,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에로 사리넨, 론 아라드, 필립 스탁, 에토레 소트사스 등의 예술 가구와 오브제가 놓여 있을 뿐 아니라 세계 화랑가에서 주목받고 있는 로버트 인디애나, 데미안 허스트, 다카시 무라카미, 아니시 카푸어 등 50여 명의 회화, 조각, 설치 작품 등을 인테리어의 일부로 끌어들인 파라다이스다.

add Via Cedrare,78-37029 Corrubbio Verona, Italy web www.byblosarthotel.com

 

 


1,3 세계적인 디자이너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의 스타일을 함축해놓은 호텔의 로비와 객실. 2 카시나의 가구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객실.

 

Milan

룸 메이트 줄리아

밀라노에서 지금 가장 핫한 호텔을 꼽으라면 룸 메이트 줄리아 room mate giulia가 아닐까. 두오모 성당 근처에 위치할 뿐 아니라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의 디자인 세계를 한꺼번에 경험할 수 있으니 금상첨화. 85개의 객실에는 전형적인 호텔 인테리어의 틀을 깨고 실험적인 감성을 불어넣어 간결하지만 단조로움 없이 아늑한 공간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하나, 이탈리아의 명품 가구 브랜드 카시나 Cassina와 협업한 베드와 테이블 소파, 데스크 등의 가구도 경험해볼 수 있어 매력이 철철 넘치는 곳.

add  Via Silvio Pellico 4, 20121, Milan, Italy web www.room-matehotel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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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ABOUT MAR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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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탈석재가 쇼룸을 마련했다.


1,4 이광호 작가가 만든 ‘멜팅 포인트 melting point’ 시리즈의 사이드 테이블과 스툴. 2,3 르마블의 다양한 대리석 가구. 

 

전 세계 20~30여 개국에서 품질 좋은 대리석, 화강석을 수입하고 있는 토탈석재가 쇼룸을 마련했다. 원재료인 대리석이 자재뿐 아니라 가구, 소품, 조명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총 4층 규모의 매장으로 꾸렸다. 먼저 지하에서는 인테리어 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무늬와 색상의 대리석을 한데 모아놓았다. 토탈석재에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이탈리아 석재 회사 안톨리니 Antolini의 에이전트를 맡고 있는데, 이 회사에서만 생산하는 독특한 레더 마감의 대리석도 여기서 볼 수 있다. 1, 2층에는 작은 카페와 토탈석재의 가구 브랜드 ‘르마블 Le Marble’의 제품을 전시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고급스러운 대리석 가구는 상판과 다리 모양을 직접 골라 주문 제작할 수 있으며 토탈석재의 자체 공장에서 만들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3층은 갤러리 공간으로 꾸몄다. 첫 번째 전시에서는 이광호 작가가 토탈석재의 대리석으로 만든 가구를 선보였고, 1월 중순부터는 김은학 작가와 협업한 아이템을 전시하고 판매할 예정. 갤러리 공간에서는 전시 외에도 쿠킹 클래스 등 다양한 행사도 진행할 계획이다.

add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금곡동 300-1 tel 031-766-5800 

open 오전 10시~오후 8시(공휴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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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태준 , 박상국 , 이병주 , 이향아 , 차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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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의 산책

에르메스의 산책

에르메스의 산책

산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던 ‘에르메스 전시. 무한한 상상력의 세계로 이끌었던 산책길을 만든 시노그래퍼 위베르 르 갈을 만났다.


1 프랑스의 디자이너 겸 조각가 위베르 르 갈. 2 전시장 관람의 필수품인 지팡이. 끝에 달린 편광 렌즈를 통해 색다른 이미지도 볼 수 있다. 3 회전하는 광고판 모리스 칼럼 안에서 에르메스의 가방이 천천히 돌아가고 있다. 4 파리의 아케이드에서 만난 포슬린 상점. 5 산책 중 휴식을 선사하는 카페. 6 위고 가토니의 평면 흑백 드로잉 위에 비디오 아티스트 시그마식스가 3D 효과를 입힌 ‘집으로 가는 길’. 7 제이플로우가 표현한 유머러스한 파리의 지하철 내부.

 

도시를 거니는 행위 자체가 아름답고 자유로운 예술입니다. 이는 19세기에 탄생한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본질이기도 하지요.” 에르메스 총괄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 Pierre-Alexis Dumas는 지난 2015년 에르메스의 테마이기도 한 플라뇌르 Flanerie(산책)를 발표하며 전시를 함께 기획했다. 전은 플라뇌르 정신, 즉 단순한 산책이 아닌 파리지앵의 여유와 몽상가적 기질, 호기심이 모두 담긴 산책에서 모티프를 얻었다. 런던 사치 갤러리를 시작으로 파리, 두바이에서 선보인 이후 서울에서는 한남동 디뮤지엄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에르메스의 유서 깊은 아카이브들이 모인, 포부르 생토노레 24번가에 위치한 에밀 에르메스 박물관과 에르메스 아카이브 컬렉션 그리고 현재 컬렉션까지 에르메스의 과거와 현재를 볼 수 있는 오브제들이 다양한 아티스트의 작품과 어우러져 총 11개의 방에서 소개되었다. 특히 서울 전시를 위해 다른 도시에서 선보이지 않았던 새로운 산책의 요소를 곳곳에 가미하며 관람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서울 전시의 초대 작가로 선정된 한국의 그래피티 아티스트 제이플로우 Jayflow의 작품을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였다. 초현실적 작품들을 통해 메종 에르메스가 자유와 꿈에 대한 열망을 어떻게 드러냈는지 그리고 삶의 예술이자 에르메스 장인이 제품을 만드는 데 영감을 준 플라뇌르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전시는 끝났지만 산책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었던 전시장 곳곳의 모습과 산책길을 만든 시노그래퍼 scenographer(무대 연출가) 위베르 르 갈 hubert le gall에게 전시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당신은 디자이너 겸 조각가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노그래퍼로 참여했는데 개인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왔나? 

