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살고 있는 인타족은 수세기 전부터 샨 지방의 인레 호숫물을 길들여왔다. 푸른 산에 박힌 듯 자리 잡은 인레 호수는 샨 지방의 신비로운 심장이자 아름다운 보물이다.
비옥하고 붉은 흙이 있는 땅 샨 Shan 지방의 산주름에 열 개가량의 강이 경사를 따라 흘러내리며 윤 곽이 흐릿하면서 기이한 호수를 만들어낸다. 20km 정도 길게 이어지는 푸른 호수에는 물결 한가운데까지 범침할 만큼 식물이 왕성하게 번식한다. 물 위에는 구불거리는 동아줄을 연상시키는 수백 척의 카누가 여기저기 누비 고 다닌다. 마치 그들의 항해를 기꺼이 방해하기 위해 뿌리 내린 듯한 부레옥잠과 깃털 쓴 갈대 커튼 사이를 가로지르며. 이런 혼돈에 더해 토마토와 여러 작물을 재배하는 채소밭이 기발하게도 물 위에 자리하고 신성한 연꽃 잎을 비롯한 커다란 잎들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마을의 집들은 호수 속에 박은 말뚝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북쪽에서 남쪽으로 20km 이어지는 비탈을 수놓는 사원과 탑도 마찬가지다.
미안먀를 찾아 떠나온 여행객들의 마지막 환상 인레 Inle 호수의 매력은 무엇일까? 전설에 의하면 호수에 산다는 자비로운 신들에게서? 그렇기도 하지만 사람들을 매혹시키는 것은 다름 아닌 ‘호수의 아들’ 인타족이다. 불교 신자이면서 침착한 그들은 친절한 태도로 떠들썩한 관광객들을 진정시키고 새로운 탐험가들을 자신들의 지혜로 물들이기까지 한다. 넋을 잃은 이방인들과 분주한 동네 주민들은 이곳의 ‘긴 꼬리 배’에 일상을 태운다. 긴 꼬리배는 배 밖에 모터를 단 아주 큰 카누로 굉음을 내며 강을 가로지른다. 2012년 전설적인 인물 아웅산 수지 여사가 민주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며 독재를 마감하고 정치적인 도약을 이뤘음에도 부처의 은덕을 입은 이 지방은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지금은 호수의 주인이 된 ‘호수의 아들들’은 원래 7세기 버마 왕 알라웅시투 Alaungsithu가 자신의 영광을 위해 그리고 부수적으로는 부처의 영광을 위해 호숫가에 수많은 탑을 건설하는 중요한 일을 이루기 위해 추방한 노예들이었다. 대부분의 불탑은 세월과 탐욕스럽게 자라 나는 정글 한가운데 방치되었고 나선형 석고 지붕은 위로 기어오르는 식물로 인해 부식됐다. 그럼에도 호수의 아들들이 창조한 수상생활의 장관과 마찬가지로 이 지방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주인공은 곡예사처럼 균형을 잘 잡는 어부들이다. 그들은 전통적인 통발에 움직임이 빠른 작고 예쁜 잉어 ‘응아 페인 Nga Phein’뿐만 아니라 아프리카에서 들여온 게걸스러운 침입자, 틸라피아를 잡아들인다. 찌꺼기에서 영양분을 얻는 이 물고기가 깊지 않은 호수를 서서히 점령하고 있다. 호수는 또한 비료에 의한 오염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사람이 토마토의 수확을 보장하는 비료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처의 지혜가 위기의 끝까지 갈 것인가? 과거 땅에 사로잡혀 살던 인타족은 호수에서 자유를 되찾았다. 그들은 여기에서 점점 더 잘살고 있으며 여전히 관광객을 상냥하게 맞이한다. 그리고 계속해서 발전해 나간다. 그들이 유일하게 의존하는 존재는 미신이다. 그들의 상상력에서 태어난 물처럼 흘러가는 이 세상의 마법을 마주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