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남부의 작은 섬 포르크롤에 펼쳐진 컬렉터 에두아르 카미냑의 어마어마한 아트 컬렉션. 완벽하게 개조한 프로방스 빌라 아래에는 그의 재단이 묻혀 있다. 공원으로 둘러싸인 이곳에 초대 받은 아티스트들은 자연 한가운데에서 새로운 작품에 눈뜨게 된다.

로마네스크 기와를 얹은 프로방스 빌라는 아틀리에 바라니 Atelier Barani가 지었으며 그 후 GMAA가 재건축했다. 아래로 지하 7m에 자리한 전시실은 원래 수영장이었는데, 자연광을 받아 환하다.

길게 이어지는 꾸불꾸불한 길 끝의 빈터 중앙에 ‘아트 인 네이처 Art in Nature’ 운동의 선구자 닐스-우도 Nils-Udo가 낳은 4톤의 거대한 알인 ‘라 쿠베 La Couvee’가 있다. 이 알 작품은 무늬가 드러나는 흰색 카라레 Carrare 대리석으로 만들었다.

멕시코 아티스트 곤잘로 레브리히의 ‘비행기 Avion’. 어린 시절의 종이비행기를 커다란 코르텐 강 버전으로 재해석해 작은 초목들 사이에 온전히 착륙시켰다.
오르 Or 군도의 자연이 가장 잘 보존된 작은 섬에서는 ‘욕망의 바 다’와 지중해가 경쟁한다. 미국 아티스트 에드 루샤의 작품 ‘욕망의 바다 Sea of Desire’ 얘기다. 이 작품은 얼마 전에 세워진 카미냑 재 단의 조각 공원의 산책을 끝맺는 작품이다. 이와 동시에 재력가 에두아르 카미냑 Edouard Carmignac의 기질과 직관이 빚어낸 300점의 독특한 컬렉 션 중 일부를 공개한 개관전의 제목이기도 하다. 에두아르 카미냑은 새로운 건축이 금지되어 지하에 만들 수밖에 없었던 2000㎡의 전시실과 주변의 공 원에 보티첼리와 리히텐슈타인처럼 서로 다른 분위기의 작품을 조화롭게 배치했다. 젊은 시절의 아이콘이었던 앤디 워홀, 게르하르트 리히터, 장 미 셸 바스키아와 동시대의 스타 아티스트였던 에드 루샤, 바르첼로, 하우메 플렌자 그리고 떠오르는 아티스트인 빌스, 올라프 브로이닝, 곤잘로 레브리하에서 영감을 얻어 조화롭게 어우러진다. 마치 반역자처럼 은밀하게 작전 을 도모하듯 작품 사이에서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런 예술적인 긴장감을 만들어낸 이는 전시 위원인 디터 부크하르트다. 방문객들은 그가 만들어낸 컨셉추얼한 조각 공원을 맨발로 걸으며 15헥타르의 땅에 흩어져 있는 열두 점의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섬세한 조경사 루이 브네슈는 푸른 떡갈나무, 올리브나무, 유칼립투스, 등나무, 라벤더, 야생 난이 어우러 진 가운데 ‘정원 아닌 정원’을 창조했다. 그는 식물의 종 種을 더하기보다 빼 는 방식으로 정원을 가꾸는데 자카란나무는 예외로 두고 보존하고 있다. 에 두아르 카미냑의 아들 샤를은 이 곳을 ‘뉴에이지 생태학’ 느낌으로 관리하고 있다며 “이 섬의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들의 시선 또한 변화시 킬 수 있어요”라는 말을 남겼다. 카미냑 부자의 이 미션은 성공적이다.

장 뤽 고다르의 영화 <미치광이 피에로>에 나오는 휴양지. 포도밭가에 자리한 이 오두막집의 벽에 포르투갈의 젊은 스트리트 아티스트 빌스가 끌과 굴착기로 ‘긁어내’ 작품을 완성했다. 포르크롤 Porquerolles 섬의 몇몇 인물을 연상시키는 작품이기도 하다.

격동과 광풍을 견뎌내는 ‘빌보드’가 옛 테니스장 바닥에 세워졌다. 캘리포니아 석양을 닮은 컬러를 입힌 것으로 에드 루샤의 작품. 그는 공원을 산책하는 이들을 자신의 작품인 ‘욕망의 바다’에 승선시켰다.

거대한 아이 머리는 하우메 플렌자의 ‘세 명의 연금술사 Trois Alchimistes’. 소나무밭 가장자리에서 눈을 감은 채 자연과 아트, 섬의 변모를 감시한다.
www.fondationcarmignac.com
참고서적 <Walk on the Wild Side> Ed Skira