가구나 오브제를 만드는데 조형미술 작업이라고 보면 된다. 형태, 빛, 색상을 자유롭게 활용해 나무, 레진, 유리, 세라믹 등 다양한 재료를 작품에 녹여낸다. 파리의 아방센 갤러리의 전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그간 만들었던 여러 작품은 몬트리올 미술관, 릴르 장식미술관 등 프랑스와 전 세계 미술관에 영구 소장되어 있기도 하다. 

작품들은 어디에서 만나볼 수 있나? 

작품의 스타일이 독특해서 희소성이 있어서인지 갤러리에서 러브콜을 받는다. 뉴욕의 트웬티 퍼스트, 파리 아방센 갤러리, 런던 88갤러리 등 전 세계 10여 곳의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서울 방문이 두 번째라고 들었는데, 어떤 도시 같나?  

삼성 리움미술관을 가보고 많이 놀랐다. 건축적인 미학과 기술적인 면 그리고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조화를 이루는 훌륭한 공간이었다. 그리고 옛것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는 경복궁도 인상적이었다. 현실 세계에서 19세기 산책에 대한 향수를 불러들이는 이번 전시와 닮아 있는 듯했다.   

파리지앵의 산책은 에르메스의 아티스틱 디렉터 피에르-알렉시 뒤마와 큐레이터 브뤼노 고디숑 그리고 당신의 합작품이다. 전시에 합류하게 된 계기는? 

어렸을 때 나는 부모님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였다.(웃음) 그들의 뜻에 따라 경영, 회계를 전공했는데 내 관심사는 온통 그림이나 건축 그리고 가구였다. 독립할 수 있을 즈음 꿈꿔왔던 직업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분야는 다르지만 다른 경험을 해왔던 터라 오히려 사물을 현명하게 바라보는 능력이 생겼고 나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된 것 같다. 남들과 다른 작업 세계를 좋아한 것 같다. 

당신의 역할은 무엇이었나? 

피에르-알렉시 뒤마는 2015년 에르메스의 테마를 플라뇌르로 결정했다. 우리의 여정은 그 주제부터 시작됐는데 쉽게 말해 피에르-알렉시 뒤마는 큰 틀을 짰고 큐레이터인 브뤼노 고디숑은 시나리오를 썼다. 그리고 나는 시나리오의 여정을 풀어나갈 이미지를 만들어낸 것이다. 이 전시는 각자의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진정한 콜라보레이션이라고 할 수 있다. 

시노그래퍼로 일할 때와 작가로 일할 때의 차이점이 있나? 

시노그래퍼로 일할 때는 에고를 낮춰야 한다. 이런 것도 내겐 흥미로운 일이다. 작가로서 작품을 만드는 것은 내 안을 채우는 작업인 반면, 시노그래퍼는 여태껏 채워놓았던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서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전시장에 에밀 에르메스 박물관에서 수집한 유서 깊은 아카이브 제품과 에르메스를 대표하는 과거와 현재의 컬렉션을 소집했다. 에밀 에르메스의 수집품들은 에르메스 DNA의 원천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아카이브 컬렉션을 보고 에르메스 뒤에는 어마어마한 역사가 존재하는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

작업할 때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다른 전시보다 쉬웠던 것은 주제가 산책이었기 때문이다. 뭔가를 특별하게 찾기보다 평소 해왔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고 세 명이 생각하는 산책에 대한 이야기를 서슴없이 대화했기 때문에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다. 우리가 즐겁게 일했기 때문에 관람객들도 이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의 산책 코스가 궁금하다. 생제르맹 데프레에 있는 앤티크 가게들을 자주 찾는다. 그곳에 가면 현실을 떠나 그 시대로 돌아간 것 같다. 

전시장을 채운 11개의 방은 단순히 ‘걷는 산책’이 아닌 꿈속의 세계로 들어간 느낌이다.  11개의 방이 모두 리치하고 초현실적이면 재미가 없다. 마치 영화처럼 리듬감이 있어야 했다. 전시의 처음과 끝은 일관성 있게 통일했고 중간 여정에 강약을 줬다. 초현실로 갔다가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 재미있는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방은? 

지팡이를 그래픽적으로 표현한 방. 마치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 안에 들어와 있는 것 같다. 

이번 전시는 런던, 두바이, 파리에 이어 네 번째로 열렸다. 방문한 도시의 이미지를 한 단어로 설명할 수 있나?  런던 럭셔리 Luxury, 파리 차밍 Charming, 두바이 판타스틱 Fantastic, 서울 퓨처리즘 Futur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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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포토그래퍼

이향아(인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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